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1)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식품저널]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슬금슬금 세월이 흐르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다 이것들이 쌓여 80세를 눈앞에 두고 있네. 이 긴 시간 동안 무엇을 했고 해놓은 것이 어떤 것일까를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나 허허한 마음은 거둘 수가 없다.

공자께서는 70세가 되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즉 이 나이가 되면 어떤 행동을 해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경지라는데, 아! 나는 아직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것을 스스로 느낀다. 내 마음에 맞지 않으면 짜증 내고, 슬픔과 기쁨을 안으로 삭이지 못하고 말과 얼굴에 나타내니, 젊었을 때와 비교하여 무엇이 달라졌단 말인가.

그러나 70세 넘어 한평생을 살아왔고 언젠가 생을 마감할 터인데, 앞으로 정리하고, 이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남은 시간에 그래도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보고 싶은 어설픈 생각이 든다.

인간이나 모든 동물, 하나 하나를 보면 꼭 같은 유전 인자를 가진 생명체는 없다고 한다. 이런 다름의 특성때문에 모습과 성격이 같지 않은 인간이라고 하는 생명체는 협력함으로써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이 다름 때문에 갈등도 있지만,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합쳐서 융합하는 슬기가 결국 인간이 이 지구상의 최고 종족이 된 이유이다.

이와 같은 다름을 각자가 인정하고 공유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순간적인 생각이 아니라 오랜 세월, 발효된 경험과 지식이 녹아 있는 지혜의 한 조각씩을 같이 나누고 공유하는 것은 이 사회를 한층 더 조화롭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또 다른 이유는 서로에게 배우고 익히면서 인간으로서 도리를 스스로 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우리는 지혜라고 일컫는데 이는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몸에 배지 않고 동물과 다르지 않게 된다. 지혜는 결국 세월에서 나온 경험을 공유하는 데서 나오고 그 경험을 나눠주는 것은 나이 먹은 사람이 해야 할 책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수십 년간 나름대로 공부했고, 축적했던 전공 분야에서의 지식도 필요하지만, 이는 식품이라는 대단히 협소한 영역에서의 지식 나눔으로 한정된다. 이제 정신영역에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부족하지만 나눴으면 하는 어설픈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아마도 얼마나 계속되려는지 모르나 이 칼럼에서는 나의 주위에서, 일상 일어나는 일과 현실에서 부딪히는 여러 현상을 보고 느낀 대로 표현하여 공감, 비공감을 통하여 우리 같이 생각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일들과 서로에게 느끼는 다른 생각 등 우리가 함께 갈 사회에서 같이 나누었으면 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내 생각을 피력하여 서로 느낌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 가지 두려운 것을 글재주가 부족하여 내 생각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는 두려움으로 마음이 켕기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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