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식품정치 읽기] 농식품부 유기농 아카데미 관련 문제점에 대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준정부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최하고, 한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유기농 아카데미가 있는데요. 그런데, 교육생 모집내용이 잠시 논란이 됐습니다.

문제가 된 이유는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운영하는 사업 홍보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만성콩팥병, 암, 비만, 아토피, 불임, 난임 등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 약 없이 음식으로 고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어 교육생을 모집했다는 것입니다.

논란이 되자 바로 문제의 내용은 삭제됐는데요. 식품저널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사업은 첫 공고내용부터 문제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전액 무료로 진행하는 유기농 아카데미 사업공고를 보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정원은 준정부기관인데요. 2018년 4월 30일자로 농정원장 이름으로 된 유기농 아카데미 운영사업 공고의 사업목적 바로 아래에 처음부터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사업목적
❍ 특히 식품의 서구화 영향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식습관과 관련되는 질병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안전한 유기 농산물에 의한 식이요법 교육에 대한 관심 증대

사업목적 바로 아래에 어떠한 설명도 없이 그냥 <특히>라는 글자로 시작합니다. 특히 앞에 무슨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다짜고짜 <특히>라고 나옵니다. 공문서가 아니라도 일반적인 문서의 기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업목적이라고 해놓고 실제 쓴 내용을 보면 사업목적이 없습니다. 그나마 몇 줄 나와있는 내용마저도 신뢰할 수 없습니다.

<특히 식품의 서구화 영향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식습관과 관련되는 질병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안전한 유기농산물에 의한 식이요법 교육에 대한 관심 증대>라고 써 있는데, <식생활의 서구화>라는 말은 자주 사용하고 있지만, 여기서 <식품의 서구화>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또, <안전한 유기농산물에 의한 식이요법 교육에 대한 관심 증대> 부분입니다. 내용의 신뢰는 둘째치고 <농산물에 의한 식이요법>이라고 쓴 걸 보면 기본적인 어법조차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내용도 사업 추진 배경은 될 수 있어도 사업목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공고문이 얼마나 졸속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공고문의 형식과 내용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 해당 기관의 공신력은 물론 대외적 이미지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공고문 자체도 허술하지만, 유기농 아카데미 교육도 실습까지 모두 무료라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들며,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어쨌든 농식품부와 농정원이 주최하는 유기농 아카데미 사업은 취지가 아무리 좋다해도 사업공고문과 실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국민을 위해서 하는 꼭 필요한 사업인지, 실효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농식품부는 ‘유기농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공짜 교육이 왜 필요한 지부터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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