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언의 GMO 2.0 시대, 논란의 암호를 풀다] 15. 유전자 가위로 만든 근육질 도미는 안심?

▲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최초의 GMO 동물로 연어가 승인 받았는데, 단지 겨울에도 성장호르몬이 계속 나오게 한 것으로, 이론적으로는 GM 작물보다 GM 연어가 안전하지만 거부감은 훨씬 심하다”고 말했다.

털 없는 닭 등은 GMO 아닌 육종으로 만들어진 것
털 없는 닭을 보고 GMO라고 하는 육종학자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난다. GMO는 유전자를 추가한 것이므로 일단 기존에 없던, 뭔가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 털이 있던 닭에서 털이 사라졌으면 기능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사라진 것인데 어찌 GMO라고 확신하는지 말이다.
 
동물에게 흰색이 되는 알비뇨 현상은 흔하다. 단지 그것이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에 주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백인은 흰색이 늘어난 것이 아니고 멜라닌을 만드는 기능이 줄어든 일종의 탈색종이다. 빛 차단을 덜 해야 비타민D 합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학자라면 기본 맥락은 알고 있어야 실수가 적어진다.

GM 연어는 괴물처럼 커진다고?
최초의 GMO 동물로 연어가 승인 받았는데, 이론적으로는 GM 작물보다 GM 연어가 안전하지만 거부감은 훨씬 심하다. 1989년 아쿠아바운티는 GMO 기술로 일반 연어보다 2배 빨리 자라는 GMO 연어를 개발했다. 일반 연어는 겨울철에 성장을 멈추지만, 이 연어는 왕연어(Chinook salmon)와 오션파우트라는 근연종에서 유래하는 성장호르몬과 조절유전자를 이식하여 1년 내내 성장호르몬을 분비하게 한 것이다.

겨울에도 자라므로 사육기간을 3년에서 1.5년으로 절반을 줄일 수 있다. 단지 성장속도만 빠를 뿐 일반 연어보다 크게 자라지도 않는다. 그래서 개발사는 쉽게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1995년 FDA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온갖 이유로 18년 동안 승인이 지연됐고, 개발 회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GMO 연어는 제초제 저항성이나 해충 저항성 작물처럼 종간의 경계를 벗어난 아주 동떨어진 생명체(세균)의 유전자를 삽입한 것도 아니고, 본래 없던 기능을 추가한 것도 아니다. 단지 겨울에도 성장호르몬이 계속 나오게 한 것이다.

유전자 가위로 만든 근육질 도미는 안심되나?
요즘은 유전자를 추가하는 것보다 유전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 대세이다. 겨울철에 성장호르몬이 멈추게 하는 유전자를 찾아 그것을 제거하는 식으로 품종을 개발했으면 GMO로 표시하지 않고도 상업화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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