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언의 GMO 2.0 시대, 논란의 암호를 풀다] 7. 기존 작물보다 위험하다는 증거 어디에도 없어

▲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GMO가 온갖 질병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암, 비만, 신장병, 자폐증 및 알레르기 등은 1990년대 GMO 식품이 처음 소개된 이후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특정 질병의 장기적 증감 패턴에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처럼 GMO 작물의 안전성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으나 이에 반하는 자료만 신봉됐지 안전을 증명한 자료는 철저히 외면 받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시간ㆍ비용 들여 철저히 검증된 ‘GMO’
GM 기술이 최신 기술인만큼 안전성도 가장 최신의 위해성 분석기술로 가장 엄격하게 심사가 이루어진다. 먼저 도입하려는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기존에 알려진 독성물질, 영양 저해 인자,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조리와 가공 과정에서 가열 처리나 인공 위액 및 인공 장액에서 신속히 분해되어 독성물질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는지도 실험을 통해 확인한다.
 
GMO 수입을 허가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만 한 트럭 분량이고 국내에서 GMO 재배를 허락받으려면 검증서류 작성에 시간과 비용이 너무 들어서 엄두를 낼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식용이 아니라 잔디처럼 비식용일 경우에도 그렇다. 확실한 것은 이 세상에서 GM 작물들만큼 많이 연구되고 검증된 원료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10년마다 재승인을 받아야하는 까다로운 승인절차를 밟는다.

육종이나 기존 작물보다 위험하다는 증거 어디에도 없어
격렬한 GM 반대운동가에서 지지자로 돌아선 영국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는 “GM이 위험한 것이라고 여겼으나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전통 육종보다 더 안전하고 정밀하다. GM은 단지 일부 유전자만을 움직이지만 전통 육종은 시험적이고 잘못된 방법으로 전체 유전자을 조작한다”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우리는 더 이상 GM이 안전한지 아닌지 논의할 필요도 없다”고 단언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지난 20년 동안 GMO 성분이 함유된 식사를 2조(兆)번 혹은 3조(兆)번이나 했지만 피해 사례는 전무하다. 아직까지 GMO 식품을 먹고 해를 입었다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유기농 식품을 먹고 해를 입은 경우는 있다. 그 예가 2011년 독일에서 발생한 유기농 콩나물의 병원성 대장균(E-coli) 오염이다. 이 대장균으로 50명이 사망했고, 3000명 이상이 심각한 증상을 겪었다. GMO 식품을 먹고 해를 먹을 확률은 소행성에 치어 사고가 날 확률보다 훨씬 적다”고 했다.

GMO가 온갖 질병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암, 비만, 신장병, 자폐증 및 알레르기 등은 1990년대 GMO 식품이 처음 소개된 이후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특정 질병의 장기적 증감 패턴에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GMO 작물의 안전성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으나 이에 반하는 자료만 신봉됐지 안전을 증명한 자료는 철저히 외면을 받았다.

GMO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사건 중에 단 하나라도 사실이 있다면 그 GMO는 퇴출돼야 하며, 그것을 외면한 보건당국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트립토판 사건은 GMO 사건이 아니다
1989년 미국에서 LMO 미생물로 생산한 아미노산(트립토판)을 함유한 식이보충제를 먹고 15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35명이 사망하는 큰 사건이 발생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 FDA, 일본 후생노동성 등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 쇼와덴코社에서 트립토판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순물(EBT, 1,1 –ethylidenebis [L-tryptophan])과 정제 과정의 문제 등으로 발생한 사건이었다. 제조상 문제이지 LMO 미생물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직도 GMO가 위험하다는 증거로 자주 인용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인도의 GM 면화 이야기는 낭설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 지역의 양과 염소가 해충저항성 GM 면화를 먹고 죽었다는 보고가 전해진 적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면 GM 면화를 키우는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사례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나 GM 면화를 재배하는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등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그런 사례가 없었다. 똑같은 면화품종인데 특정 나라에서만 독성이 발생했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의심스러우면 양 몇 마리에게만 실험해 봐도 금방 확인 가능한 괴담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괴담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위험성의 증거인양 인용된다.

인도 농부가 GM 면화 때문에 자살이 늘었다고?
최근 면화를 키우는 인도 농부들의 자살률이 늘자 이것이 마치 GM 면화의 독성문제나 몬산토의 문제인양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인도의 비극은 2002년 GM 면화를 도입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 자살률은 90년대 가장 심각했다. 2012년 인도의 자살률 원인에 대해 조사가 있다. 요약하면 45%에 달하는 고금리 이자가 주범이라고 한다. 인도 농민들이 제도권 은행이나 보험에 더 잘 접근할 수 있는 주에서는 자살률이 현저히 낮았고, 그렇지 않은 주에서는 자살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GM 면화 도입 후 생산성은 늘었다. 그래서 인도에서 재배되는 면화의 90%는 GM 면화이다. GM 면화가 효과가 없다면 농민들이 비싼 돈 주고 종자를 구입할 이유는 없을 듯하다.

20여 년간 수천 건 검증
지난 21년간 미국에서 발표된 GMO에 관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GMO는 작물의 수확량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건강에 해로운 독소를 감소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탈리아 생명과학연구소의 엘리사 펠레그리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1996~2016년 발표된 GM 옥수수에 관한 논문 6006편에 대해 메타분석을 했는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GM 옥수수의 수확량이 5.6~24.5% 높다. 일반 옥수수보다 미코톡신(mycotoxin), 푸모니신(fumonisin), 트리코티센(thricotecens)과 같은 독소들의 함유량이 각각 28.8%, 30.6%, 36.5% 낮았다. 기존 옥수수와 영양성분(예 : 단백질, 지질, 섬유질)에서 차이가 없었다”

미국, 유럽, 남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에서 재배된 GM 옥수수에 관한 데이터들이 포함돼 있으며, 1만1699번의 관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제초제와 살충제의 사용량이 각각 10.1%, 45.2% 감소했다’고 밝힌 논문도 있다.

숨겨진 위험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상관관계가 98%라고?
GMO는 역사상 가장 많은 검증이 이루어진 작물이다. 남아 있는 것은 현재의 과학기술로 검증하기 힘든 부분에 숨겨져 있는 위험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다. 숨겨진 것이 반드시 위험성이 아니라 효능성일지도 모르는데, 숨겨진 것은 반드시 위험성일 것이라고 믿는 것이 문제고, 그 정도로 오랜 시간을 비판적으로 감시했으면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할 만한데도 전혀 그럴 기미가 없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최근 10년, 20년 뒤에 나타나는 증세가 아니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많아졌다. 글리포세이트와 자폐증의 관계 등 한국인의 질병 34가지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면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이 무엇이 힘들까. GMO 위험성이 그렇게 쉽게 드러날 관계였으면 이미 끝장을 냈어야 한다. 글리포세이트를 금지시키면 또는 GM 작물을 금지시키면 바로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사실 GMO가 금지된 나라도 상당히 있다. 그런 나라는 그런 질병이 없거나 감소했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는 아니다
아이스크림의 판매량과 상어의 공격 패턴에 완벽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 상어의 공격을 피하려면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으면 될까?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는 전혀 아니다. 최근에 증가한 것은 GMO나 글리포세이트보다 건강보조식품, 유기농 식품 소비 증가가 뚜렷이 많다. 그럼 그것이 그렇게 많은 질병을 일으켰다는 증거란 말인가? 의심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단순한 상관관계를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편집하면 지식 중에서 최악의 지식인 Franken knowledge가 된다. 요즘은 불량식품보다 불량지식의 폐해가 훨씬 심각한 시대이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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