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7개국 45개 업체 코엑스서 전시상담회, 11월 27~28일

▲ 미하엘 라이터러(Michael Reiterer) 주한EU 대사

유럽연합(EU)이 오는 27~28일 코엑스에서 ‘유기농 식품 및 음료 전시상담회(EU Gateway to Korea)’를 개최한다. EU 회원국 중 17개국 45개 업체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상담회를 앞두고, 5일 서울 중구 주한EU대표부 집무실에서 만난 미하엘 라이터러(Michael Reiterer) 주한EU 대사는 “전시상담회를 통해 유럽의 다양한 유기농식품을 한국에 소개하고자 한다”며, “유럽 유기농 식품과 음료가 한국에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유기농 식품 및 음료 전시상담회에 대해 설명해달라.
해를 거듭할수록 전시회 참가업체가 늘고 있다. 올해는 EU 17개 회원국 45개 업체가 참여한다. 참관객이 유럽의 다양한 유기가공식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EU 게이트 프로그램의 차별화된 점은 참가업체들에게 코칭을 해준다는 것이다. 모든 EU 회원국에 전시상담회를 홍보해 신청받는다. 선별기준은 유기농 식음료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로 5년 이상 기업활동을 한 곳이면서 유럽 시민권이 있는 사람이 일정비율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본사는 유럽에 있어야 한다.

다른 상담회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비스니스 컨설팅 회사는 참여할 수 없다. 식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업체로 EU 외 다른 나라에서 비즈니스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선별기준을 거쳐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사전 준비 회의를 거친 다음, 한국에 도착해서 브리핑을 하고, 참가기업들은 선별된 파트너사를 만나면서 전시회에 참여한다. 전시상담회에 참가업체로 선정되려면, 한국시장에 대한 비즈니스 계획이 있어야 한다.

한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상담회를 개최하는가?
그렇다.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전시상담회를 하고 있다.

유럽 유기농식품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1인당 유기농식품 소비량도 세계 최고이다. 유럽에서 특히 유기농식품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유럽은 금액기준 한국보다 유기농식품 소비가 10배 정도 많다. 그 이유는 양질의 건강식품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에 관심이 많고, 동물복지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 유기농식품 관리는?
유럽은 유기농 제품에 다른 지역보다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회원국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정이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든다면, 소에 호르몬제 사용을 금하고 있고, 닭의 위생 처리 목적으로 클로로필과 같은 화학제품 사용을 금하고 있다. 유럽은 한국시장에 원재료를 수출하지 않고, 가공된 델리카트슨 같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고기 자체보다는 완제품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퀴진, 프랑스 퀴진, 북유럽 퀴진으로 대변되는 델리카트슨 제품이 한국 시장에 나와 있다. 유럽과 한국은 협정을 맺어 한국에 유기농제품 또한 유럽에 수출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한국에서 전시상담회가 세 번째인데, 그동안 성과는?
이번에 참여하는 기업 중 5개사가 전년에도 참여한 회사다. 연속성 측면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EU 게이트 프로그램을 어느 정도 선호하는지, 어떤 비즈니스가 성사됐는지 조사해 보면, 지난 두 차례 기업들로부터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기업들이 구체적인 수치까지 공개하지 않지만, 설문조사에서 “유통 파트너를 찾았다”, “비즈니스가 성사됐다” 등으로 피드백을 한다. 때론 수치를 주는 기업도 있긴 하나, 우리가 기업들에게 구체적인 수치를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성과 평가는 공식적인 통계로 한다. 식음료분야 수출입 통계를 보고 판단한다.

한국 전시상담회 참여업체에게 어떤 지원을 하는가?
참가업체에게는 부스비용이나 코칭 서비스 비용을 지원한다. 또, 전시회 프로그램이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위해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한국의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EU 게이트 프로그램은 유기식음료 분야뿐만 아니라 디자인, 건축자재, 녹색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가능성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 EU 게이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국 시장은 초기엔 수입 제한이 있었다. 시장이 완전히 열려있지 않고, 보조프로그램 같은 것이 있어서 EU 입장에서는 수출업체들이 경쟁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7년 전 FTA가 성사되면서 한국시장이 열렸고, 무역량도 48% 증가하게 됐다. FTA 이후 유럽에 있는 기업들이 한국에 수출할 뿐 아니라, 한국기업도 유럽에 대한 수출이 활발해졌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가 자국의 기업을 참여시켜 전시회 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주한EU 대표부에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유럽의 다양한 유기가공식품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기 위함이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개별적으로 조직하는 행사에 가면 해당 국가의 제품을 보는데 한정 되지만, EU 게이트에 오면 유럽의 다양성을 한 자리에서 보게 된다. 이번 전시회는 17개국이 참여하므로 한국에서 유럽여행을 하는 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식음료는 생활문화인데, 음식의 맛을 제시하는 방법이 각 나라의 문화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기농식품 인증 후 관리는 어떻게 하나?
유럽은 유기농식품에 ‘유로리프’라고 해서 낙엽 모양의 인증마크를 주는데, 인증을 준 후에는 감시관들이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품질 보증이 되지 않는다면, 인증을 철회한다. 조사과정에서 유기농 제품이 아닌데, 유기농 제품이라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적발되면 법적 조치가 취해지게 된다. 유럽은 소비자단체의 감시활동이 매우 강하다. 유럽 차원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지만, 실행은 각 국가별 식품당국이 한다. 여러 감시활동 중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의 목소리가 크고 활동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유기농 제품의 품질이 좋지 않거나 상한 제품이 발견됐을 때는 소비자단체가 강력하게 조사를 요구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바라는 점은?
그동안 상당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참가한 유럽 기업이 계속해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회에 거쳐 120개 회사가 한국에 소개되는 것이다. 유럽의 유기농업, 식음료가 한국에서 자리 잡고, 자리를 강화해 나가기 바란다.

향후 계획은?
이번 유기농 식음료 전시는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며, 28개 EU 회원국 기업과 한국의 비즈니스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EU 예산으로 운영되는 경제협력 프로그램이다. 한국 시장은 유기농 식품 및 음료뿐 아니라 그린에너지, 헬스케어 및 의료기술, 현대 유러피언 디자인, 환경과 물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럽과 비즈니스 협력을 해나갈 수 있는 국가이다. 앞으로 가능성 있는 분야에 포커스를 맞춰 2020년까지 비즈니스 사절단을 파견할 것이다.

▲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 대사(왼쪽), 나명옥 식품저널 편집국장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 대사는 2년 전에 한국에 왔다. 식사할 때 유럽음식 60%, 한국음식 40% 정도를 먹는다고 한다. 주재관에 있는 요리사가 한국 사람이다 보니 자연스레 한식과 한국 식자재로 만든 요리를 먹고, 매운 음식도 잘 먹는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한국 음식으로는 광주에 사는 한 교수를 따라 간 어느 산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먹은 음식이라며, 휴대폰 속에 들어 있는 그 때 먹은 음식 사진을 보여주면서, 현지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20가지가 넘는 음식이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했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 대사는 1954년생으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오스트리아 상설 대표부 참사관, 세계무역기구(WTO) 패널리스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무역환경 전문가회의 공동 의장,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사관, 주일본 유럽위원회대표부 공사 참사관, 주스위스-주리히텐슈타인공국 EU 대사, 유럽대외관계청 아태지역부 선임자문관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주한EU 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대담_ 나명옥 편집국장 myungok@foodnews.co.kr
정리_ 김윤경 기자 apple@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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