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전북대 명예교수)

사회와 기업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물어물하다가 큰 흐름을 타지 못하고 한 번 갓길로 밀리면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과학기술계는 물론이요, 이윤 창출이 목적인 기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이런 빠른 변화 중 ICT를 기반으로 한 로봇, 인공지능, IoT(IoE), 빅데이터와 3D 프린팅 등 모든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 활용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생산공장의 제조공정이 더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안전하게 여러 목적의 방향으로 진행돼야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 가장 보수적이면서 인력의존도가 높은 식품 제조공장도 이제 이들 기술과 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하여 경쟁력을 갖춰야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에 공정 자동화와 컴퓨터에 의한 자동 제어시스템이 도입돼 생산효율 증대와 원가 절감에 기여하고 있으나, 제조공장 전체를 관리하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개념 도입을 과감히 검토할 때가 되었다. 이미 몇 개 기업에서 시도하고 있으나 더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와 우리만의 지식,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아무리 진보된 기술이라 하더라도 내가 적용할 때는 상당한 실패와 좌절을 겪을 수 있으나, 이런 실패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축적하고 발전할 터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식품공장의 스마트화를 위해서는 IT 등 전자분야와 협력이 필수이나 식품분야 등 전문가의 참여 없이는 목적하는 결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화를 위해 범 기업적으로 또는 국가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첫째, 다양한 용도별 센서 개발이 촉진돼야 한다. 모든 공정 제어는 센서가 반응해 전달하는 결과를 자동시스템(AI 기반)이 받아 결정한 후 적절한 명령을 내릴 것이다.
예를 들면 식품공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열처리 공정에서 온도와 시간 감지는 필수적이므로 이들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센서와 반응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또한, 미생물을 포함한 오염물질이나 이물 감지 센서는 안전관리를 위해 필수이다. 이들 센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초입단계이긴 하지만 안전식품 생산에 필수요건인 것은 확실하다. 원료 선별과정에서 크기나 색깔 감지도 민감한 센서가 확보돼야 한다.

둘째, 로봇 활용을 위한 제어시스템 구축이다. 로봇이 어느 수준까지 스스로 판단해 자율의지로 작동해야 작업자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나, 로봇 운영시스템은 결국 인간의 머리에서 나와야 한다.

셋째, 원료의 조합이나 배합 비율을 결정해 최종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3D 프린터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원료 조성이 균일한, 예를 들면 라면, 국수 등과 같이 밀가루 등 분말원료를 이용하거나 음료 등과 같이 액상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비교적 쉽게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식품별, 재료별 잉크(프린터라 잉크로 말하지만 실제는 식품재료)의 준비이다. 잉크는 물성이 제품 특성에 맞아야 하고, 기계와 연결이 가능해야 하며, 연속 작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들 기반이 갖춰진 이후 기계와 기계, 그리고 기계와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사물 인터넷(IoT)이 구축돼야 한다.

제어시스템 간 교신이 되어야 하고 이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사람과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의 총괄 관리는 결국 인공지능(AI)의 힘을 빌려야 할 것이며, 사용하는 인공지능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가 제공돼야 한다.

데이터의 창출과 축적, 이 분야가 결국 스마트 팩토리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며, 얻어진 데이터는 축적해 빅데이터화 하고,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 자체의 제조공정 관리를 넘어 원료의 상황, 투입량 등은 물론 최종 생산 제품의 유통ㆍ판매 정보와 연계돼 제조물량을 조절하는 단계에 까지 확대돼야 한다.

국가적으로는 관련 제조업체나 유통ㆍ판매 조직을 연결, 연관되는 전 산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데이터화 할 수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가야할 길이 멀긴 하지만 거쳐야 할 과정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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