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한국식품연구원 선임기술원

상업적 생산시설 준비단계 소형 시험생산시설‘파일럿플랜트’
중소 식품기업, 상품화 경쟁력 확보 및 식품산업 고부가가치화 기여

이승환 한국식품연구원 기술지원센터 선임기술원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참신한 신제품은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함과 동시에 시장을 풍요롭게 만들고, 기업에는 매출 증가와 이익 창출을 위한 동력이 된다. 하지만 모든 신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신제품 개발과정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구조화된 방식으로 구성되며, 계획ㆍ연구ㆍ시험생산ㆍ공장시험 및 상업화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이 투자되므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각 단계의 오류나 변수를 반복 검토하여 다음 단계의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그중 시험생산단계에 파일럿플랜트의 역할이 포함돼 있다.
 
파일럿플랜트(pilot plant)는 상업적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단계의 소형 시험생산시설이며, 실험실 내에 설치가 가능한 크기부터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규모까지 필요성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델로 구축 가능한 상대적 규모의 용어이다.

파일럿플랜트의 기능은 다양하다. 첫째, 다양한 유형의 설비를 이용한 단위공정작업으로 시료의 대량처리와 설비별 결과물 비교가 가능하다. 둘째, 기존 제품의 품질 보완과 향상,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설비구성 변경, 재배치 등 가변성을 이용한 공정연구에 이용할 수 있다. 셋째, 동시에 여러 설비를 운영할 수 있어 장비 시연과 교육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실험실 규모의 실험만으로는 상업적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할 만큼 충분한 자료가 얻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제성 측면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공정 및 제품의 적합성을 검토한 후 최상의 시나리오를 수립해 상업적 생산시설투자의 실행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파일럿플랜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일 것이다.

2015년 기준 세계 식품시장은 5조6000억 달러 규모로 IT산업과 철강, 자동차 시장을 합한 것 보다 크고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해외시장뿐 아니라 국내시장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식품산업 중 음식료품제조업 매출액은 101조 원으로 전년보다 5.5%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외 식품산업의 지속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국내 중소 영세 사업체는 매출 성장과 시장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음식료품제조업 5만7954개 사업체 중 8.8%가 전체 매출액의 82.4%를 차지하고 있다(2015년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 이들 중 420개(자본금 3억 원 및 종사자 50인 이상) 기업을 전수조사한 통계청 기업활동조사에 따르면, 285개 기업만이 매출액 대비 0.4%인 약 2444억 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중소기업은 낮은 매출과 재정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로 연구개발과 같은 신규투자 여력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중소기업에서 신제품 개발을 위한 파일럿플랜트를 구축ㆍ운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시험생산은 아이디어의 결과가 상업생산 규모로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기술적ㆍ재정적 검토와 신제품의 시장안착을 위한 계획 마련에 매우 중요한 단계라는 이유에서 중소기업이 더욱 활발하게 파일럿플랜트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북혁신도시에 신축한 한국식품연구원 파일럿플랜트는 3259㎡ 면적에 동결건조기를 포함한 각종 설비와 온도별 저온저장시설을 집적화하여 운영 중이다. 다양한 기초장비와 축산가공실습실, 건강기능식품 및 농산가공식품 제조시설, 주류 제조시설과 포장시설 등을 갖추고 한국식품연구원의 주요 기능 수행을 위한 지원업무뿐만 아니라 파일럿플랜트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 식품기업을 위해 원료 가공, 시작(제)품 생산, 연구 및 시험생산 지원, 설비 운영 시연ㆍ실습 현장교육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파일럿플랜트가 많은 중소 식품기업의 연구개발과 상품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시설로 이용되길 기대해 본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