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훈 서울대 교수, ‘2019년 푸드 트렌드 강연’서 TOP 7 발표

문정훈 서울대 교수

[식품저널] “모든 트렌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깊은 물 속에서 서서히 떠오르던 것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며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하면 이를 ‘트렌드’라고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에서는 아직 수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고 있는 그 무엇,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 그 무엇을 찾아 내고자 했습니다.”

‘푸드 트렌드 매거진 2호-펀슈머’를 펴낸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지난 12월 27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열린 ‘2019년 푸드 트렌드 강연’에서 “‘푸드 트렌드 매거진 1호-취향존중’에서 제시한 식품 소비 다양성에 대한 트렌드와 가설은 갈수록 더 견고해지고 있다”며, 2019년 푸드 트렌드를 설명했다.

문 교수는 “다인가구와 1~2인 가구의 간편식 수요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다뤘다”며, “대용식은 2018년 상반기를 지나며 급격히 추락하고 있고, 한 그릇 형태 샐러드 시장이 뜨고 있음을 인지, 이번 호에서 새롭게 상세하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맛보다는 경험과 놀이를 중시하는 펀슈머를 위한 제품과 최근 식품유통업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편의점 디저트에 대해서도 신제품 기획 관점에서 면밀히 분석했다”며, “다가오는 새로운 물결인 채식과 동물복지에 대해서도 다뤘다”고 소개했다.

“이번 호 주제는 맛있는 음식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난지 오래라는 뜻의 ‘펀슈머(FUNsumer)’다. 맛있고, 편하고, 재미있고, 가치있는 음식을 소비하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은 행복과 즐거움, 만족감을 느낀다”면서, “음식에 어떤 가치를 담을지, 음식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경험과 즐거움을 줄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문 교수는 말했다.

이날 문 교수는 △주부 장바구니를 통해 살펴보는 2019 뜨는 별, 지는 별 △까다로운 소비자와 가격이 덜 중요한 매대의 등장 △레디밀(READY MEAL) 시장의 세분화 : 다인가구 vs. 1~2인 가구 △건강하게, 간편하게, 맛있게: 샐러드 시장의 성장 △편의점에서 찾는 소확행: 편의점 디저트가 뜨고 있다 △펀(FUN)슈머의 등장: 재미를 먹다 △지속가능한 식품의 New Wave: 채식시장의 성장과 동물복지 등 2019년 푸드 트렌드 TOP 7을 발표했다.

▲ ‘푸드 트렌드 매거진 2호-펀슈머’

2019년 푸드 트렌드 TOP 7을 요약 소개한다.

1. 주부 장바구니를 통해 살펴보는 2019 뜨는 별, 지는 별
가족 규모가 줄고, 1인 가구가 늘면서 간편하게 씻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과일인 딸기, 자두, 체리가 뜨고 있는 반면, 크거나 먹기 불편한 배, 수박, 포도는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축산물의 경우 가구 당 흰우유 소비가 2014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발효유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또, 대패삼겹살과 차돌박이, 베이컨이 뜨고 있다.

수산물에서는 연어가 뜨고 있다. 연어 스테이크는 홈파티에서 주로 소고기 스테이크 대체재로 많이 사용되며,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김치를 대체할 수 있는 짭쪼름하고 매콤한 반찬으로 젓갈이 뜨고 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프랑크소시지, 즉석밥, 구이용 새우 등 캠핑용 식품 판매량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캠핑 관련 식품 소비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음료는 달고 톡 쏘는 속성을 유지하면서 당이 첨가되지 않은 건강한 탄산음료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과즙음료는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2. 까다로운 소비자와 가격이 덜 중요한 매대의 등장
가격보다 취향이 중요해진 아이템은 커피, 라면, 돼지고기, 딸기, 토마토, 쌈채소, 소스다. 특히 커피의 경우 2012년을 기점으로 커피전문점 매출이 인스턴트커피 매출을 앞지르기 시작했고, 2017년 전체 커피 시장은 11조7397억 원 규모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커피전문점은 프랜차이즈보다 개별 브랜드 매장 비중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는데, 획일화된 브랜드보다 다양한 형태로 커피가 소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레디밀(READY MEAL) 시장의 세분화: 다인가구 vs. 1~2인 가구
2017년 가구당 즉석밥(백미 즉석밥, 잡곡 즉석밥, 볶음밥/필라프, 컵반 등) 구매액 성장률은 2016년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즉석밥 구매액을 월별로 보면, 다인가구에서는 가족과 함께 놀러갈 일이 많은 5월과 여름휴가철(7~8월)에, 1~2인 가구는 공휴일이 많은 5월과 여름휴가철(8월), 명절(1월, 10월) 중심으로 소비가 많았는데, 가정에서 식사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석국/탕/찌개류는 재료를 구매해 준비하고 조리하기 번거로운 곰탕류와 국탕류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곰탕류는 다인가구의 가구당 구매액이 2011년 3570원에서 2017년 1만748원으로 3배 증가했고, 1~2인 가구에서 2015년 2135원에서 2017년 4742원으로 2.2배 증가했다. 삼계탕류 레디밀 구매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생닭 구매액은 감소했는데, 소비자들이 오랫동안 끓여야 하는 삼계탕에 조리 부담을 느끼고 레디밀을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석죽/스프류는 1~2인 가구보다 다인가구에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즉석덮밥 소스류(짜장류, 카레류, 기타)는 다인가구와 1~2인 가구 소비가 정체 또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석면류(스파게티, 우동, 냉면, 중식, 쌀면 등)는 쌀면이 다인가구와 1~2인 가구에서 공통적으로 성장을 보였는데, 외식에서 밀가루 가공식품 소비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가정에서는 쌀 가공식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석육류가공식품(즉석만두, 소/돼지 가공식품, 닭 가공식품 등)은 즉석만두 소비가 다인가구와 1~2인 가구 모두에서 증가세를 보였고, 소/돼지 가공식품은 1~2인 가구에서 소비가 증가한 반면, 다인가구는 정체했다. 닭 가공식품은 다인가구 소비가 증가한 반면, 1~2인 가구는 감소했다.

