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농산물 활용도 제고ㆍ식량안보 위한 식품 폐기물 감소에 기여

김은미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은미 한국식품연구원 식품표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지난 8월 21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칸토에서 열린 2017년 APEC 회의에서 다루어진 식품분야 핵심의제는 ‘기후변화 대응형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의 실천’이었다. 이 회의에서 UN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식품의 1/3에 해당하는 13억M/T(7500억 US$)의 식품이 폐기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지구촌에서 20억명의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이라고 보고했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7년 APEC 회의에서는 2020년까지 2012년 에 폐기된 식품의 양을 기준으로 10% 정도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건조는 가장 오래된 식품 저장방법 중 한 가지이고, 특히 일광을 이용한 자연건조는 통조림이나 냉동저장과 같은 다른 저장방법에 비해 적용 대상 식품의 다양성과 저렴한 비용, 처리의 간편성 등 측면에서 매우 비용효과적이다. 그렇지만, 일광에 의한 자연건조는 외관이나 맛 같은 관능적 특성과 영양소 함량 같은 영양적 특성에서 다른 저장방법에 비해 불리한 측면이 있고, 특히 건조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실제 건조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아 주로 수확된 농산물을 그대로 건조하기 위해 사용돼 왔다. 그렇지만, 일부 채소류의 경우 건조를 통해 독특한 향미와 식감이 생기는 순기능도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농산물 식재료 건조에 폭넓게 이용돼 왔다.

일광에 의한 자연건조가 가지는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기후조건이나 건조기간에 따라 건조된 식재료의 품질이 균일하지 않을 수 있고, 부패ㆍ변질 등 식품안전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열풍식 소형 농산물 건조기가 많이 보급돼 활용되고 있다. 열풍식 건조기는 일광 건조에 비 해건조비용은 20배 정도 높지만, 상대적으로 양질의 품질과 높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그 사용범위가 확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관, 맛과 같은 관능적 품질뿐만 아니라 영양적 품질을 유지하면서 건조 전 상태로의 복원력이 우수한 건조제품을 산업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Nestle, OFD Foods, Unilever 및 Wise Company와 같은 국제적인 식품제조업체들이 중심이 되어 발전시켜 온 냉동 건조방법은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그 사용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현재 냉동 건조기술을 적용한 건조 농산물 시장은 매년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사회경제적 선진화에 따른 소비자의 고품질 식품 요구 증대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특히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로 알려진 농산물인 비트 무, 각종 베리류 등을 대량 생산해서 유통하는 업체들도 냉동 건조기술을 많이 사용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가정간편식 (HMR)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건조 농산물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건조 농산물을 가정간편식 등의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을 확대하려면 본래 농산물이 가지는 관능적 특성과 영양적 특성을 복원하는 기술과 함께 해당 식재료의 안전성을 보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으로 추가돼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냉동 건조기술을 적용한 건조 농산물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건조 농산물의 생산ㆍ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IT기술에 기반한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적용한 시장조사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농산물 건조ㆍ복원 기술과 시장조사 결과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건조 농산물 식재료를 개발해 사용되게 하는 것은 국내산 농산물 활용도 제고뿐만 아니라 국내 식량안보를 위한 식품 폐기물 감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건조를 통한 수분 함량 감소는 식품의 부패ㆍ변질을 일으키는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함으로써 식품안전성도 동시에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첨단 식품과학기술을 종합적으로 적용한 건조농산물 시장 확대는 우리 농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면서, 식품 폐기물 감축이라는 국제적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동시에 식품안전 향상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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