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영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심은영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고아밀로스 쌀로 만든 미음, 점도 높아 걸쭉
저아밀로스 찹쌀 품종은 낮은 점도로 유동적
멥쌀 품종, 중간 정도 점도ㆍ퍼짐성 보여

죽은 곡물의 낟알이나 가루에 물을 많이 넣고 끓여 전분을 완전히 호화시킨 유동성이 있는 음식으로, 소화가 잘 돼 유아식이나 노인식, 환자식으로 이용된다. 우리나라 죽의 기본형은 쌀을 이용한 흰죽으로 육류, 채소류, 두류, 패류, 견과류 등을 섞어 조리할 수 있다. 죽은 식량이 부족할 때 구황음식으로 먹었고, 곡물에 채소나 산채 또는 동물성 식품을 넣어 약효와 보양효과를 기대했다. 현대사회에는 다이어트 건강식, 이유식, 환자식으로도 개념이 확대돼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이 소비하고 있다.

그동안 죽 연구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조리방법과 이화학적 특성 구명에 대한 내용이 다수였다. 쌀 품종을 이용한 일반죽의 연구로는 난소화성 전분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고아미2호’를 이용한 연구가 이뤄진 바 있다. 죽의 기본원료가 되는 다양한 벼 품종의 기능성(유색미, 특수미)과 품질특성 관련 연구는 많았지만, 이를 이용한 미음 등 죽의 특성 연구는 미미하다.

벼 품종에 따른 미음 가공특성을 구명하기 위해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육성한 9개 벼 품종(통일형 4품종 : 아름, 남천, 한아름3호, 한아름4호, 자포니카형 5품종 : 운광, 대보, 고아미4호, 도담쌀, 화선찰벼)의 단백질 함량, 호화점도 특성, 미음의 점도 및 퍼짐성을 측정하고, 초미세구조를 관찰했다.

호화점도(페이스팅) 분석에서 최종점도 값에서 최고점도 값을 뺀 것으로 전분의 노화경향을 나타내는 치반점도는 ‘한아름4호’, ‘화선찰’이 각각 -45.84, -27.50RVU, 신속점도계를 통한 호화점도 실험의 최종점도는‘화선찰’, ‘한아름4호’가 각각 109.00, 213.42RVU로, 이 품종들로 만든 미음은 다른 품종에 비해 노화가 느릴 것으로 판단됐다.

쌀 낟알과 미음의 미세구조를 확인하는 주사현미경(SEM) 관찰에서 쌀알은 다각형의 전분립으로 구성된 구 형태의 전분체와 이러한 전분체로 구성된 전분세포가 관찰됐다. ‘도담쌀’은 다른 품종들에 비해 빈 공간이 더 많았으며, 구 모양의 전분체가 특징적으로 나타났고, ‘한아름4호’는 일반 멥쌀의 형태와 같은 다각형의 전분립을 띠었다. ‘화선찰벼’는 전분체를 구성하는 전분립들의 부서짐이 많았다.

미음의 호화양상은 품종별로 달랐는데, 이는 아밀로스 함량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아밀로스 품종이라 하더라도 ‘도담쌀’보다 ‘고아미4호’가 잘 풀어지고 호화가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품종별 미음 관능검사에서는 통일형(초다수성) 벼 품종과 자포니카 벼 품종들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미음의 점도는 품종별로 확연하게 차이가 났는데, 아밀로스가 없는 찰벼 품종은 죽의 점도를 낮추고, 고아밀로스 품종은 죽의 점도를 높였다. 통일형(초다수성 벼)을 포함한 일반메벼 품종의 점도는 찹쌀과 고아밀로스 품종으로 만든 미음의 중간 정도를 보였으며, 품종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점도와 퍼짐성은 쌀미음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9개 품종(통일형 4개 품종, 일반형 5개)의 쌀미음 가공적성 평가 결과, 고아밀로스(31.8~42.8%) 쌀 품종은 점도가 너무 높아(낮은 퍼짐성) 걸쭉했고, 저아밀로스(5.0%)인 찹쌀 품종은 낮은 점도(높은 퍼짐성)로 유동적이었다. 멥쌀(18.2~19.9%) 품종은 중간 정도의 점도와 퍼짐성을 나타냈다. 품종에 따라 미음의 점도, 퍼짐성, mouthfeel 등 품질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원료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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