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고려대세계김치연구소 공동연구
김치 유산균 선발, 신종플루
조류독감 등 인플루엔자 억제 확인
㈜대상에 기술이전어린이용 인플루엔자 예방용 김치 처음 출시

김인호 박사(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기능성소재연구단)

세계 일정지역에서 발생하던 전염병은 대륙 탐험과 식민정책 시기인 16~17세기에 인구이동을 매개삼아 동서양으로 퍼져나갔다. 이들 전염병은 비위생적으로 거주자가 밀집한 지역에서 전염속도가 빨랐으며, 대규모 희생자를 발생시키기도 했으나, 감염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에는 의학적 지식이 부족했다.

인류는 결핵, 콜레라, 매독 등 전염성 미생물에 의한 감염병으로부터 위협받아 왔으며, 흑사병으로 일컫는 페스트는 유럽 인구의 20%가 감소할 정도로 재앙을 겪었다. 과학자의 노력으로 20세기 들어 살바르산, 페니실린 등 항생물질이 개발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노인인구 증가와 더불어 폐렴균에 의해 사망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전염병의 심각성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에 더해 바이러스에 의한 전파로 파괴력이 배가된다. 천연두, 소아마비, 홍역, 황열병 등이 그간 겪어온 바이러스성 질병이며, 일부는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퇴치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는 사람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질병들이 대두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이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HIV 바이러스(후천성면역결핍증, AIDS)가 출몰했다. 한 세기가 지날수록 바이러스 위협은 높아져 21세기에는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볼라, 메르스, 지카 등 생소한 전염성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특히 매년 겨울철 찾아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지속적이며 변이를 일으켜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부착해 세포 내로 DNA, RNA를 주입한 다음 prophage 상태를 유지하는 용원성 회로(lysogenic cycle)와 숙주의 상황변화에 따라 phage가 증식기를 거쳐 용균 및 방출을 거쳐 퍼져나가는 용균성 회로(lytic cycle)로 나뉘어 증식한다.

Adeno, T2, Herpes 등은 DNA 바이러스에 속하며 Corona, Rota, Influenza 등은 RNA 바이러스에 속한다. 겨울철 환영하지 않는 단골손님인 신종플루, 조류독감 등 인플루엔자는 HA, NA의 변이에 따라 아형이 발견되며, 2009년 H1N1 신종플루는 전 세계 1만85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조류독감은 고병원성으로 H5N1, H7N9 등이 발생했고 우리나라는 2003년 500만 마리, 2008년 100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이들 인플루엔자는 변이도 지속적으로 발생해 H5N6, H5N8 등으로 다발적으로 진화중이며, 중국에서는 2013년 안후이성에서 H7N9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발현돼 인수공통감염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바이러스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제(Antiviral drugs)와 예방용 백신(Vaccination)으로 나뉘며, 전자는 바이러스의 복제기전에 작용하여 증식을 억제하고, 후자는 병원성균에 노출시켜 항체를 형성하거나 림프구를 생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항바이러스제제는 숙주세포에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내성을 형성하는 문제가 있으며, 백신은 바이러스의 독성 약화 기술이 필요한 데다 오히려 감염의 위험성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방법은 천연물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신종플루 출현 시 스타아니스라는 천연물에서 시킴산을 추출해 타미플루를 개발한 전례가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고려대, 세계김치연구소 등 공동연구그룹은 우리 발효식품에서 해답을 찾아보기로 했으며, 그 대상으로 김치를 선택했다. 김치 유산균을 선발해 신종플루(H1N1) 및 조류독감(H7N9) 등의 인플루엔자에 대한 억제효과를 확인했으며, 균주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안전성을 검증했다. 항인플루엔자 유산균은 김치발효에 적용해 미생물천이 유전자, 대사체 분석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가장 잘 익은 김치의 인플루엔자 제어효과를 선도적으로 구명했다. 본 연구는 ㈜대상에 기술이전하여 어린이용 인플루엔자 예방용 김치를 처음 출시했으며, 안전성을 갖춘 항바이러스 프리미엄 김치를 선보였다.

본 연구결과로부터 항바이러스 유산균제제 및 김치, 장류, 주류 등 전통발효식품은 우리의 식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섭취하면서도 안전하고 우수한 바이러스 예방식품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게 했다. 또한 동물용 내병성 소재, 건강기능식품, 향장제제 등 응용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천연물 항바이러스제제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사회 보건안전망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변이로부터 국민의 감염 위험성을 낮추고 원료 농식품을 발굴함으로써 농가 및 중소기업의 수익창출에 기여함에 최선의 의의를 갖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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