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4)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부모 자식과 형제자매의 집단은 이 사회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 단위이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핵심인 가족관계가 무너지면 바로 사회가 불안하고, 구성원도 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우며, 믿고 의지할 상대가 없어져 신뢰가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 사회라는 큰 나무의 실뿌리인 가족관계가 근래 무너지는 조짐이 보인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가 하면, 부자간에 법정 싸움을 하는 것은 뉴스거리도 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어머니를 찌르고 달아나는 패륜아에게 어머니는 옷을 갈아입고 도망가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냥 가슴이 먹먹하고 숨이 턱 막힌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였던 우리 어머니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고, 사회가 험악해질수록 자식을 보호하려는 부모의 마음은 더 간절해지고 있나 보다.

모든 동물의 자식에 대한 애착은 비슷한데, 인간만이 수명이 다되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자식을 걱정한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부모의 마음을 대하는 자식이나, 같은 부모를 둔 형제자매의 관계가 살벌한 경계를 넘어, 정이 다한 동물의 세계로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같이 짐승만도 못한 사회가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돈과 얽힌 사연이 주된 역할을 한다. 자기가 필요한 돈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그 상대가 부모이건 형제자매이건 상관하지 않고 마귀로 변해버리는 험한 세상 꼴을 보고 있다.

물론 모범적이고 남에게 귀감이 되는 가정이 지금도 절대다수라는 것을 믿고 싶다. 그러나 모든 매체의 발달로 못된 짓을 하는 부류가 널리 알려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지만, 확실히 우리 옛 세대보다 인간으로서 윤리기준이 크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은 우리 사회에 인간으로서 가치 기준을 알려주는 교육과 이를 가르쳐주는 기회가 절대 부족하다는데 뿌리를 두고 있다. 자녀 교육에서도 사람이 살아갈 옳은 길을 가르치기보다는 어떻게든 남을 이겨 1등을 해야 하고 특정 대학을 들어가야 한다는 이기적이고 편향된 생각만을 계속 입력하고 있으니 새롭게 자라나는 분별력이 약한 어린애가 어떤 생각을 굳히겠는가? 부모의 중요성을 알고 형제자매의 정을 느끼기 전에 나만을 우선하는 풍토가 되어버렸다. 이제부터라도 부모의 자식 사랑 방향을 내 자식만이 아닌 우리 이웃을 같이 생각하는 쪽으로 의식전환이 시급하다.

그리고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첫째, 부모 교육을 통하여 인간으로서 기본윤리와 옳은 가치관이 정립되도록 여러 형태의 교육 기회를 늘려야 한다. 둘째, 초중고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사교육 기관이 아닌 공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의 권위를 사회 전체가 인정해주고 교원 스스로 높은 인품을 갖추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아울러 이 나라 교육을 피폐하게 만든, 책임져야 할 정치가들이 자기 양심에 비추어 책임질 수 있게 하는 사회 분위기도 만들어져야 하고, 잘못을 저지른 책임자를 가려내 반성하도록 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갖춰져야 한다.

교육이 무너질 때 나를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며, 후손에게도 길이길이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른다는 것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간직했으면 한다. 돈은 일시적으로 동물적인 욕망을 만족시켜주지만, 인간으로서의 품격은 높여주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는 국민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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