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정신건강에 도움 주는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관심 갖자

엄민영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엄민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선임연구원

나이가 50대에 접어들면 사회ㆍ경제적으로는 안정적인 상태가 되지만, 전과는 다른 신체변화로 건강에 더 유의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폐경과 함께 갱년기 증상이 시작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맞는다.
폐경은 노화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난소기능 저하에 따른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는 안면홍조, 복부팽만, 손발 저림, 발한 등 신체적 증상과 더불어 우울, 불안, 수면장애, 두통, 기억력 저하 등 정신적 증상도 나타나 일상생활을 방해하거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에스트로겐은 자궁, 지방, 뼈, 근육, 지방, 혈관 등 다양한 조직에서 역할을 하지만, 특히 뇌에서는 신경전달물질 활성, 신경발생 및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발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 동물모델에서 에스트로겐 투여는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유전자 발현 및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시 밀도(spine density)를 증가시킨다.

또,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기억 형성에 필요한 세포신호전달을 활성화시켜 기억력을 향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연구결과를 뒷받침으로 에스트로겐 결핍은 신경정신장애 원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2016)에 의하면, 기분장애의 대표 질환인 우울증 평생유병률은 5.0%(남자 3.0%, 여자 6.9%)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으며, 불안장애도 비슷한 경향(남자 6.7%, 여자 11.7%)을 보였다. 우리나라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한 갱년기 여성 건강 조사결과도 우울, 불면등 정신적 문제는 갱년기의 주된 증상으로 대두됐다.

뿐만 아니라, 갱년기 증상 평가에 이용되고 있는 쿠퍼만 지수*를 살펴보면 불면증, 신경과민, 우울증, 현기증, 두통 등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항에 높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다. 여성 삶의 1/3에 해당하는 기간을 갱년기로 보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년 이후 여성의 정신건강 관리가 의학적ㆍ사회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사안임을 시사한다.

현재까지 백수오등 복합추출물, 석류추출물 및 농축액, 회화나무열매추출물, 프랑스해안송 껍질추출물, 홍삼, 오미자추출물 등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시장에 등장했다. 에스트로겐 호르몬 보충요법을 장기간 사용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에 근거해 생각해 볼 때 건강기능식품 섭취는 여성 갱년기를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사료된다.

그러나 여성 갱년기에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가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타깃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전무한 실정이며 골다공증, 비만, 혈중지질 등 갱년기 여성의 신체적 건강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더구나 건강기능식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기능성 확대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갱년기 여성의 정신건강은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쿠퍼만 지수(Kupperman Index) :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신경질, 우울증, 어지럼증, 피로감, 관절통/근육통, 머리 아픔, 가슴 두근거림, 질 건조감 등 11개 항목으로 구성된 갱년기 여성 증상 개선을 평가하는 가장 보편적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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