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가공식품 사용범위 대폭 확대

금보연
한국식품안전협회 부회장

금보연 한국식품안전협회 부회장

설탕이 귀했던 옛날, 여름철에 달콤한 냉수나 막걸리를 마시고 싶을 때는 흰색 페니실린 병에 담긴 사카린을 적당히 타서 마신 기억이 있다.

꿀이나 설탕이 서민들에게 귀한 보약으로 취급되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사카린은 식품공전에 사카린나트륨(Sodium Saccharin, 용성 사카린)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특정 식품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가 최근에 안전성이 인정되어 많은 식품에 사용하도록 사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소비자들은 사카린이 발암물질인 것처럼 인식하면서 인체 건강에 유해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어 이를 밝히고자 한다.

사카린의 발견
사카린은 라틴어로 ‘설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1879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화학 교수였던 아이라 램슨(1846~1927)과 그의 제자인 콘스탄틴 팔베르크(1850~1910)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미국에서 연구 중이던 독일의 팔베르크는 Tar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산화반응을 연구하던 어느 날 실험 후에 손을 씻지 않고 맨손으로 빵을 먹다가 강한 단맛을 느꼈다.

단맛을 내는 물질이 사카린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지도교수와 공동으로 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설탕 대용으로 사카린의 효용을 감지한 팔베르크는 지도교수 몰래 혼자서 특허를 출원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사카린 오해 풀렸다
사카린은 백색의 결정 또는 분말로서 맛이 매우 달아 1만배의 수용액에서도 단맛이 있는데, 단점으로는 쓴맛이 있다.

독성으로는 소화 장애, 신장에 장해를 일으키는데 생체 내에서 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설된다. 토끼에 대한 경구투여 LD50은 5~8g/㎏, 마우스에서는 17.5g/㎏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1977년 캐나다 국립보건연구소에서 “사카린을 투여한 실험쥐의 방광에서 종양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하여 세계 각국에서 사용 제한을 하는 등 발암물질 오명을 얻었다. 그러나 1993년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와 1995년 유럽식품안전청에서 “캐나다의 실험은 오류이며, 사카린은 인체에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사카린은 인체에 안전한 감미료”라고 했고, 미국 FDA에서도 2000년에 사카린을 발암물질에서 제외시킨 바 있다.

사카린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최근 고려대 및 플로리다대학 발표 자료에 의하면 “사카린은 암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고 한다.

사카린은 무열량 감미료이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나 비만인 사람이 설탕 대신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설탕에 비해 단맛이 300배나 되어 결과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식품 제조 시 사용하면 갈변이 적게 일어나고, 물성의 변화도 적게 발생하며, 열에 안정적이다.

오늘날 사카린은 세계적으로 설탕과 아스파탐에 이어 3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감미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사카린나트륨을 절임식품, 특수영양식품, 청량음료, 어육가공품, 뻥튀기 등 5종의 식품에만 사용을 허용하다가 최근에 건강기능식품, 껌, 케첩, 탁주, 소주, 빵류, 아이스크림류, 떡류, 마요네즈 등 31종으로 사용범위를 확대하였다. 그러나 식품마다 허용량은 각기 다르게 정하고 있다.

이제 건강을 걱정하는 소비자는 설탕 대신 사카린을 먹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그리고 사카린의 쓴맛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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