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면 필수아미노산, 암ㆍ당뇨에 효과 있는 기능성분 증가

배석복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배석복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농업연구사

땅콩은 꽃의 씨방부분이 변해서 열매가 되는 대다수의 작물과 다르게 꽃이 수정되면 씨방 밑부분이 길게 수염처럼 자라 흙속으로 파고들어 열매가 된다. 열매 맺는 방법이 특이한 땅콩은 영양도 남다르다. 단백질, 엽산(아몬드의 약 5배, 호두의 2.5배), 비타민(B3, B5, B6 등), 칼륨 등 주요 영양분이 매우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과 항산화물질 레스베라트롤도 다량 함유돼 있다. 더불어 땅콩 껍질에 들어있는 루테올린이 항암, 호흡기질환, 신경계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식의약 소재로도 주목 받고 있다.

땅콩은 수확 후 잘 말려서 겉껍질을 깐 다음 종실을 이용하는 종실용(볶음 땅콩)과 일찍 수확해 삶아 먹는 풋땅콩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땅콩은 주전부리로 볶아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상도 지역에서는 20일 정도 일찍 수확한 풋땅콩을 삶아서 먹는다. 경상도 지역의 풋땅콩 수요가 높다보니 인근 충청도ㆍ전라도ㆍ경기도의 대규모 농가에서 출하한 물량이 모여드는 기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풋땅콩으로 이용하면 재배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월동작물인 보리, 마늘과 가을채소인 무, 배추와 2모작이 가능해 농가소득 향상도 기대된다.

풋땅콩은 일찍 수확하기 때문에 수분이 많고 지질과 단백질이 적어 열량이 낮은 편이다. 또, 단맛이 나며 떫은맛이 적어 삶았을 때 달고 고소하다. 수입 볶음땅콩이 보존기간에 따른 악취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풋땅콩은 신선한 국산땅콩이다. 또한 삶은 풋땅콩은 볶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단백질 변성이 적어 알레르기 발생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땅콩은 불포화지방이 많고 트랜스지방이 없으며, 비타민Eㆍ엽산ㆍ무기물(K, Mg, Zn) 등 미량영양소와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다. 특히, 속껍질에는 항암성분인 레스베라트롤이 속알맹이보다 3~4배 더 많고, 겉껍질에는 기침과 눈 건강에 좋은 루테올린이 많이 함유돼 있어 겉껍질과 함께 삶거나 쪄서 먹는 것이 좋다.

땅콩을 볶는 것보다 삶아 먹으면 필수아미노산과 암, 당뇨병 등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성분이 증가한다. 땅콩을 볶으면 총 아미노산은 변하지 않지만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 트레오닌, 메티오닌이 감소해 영양적 손실을 가져오나 삶거나 찔 때는 아미노산의 변화가 없다. 풋땅콩은 겉껍질을 벗기지 않고 함께 삶거나 쪄 먹으면 더욱 많은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땅콩을 삶으면 겉껍질에 있는 항산화물질이 종자에 흡수돼 날것이나 말린 것, 기름에 튀긴 것보다 암, 당뇨, 심장병 등에 효과가 있는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삶거나 찌면 고온에서 볶은 땅콩과 달리 필수아미노산 감소가 없어 영양적으로 우수하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단백질 변성도 거의 없어 안전한 식품이라 할 수 있 다.

풋땅콩 삶는 법은 간단하다. 땅콩을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 땅콩이 잠길 만큼 물을 부어준다. 소금을 약간 넣고, 20~25분 정도 삶은 뒤 건져서 물기를 빼고 겉껍질을 벗겨 먹는다.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다수확 신품종 ‘아미’나 ‘자선’, ‘보름1호’ 등의 본격적인 보급으로 풋땅콩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더 많은 지역으로 소비가 확대되도록 맛ㆍ영양ㆍ수량이 우수한 풋땅콩 품종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보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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