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희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한국영양학회 부회장)

단 것 먹으면 짠 것 먹고 싶고...
‘단짠 열풍’은 나트륨ㆍ당류 과다섭취가 문제

강영희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국영양학회 부회장)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말 중 ‘단짠’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단짠’은 단맛과 짠맛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음식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고, 단 음식과 짠 음식을 번갈아가며 반복하며 먹는 식습관을 뜻하기도 한다. 단맛과 짠맛을 번갈아 먹거나 두 맛을 혼합하여 섭취하게 되면 당과 나트륨은 물론, 칼로리 과잉까지 불러오기 쉽다.

‘단짠’ 열풍은 이미 우리 식생활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으며, 한 때 크게 유행했던 달콤한 벌꿀과 짭짤한 버터의 맛이 어우러진 감자칩부터 소금을 뿌려 먹는 아이스크림까지 편의점 음식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젊은이들의 ‘단짠’ 열풍은 재료 자체의 맛보다는 가미된 맛에 집중하는 현상이다. 단맛 성분은 짠맛의 나트륨과 합해지면 단맛이 더 강해지므로 이러한 열풍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맛은 액체 상태로 녹아 있는 화학물질을 혀에 있는 미뢰의 미각수용체에서 느끼는 것이다. 짠맛은 나트륨 말고는 대체 성분이 딱히 없지만, 단맛은 대체 성분이 있고 단맛은 다른 맛보다 맛의 역치가 높아서 느끼는 최저 농도가 높다.

전 세계에 감미료는 5000여 종 이상이 있다. 자일리톨, 스테비오사이드, 에리스리톨, 알룰로스, 타가토스 등 천연 당류성분이 건강과 맛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체 감미료로 등장하고 있다. 설탕과 비교해 아스파탐은 200배, 사카린은 300배 정도 단맛이 강하다. 1970년대 발암물질 논란으로 한동안 사용이 금지된 사카린은 무해한 것으로 판명돼 ‘식품첨가물공전’에 등재됐고, 혈당지수와 칼로리가 없어 현재 과자ㆍ아이스크림ㆍ빙과ㆍ캔디ㆍ초콜릿 등에 사용되고 있다. 아스파탐은 사카린 대체 감미료로서 설탕의 200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므로 다이어트 콜라, 유제품과 음료분말, 코코아믹스 등의 저가당 ‘sweet’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과당은 과일 속에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결정과당 또는 액상 형태로 팔리고 있다. 액상과당은 가공식품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정제당으로 청량음료ㆍ주스ㆍ드링크제ㆍ빵ㆍ아이스크림 등에 들어간다. 고과당 액상과당, 고과당시럽, 고순도과당, 옥수수시럽, 과당 함유 포도당 시럽은 모두 액상과당이다. 설탕보다 6배 정도 단맛이 강한 옥수수시럽의 액상과당은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억제하고,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은 계속 분비시켜 폭식으로 이어진다. 액상과당 과다 섭취는 소화ㆍ흡수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상승시켜 비만 및 대사증후군 발병과 충치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

최근 설탕 대신 ‘건강한 단맛’으로 물에 녹기 쉬운 액상의 올리고당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능성을 강조하며 혈당 상승에 민감한 당뇨환자나 다이어트용으로 올리고당 사용을 추천하기도 한다. 올리고당의 열량은 100g당 239㎉로, 설탕 100g당 387㎉의 3분의 2 수준으로 낮다. 올리고당이 설탕보다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올리고당은 당(糖)분자가 3~10개로 구성된 다당류 탄수화물이므로 이당류인 설탕과 단당류인 포도당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기 때문이다.

시중에 파는 올리고당 제품 상당수에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설탕과 포도당, 액상과당 등 저분자 당류가 함께 함유되어 있다. 단맛 자체가 설탕보다 적기 때문에 자칫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면 여분의 칼로리가 몸에 축적돼 비만을 초래할 수 있어 많은 양의 올리고당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올리고당의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B 복합체의 필요량이 증가해 비타민B 복합체의 부족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인위적인 과다 섭취는 체내 과부하로 인해 설사 등 소화 장애가 나타나고, 여전히 효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올리고당으로 불리는 제품의 기능성은 ‘순수올리고당’에 달려있다. 일부 제품의 진짜 올리고당 함량은 10~30% 정도로 올리고당을 구입할 때 올리고당이 순수하게 몇 % 함유돼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올리고당 제품 뒷면의 원재료 및 함량을 보면 ‘이소말토올리고당 50%’, ‘프락토올리고당 55%’라고 올리고당의 함유 비율이 나와 있는데, 절반 정도는 제조과정에서 올리고당이 아닌 설탕 같은 다른 당류가 들어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단짠’은 2016년경부터 등장한 유행어로 방송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이 신조어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단 것을 먹으면 짠 것이 먹고 싶고, 짠 것을 먹으면 단 것이 먹고 싶어진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단짠 열풍의 문제는 과도한 나트륨 섭취와 당류 섭취이다. 당류를 장기 또는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등의 생활습관병 위험에 노출되므로 설탕의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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