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상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합성아질산염 대체 기술, 육가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국내 식품산업 고부가가치 창출 기대

최윤상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가공기술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클린 라벨(Clean Label)은 세계 식품시장을 대표하는 성공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천연식품을 지향하고 가공식품을 지양했던 과거 소비트렌드에서 한 걸음 더 진보한 개념으로, 농장에서 식탁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199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식품의 클린 라벨 부착은 △합성첨가물 무첨가 △간결한 원료 리스트 △이해가 쉬운 원료 선택 △가공 최소화 △전통 가공방법 사용 등의 필수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는 제조업체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정의된 것으로 현재까지 클린 라벨에 대한 기준과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선호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클린 라벨의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고 유기농, Non-GMO, 천연식품 등을 그 목적에 맞게 인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내 육가공산업은 수십 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건강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2015년 10월 26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식육가공식품 및 적색육의 발암성’에 대해 발표한 이후 식육 및 식육가공품의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해 축산농가와 식품업체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특히 WHO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육제품 제조 시 첨가하는 합성아질산염의 위해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이에 발맞춰 합성아질산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감 가중으로 이를 대체한 제품의 수요가 증가했으며, 합성아질산염 대체 상품이 시장에서 정착하게 됐다. ‘자연주의’, ‘친환경’, ‘유기농’, ‘무방부제’와 같은 키워드는 이제 육가공산업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됐다.

현재 육가공산업은 합성 식품첨가물을 천연소재로 대체하거나 배제함으로써 건강하고 유익한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육가공품을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합성아질산염 대체 가공기술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중요한 이슈이며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전환기술을 활용한 합성아질산염 대체 기술은 간접적인 합성아질산염 대체 기술로서 국내외적으로 실제 상업화되어 육제품 생산에 적용되고 제품들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 많은 육가공업체에서 활용되고 있는 합성아질산염 대체 기술로는 채소분말(즙)을 이용하여 합성아질산염을 배제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 기술은 유럽과 미국에서도 상업적으로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채소류에 들어있는 상당량의 질산염을 질산염 환원 미생물을 활용하여 아질산염으로 환원시켜 천연 아질산염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채소에 포함되어 있는 질산염을 이용한 간접적인 아질산염 대체 기술은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합성아질산염 첨가제품과 동등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미생물학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기존의 합성아질산염을 활용한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소재를 활용한 합성아질산염 대체 기술은 국내 채소류 중 질산염의 함량을 조사하여 생물전환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채소류 중 잎채소에 가장 많은 질산염이 들어있음을 확인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질산염을 함유하고 있는 시금치를 생물전환기술을 활용한 합성아질산염 대체 기술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또한 미생물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질산염 환원균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Staphylococcus carnosus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활성을 가지는 미생물로 전통소재 유래 Lactobacillus farciminis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합성아질산염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되는 채소분말(즙) 및 배양 미생물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여 값비싼 로열티를 제공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에 적합한 한국형 소재와 미생물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육가공산업에서 클린 라벨을 적용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술로 시금치와 Lactobacillus farciminis를 활용한 생물전환기술 적용 시 검토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채소분말(즙) 사용량에 따른 소비자의 거부감과 표준화된 질산 함량이다. 3만ppm 이상의 질산이 포함된 표준화된 시료를 활용해야 하며, 과도한 양의 채소분말을 활용하면 채소 유래 이취로 인해 제품의 관능적 특성이 열악해질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물전환기술 적용에 따른 아질산염의 잔류량을 검토해야 한다. 미생물을 활용한 기술이므로 육가공 제품 및 공정에 따른 천연아질산염 생성량은 천연아질산염이 합성아질산염과 동등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반돼야 할 조건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과 친자연주의 열풍, 더불어 가격은 비싸지만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클린 라벨은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이를 반영한 합성아질산염 대체 기술은 육가공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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