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관

맛 좋은 어묵 만들려면 쌀가루 전용 품종 ‘신길’
항산화성분 함유 어묵은 ‘조생흑찰’ 현미가루 이용

이병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관

식생활 서구화와 간편식 증가, 외식산업 발달 등에 따라 1인당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2011년 71.2㎏에서 2017년에는 61.8㎏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남아도는 쌀의 소비 촉진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쌀 가공기술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다.

어묵은 반찬이나 간식으로 조리 및 섭취가 간단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어묵은 일반적으로 생선의 머리, 내장 및 비늘 등을 제거한 어육을 분쇄하고, 밀가루 또는 타피오카전분 등을 배합해 다양한 형태로 성형하여, 증기로 찌거나 기름에 튀겨 완성된다.

쌀어묵은 어묵에 첨가되는 밀가루나 다른 전분을 쌀가루로 대체해 만든 어묵을 말한다. 일부 어묵회사에서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지만, 어묵에 첨가하는 쌀가루 출처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에서는 쌀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특성이 다른 품종으로 쌀어묵을 만들어 특성을 검정했다.

품종별 국내산 쌀을 첨가한 어묵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냉동연육을 각각 240g, 270g 해동시킨 후 마쇄하고 소금 1g을 골고루 첨가했다. 이후 밀가루나 타피오카전분 대신 쌀가루 60g(20%), 30g(10%)을 각각 첨가해 300g이 되도록 혼합했다. 혼합된 원료를 직경 3㎝, 길이 15㎝ 크기로 성형해 일반적인 제조공정에 따라 140~160℃ 대두유에서 3~5분간 튀겼다.

쌀은 쌀가루 전용 품종인 ‘신길’과 일반 밥쌀용 ‘새일미’, 유색미 ‘조생흑찰’을 사용했다. 유색미는 왕겨를 분리한 현미로 사용했고, 다른 품종은 현미 중량비 92% 표준 도정한 백미를 사용했다. 쌀가루는 기류식 제분기를 이용해 건식제분하여 사용했다.

그 결과 첨가한 쌀 품종에 따라 어묵의 특성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으며, 첨가량이 10%에서 20%로 늘어날수록 전반적으로 식감 등 종합적 기호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맛과 조직감 등 종합적 기호도는 쌀가루 전용 품종인 ‘신길’이 다른 품종보다 높았으며, 특히 ‘신길’을 10%, 20% 첨가한 어묵 모두에서 가장 맛있는 쌀어묵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어묵의 항산화성분을 분석한 결과, ‘조생흑찰’을 10% 첨가한 쌀어묵에서 총 폴리페놀 함량이 165.12㎎ GA/100g,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24.97㎎ catechin/100g으로 높았다. 항산화능을 측정하기 위해 실시한 DPPH 라디칼 소거능과 ABTS 라디칼 소거능 역시 각각 39.37㎎ trolox/100g, 175.37㎎ trolox/100g으로 높았다.

이번 연구로 맛 좋은 어묵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길’, 항산화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색상이 검은 어묵을 만들려면 ‘조생흑찰’ 현미가루를 이용하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산업체의 제품 개발에 널리 활용되고, 쌀가루 산업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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