완성반찬류는 다인가구에서 구매액이 전반적으로 정체하고 있는 반면, 1~2인 가구에서는 2015년 1만9133원에서 2017년 2만8360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4. 건강하게, 간편하게, 맛있게: 샐러드 시장의 성장
샐러드 시장은 직접 조리보다는 외식 및 완성 샐러드 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점심식사 샐러드 시장은 외식업 중심, 저녁식사 샐러드 시장은 완성 샐러드 시장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테이크아웃해서 먹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샐러드를 살 수 있는 그랩앤고(Grab-And-Go) 샐러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샐러드 전문업체뿐 아니라, 숍인숍(Shop-In-Shop) 형태 샐러드 냉장 매대 비즈니스의 성장 가능성도 보인다.

5. 편의점에서 찾는 소확행: 편의점 디저트가 뜨고 있다
유통채널별 초콜릿, 젤리, 파이 판매액을 통해 2017년 대비 2018년 성장률을 보면, 편의점 판매 성장률이 다른 채널보다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디저트 품목(젤리, 초콜릿, 양산빵, 냉동 디저트류, 파이류) 간 판매 성장률을 보면, 파이류를 제외한 모든 품목이 성장세를 보였다.

앞으로 뜰 편의점 디저트 품목을 제안하자면, 초콜릿은 작은 사이즈로 낱개 포장돼 핸드백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형태와 초콜릿 본연의 맛이 강조되는 제품, 젤리는 단맛 중심의 제품으로 과일 등 익숙한 플레이버(flavour)를 연상시키는 형태 또는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패키지 디자인 제품, 젤로(Jell-O)나 곤약 형태 부드러운 제형과 함께 포장의 시각적인 차별화 제품 등이다.

양산빵은 단팥 등 여러 종류의 필링을 함께 채워 넣는 제품, 전통적인 잼류 제품, 필링 없이 초콜릿 칩 등으로 단맛을 첨가한 제품, 파이류는 초콜릿의 농도 등에 따라 새로운 제품, 냉동디저트류는 유지방 함량이 높아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작은 사이즈의 컵에 담긴 아이스크림류, 과일 플레이버 아이스크림이나 셔벗류를 대용량 컵에 담은 제품, 초콜릿 및 유제품류 플레이버의 샌드류 제품 등이다.

6. 펀(FUN)슈머의 등장: 재미를 먹다
제품이나 서비스 소비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하고 소비하는 고객을 ‘펀슈머(Fun+Consumer)’라고 하는데, 펀슈머 대상 상품의 특징은 SNS 공유가 활발히 일어난다는 점이며,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회자되느냐에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식품업계에서는 소비자의 흥미를 끌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제조 및 유통업체와 협업하며 기획하는데, 그중 하나는 익숙한 제품을 다른 형태로 변형시켜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선보이는 것이다. 동일한 원료로 다른 제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SNS에서 일어나는 바이럴 효과는 폭발적이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기도 쉽다. 펀슈머 제품의 성공은 강력한 온라인 구전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일반 식품 브랜드 마케팅과는 확연히 다른 기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7. 지속 가능한 식품의 New Wave: 채식시장 성장과 동물복지
건강 문제를 넘어서서 환경문제와 동물복지를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채식인구도 증가하고 있고, 유통업계도 관련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채식인들이 추구하는 가치(동물복지, 환경)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이들이 겪고 있는 주변환경에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의 시작이다. 이런 노력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외식업체에 입힐 수 있는 차별화 기획이며, 틈새시장 진입 기회이기도 한다. 채식인들은 구매력이 큰 편이므로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

동물복지 제품은 소비자 스스로 건강적 가치뿐 아니라, 자원의 지속가능성과 동물의 존엄적 가치를 가지는 윤리적 소비의 대표적 상품이다. 소비자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동물복지 축산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계란과 닭부터 성장하고 있다. 동물복지 시장보다 최근에는 자연순환 방목 축산물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육가공품과 외식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 지난 12월 27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열린 ‘2019년 푸드 트렌드 강연’에 식품업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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