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식품산업 생산공정 혁신은 친환경 그린제조공정으로 대체
식품안전ㆍ품질관리 영역에서 스마트공정 활성화

김영호 한국식품연구원 전략기술본부 책임연구원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식품산업에서 이머징 기술은 농축산물 원료의 생산, 가공, 유통 및 소비 전 단계에 걸쳐 지구(planet)를 건강하게 만들고 사람(people)의 질을 향상시키며 수익(profit) 환경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식품 그린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여기에는 물 부족에 대비한 물 재사용 기술, 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 기술, 에너지 부족에 대비한 고효율 에너지 기술, 대기 및 토양 오염을 최소화하는 유해물질 저감 기술 그리고 부족한 식량자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재활용 식품기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식품 그린기술과 관련해 정부 정책의 지원은 물론 수많은 학자들의 관련 연구논문이 발표됐으나, 식품산업에서 범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식품 그린기술은 완성되지 않았고, 여전히 개발이 진행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식품나노기술, 생물전환기술, 초음파기술, 통전기술, 고압기술, 아임계기술, 냉온플라스마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3P(planet, people, profit)와 관련된 식품 그린기술은 식품산업의 글로벌 이슈에서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이유는 제품의 안전성 확보, 저비용 생산,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 그리고 자동화시스템 도입 등에 관한 문제점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정리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최근 새로운 제조업 혁신으로 도입되어 식품산업에서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인공지능기술, 3D 및 바이오 프린팅 등 주요 기술이 식품산업 분야와 융합해 4차 산업혁명의 현실을 앞당기고 있다.

식품산업 분야에서는 종래에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던 식품 그린기술을 4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이 지능화되고,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생산자가 가치를 만들고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새로운 가치 사슬(value chain)의 개념을 만들고, 이는 제조업 분야의 부가가치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전 편집장인 피터 마시(Peter Marsh)가 예측한 바와 같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식품산업 분야는 환경에 대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추구하고, 물질의 재활용 기술을 일반화시켜야 한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 등을 이용한 신속하고 유연한 제품 생산, 정보기술을 이용한 소비자 맞춤형 제품 생산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이머징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머징 기술과 연관한 식품산업의 미래를 예측하면 다음과 같다. 식량생산은 높은 생산성과 친환경 재배 그리고 에너지 재이용으로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식물공장(plant factory)이 도심 내 소비시장과 근접한 곳곳에 생겨날 수 있으며, 이는 도시공간에서 자연생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산업의 생산공정 혁신은 기존 제조공정이 점차 친환경 그린제조공정으로 대체되고 식품안전, 품질관리 등의 영역에서 센싱을 활용한 스마트공정이 활성화 되는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빅데이터나 IoT 등 정보기술을 통해 식품 소비행태를 분석하고, 이를 생산에 반영한 소비자 맞춤형 소량 다종 제품생산체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더불어 제조업과 소비자가 직결할 수 있는 유통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어 제조업의 위상 강화와 수익구조 다변화가 기대된다.

식품산업의 이머징 기술 개발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3P를 위한 지속가능 식품 그린기술 개발이란 명제 하에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개발이 있었고,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식품산업의 이머징 기술이 지구가 보다 건강해지고, 인류 삶의 질이 회복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열매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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