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진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레이저 패터닝 기술, 화학물질 사용 않고 표면에 직접 조사
‘공정상 효율성ㆍ친환경’

조영진 한국식품연구원 소비안전연구단 선임연구원

[식품저널] 최근 들어 레이저 기술이 진보되면서 레이저를 이용한 표면 가공기술은 일반산업 분야를 비롯하여 바이오의료 등 많은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특히, 레이저를 이용하여 금속, 고분자 등을 비롯한 소재들의 표면을 원하는 패턴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전자 등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나노 및 마이크로 패터닝 표면이 제작ㆍ활용되고 있지만, 여러 공정 단계와 각 단계마다 해로운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공정상 비효율성, 환경 이슈를 안고 있다.

반면, 레이저 패터닝 기술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one-step으로 레이저를 표면에 직접 조사하여 원하는 패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공정상 효율성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또한, 레이저의 펄스폭이나 파장에 따라 다양한 패터닝 공정 효과를 볼 수 있고, 패터닝 공정 조작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파울링(biofouling)은 액체와 접촉하고 있는 환경에서 표면에 다양한 물질이 달라붙는 현상을 말한다. 표면에 수초에서 1분 이내에 단백질, 유기입자 등의 흡착이 일어나고, 24시간 이내에 박테리아와 세포들이 달라붙으며, 시간이 더 지나면서 더욱 큰 매크로 생물체와 유기체가 달라붙는다. 이와 같은 바이오파울링은 해양시스템 및 산업, 물 필터ㆍ수처리 시스템, 바이오-메디컬, 센서와 바이오칩, 보호의류ㆍ섬유, 식품포장 및 저장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식품산업에서도 생산부터 가공, 유통 체인, 소비자에 이르는 전체 체인에서 각종 미생물, 균류, 화학 및 방사선 물질 등 유해한 인자들에 의한 오염으로 위생ㆍ안전을 비롯한 다양한 이슈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령, 유가공 분야에서 가공설비의 표면에 바이오필름 형성을 비롯한 바이오파울링 현상이 발생하고, 이와 같은 표면의 파울링을 제거하기 위한 비용이 전체 유지ㆍ관리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 분야에서 해당 표면에 다양한 외래 입자, 마이크로부터 매크로 생물체ㆍ유기체가 달라붙지 못하거나, 달라붙어도 쉽게 떨어지게 하는 엔티파울링(antifouling) 기술이 활발히 연구ㆍ개발되고 있다. 엔티파울링은 물리ㆍ화학적인 변환 방법으로 조절할 수 있고, 표면화학(surface chemistry), 터포그래피(topography), 표면에너지, 기계적 특성 등 주요 인자를 조절하여 극대화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표면 패터닝 기술은 이와 같은 변환ㆍ조절 방법 중 하나이다.

MIT에서 개발한 LiquiGlide라는 기술도 표면 패터닝 기술을 사용했다. 오일 및 가스 생산을 위한 유전산업 시스템에서 활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조ㆍ가공산업, 의료산업, 농약산업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화장품은 전체 용량의 17~25%, 식품 소스ㆍ양념은 3~15%, 액상세제는 7~16%, 치약은 1~13%가 용기 표면에 달라붙어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진다. LiquiGlide라는 기술은 이와 같은 식품ㆍ생활용품의 내용물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손실되는 문제와 이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LiquiGlide의 경우 여러 단계의 표면 패턴 공정을 거쳐야 하고, 불소 화합물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경제성과 안전성 이슈를 수반하고 있으며, 활용 분야가 제한적일 것이다. 특히, 식품 분야에 적용하려면 더욱 경제적이고, 안전성이 검증된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레이저 표면 패터닝은 one-step 공정 및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다른 표면 패터닝 방법들과 비교하면 경제적이다. 식품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금속ㆍ고분자 소재 기반의 표면을 레이저를 이용하여 원하는 패턴을 구현함으로써, 표면의 성질을 변화시킬 수가 있다. 즉, 초친수성 또는 초소수성 표면을 만들어 다양한 외래 생물체와 유기체, 해로운 화학물질 등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표면에서 효과적으로 제어하여 오염과 파울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식품의 내용물이 용기 표면에 붙어서 손실되는 문제와 그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에 이와 같은 레이저 표면 패터닝과 엔티파울링 융합기술은 식품가공 및 포장을 비롯한 식품산업 전반에 적용되어 안전성과 경제성을 비롯하여 친환경적인 측면까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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