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유통교육원
교수

양동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유통교육원 유통연구소 교수

최근 화훼산업은 2016년 9월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등으로 깊은 침체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1조105억원대 화훼시장은 지속적으로 줄어 2016년 말 기준 5602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내 화훼 유통은 민간시장이 주도하는 구조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화훼시설은 도매시장 기준으로 볼 때 위탁도매시장 18개소, 직판장 159개소 등 총 177개소이다. 반면 공영도매시장 기능을 담당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협의 화훼공판장은 전국에 7개소에 불과하다. aT 1개소(양재동 화훼공판장), 농협 6개소(부산화훼, 부산경남화훼, 영남화훼, 광주원예화훼, 한국한훼, 충북 음성 화훼유통센터)이다. 화훼류 공영도매시장은 2015년 건설된 음성화훼센터 1개소를 제외하면 시설규모 협소와 노후화로 제기능을 다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화훼도매유통을 주도하고 있는 aT 양재동 화훼사업센터(화훼공판장)는 무선주파수(Radio FrequencyㆍRF) 응찰기식 경매와 전광판식 전자 경매를 하고 있다. RF 응찰기식 경매는 상품 샘플을 보면서 하는 직접 경매로 엄밀한 의미의 이미지 경매와는 다르다. 즉 구매 희망가를 응찰기에 입력하면, 경매용 컴퓨터에 전송돼 경매사는 컴퓨터가 자동선정한 최고가 제시 중도매인을 낙찰시키는 방식으로 경매가 신속하게 처리되며, 경매결과가 전광판에 나타난다.

전광판(고정)식 전자경매는 구매자 자신이 좌석에 부착된 전광판 표시등을 눌러 희망가를 제시하고, 경매사는 전광판을 통해 최고 응찰자에게 낙찰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자경매 방식은 손가락으로 경매하는 수지식보다 경매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자식 경매제도 확산을 위해 거래정보의 표준화가 동반돼 발전하고 있다. 다만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샘플 경매가 현물식 경매방식이어서 완전한 이미지 경매와는 다르다.

최근 ICT(Information and Technology Telecommunicationㆍ정보통신기술)로 현재의 경매방식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이 이미지 경매이다. 이것은 도매시장(공판장)에 출하되는 화훼류와 농산물의 상품정보(규격, 품질, 품종 등)를 비롯해 산지ㆍ생산자ㆍ생산이력ㆍ화상이미지 등 종합적인 정보를 이미지로 제공해주며, 중도매인 또는 매매참가인 등 구매자가 현물을 직접 확인하지 않는 고도의 발전된 경매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 화훼류 도매시장(공판장)은 이미지 경매 도입에 대한 외부환경 여건이 덜 조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선 공동선별 출하조직은 장미를 중심으로 특정품목을 주력으로 하는 4개소에 불과한 사례에서 알 수 있다. 둘째 개별출하 농가는 출하 상품의 균일성과 신뢰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생산농가 및 중도매인의 영세성으로 이미지 경매의 실효성이 낮다고 하겠다. 2016년 말 기준 aT화훼공판장에 단체를 포함한 절화류 출하자 2215명 중 출하실적이 2억원 이상인 인원은 14명으로 전체 1%에도 채 못 미친다. 또한 2016년 말 기준 aT화훼공판장 절화 중도매인 총 148명 중 매입실적이 10억원 이상인 인원은 10명으로 전체 6.8%에 불과하다.

외부환경적 여건의 미비와 함께 도매시장 내부 여건도 이미지 경매의 도입은 다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화훼류 공영도매시장(공판장)에서 경매방식이 전자식 현물거래 또는 전자식과 기록식을 절충한 경매형태가 병존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전자식 샘플 경매단계에도 진입하고 있지 못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미지 경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T유통연구소(2017)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화훼류 이미지 경매 필요성 측면에서 시기상조이다' 및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49%를 차지해 아직은 부정적인 견해가 높게 나타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화훼류의 경매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화훼분야 역량 강화가 우선적으로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aT 유통연구소 설문조사 결과(2017)에서 볼 때, 현재의 현물 경매시 상품을 확인하지 않는 이유로 출하자에 대한 확실함과 신뢰가 57%로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공동선별 출하 유도 등으로 품질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화훼류 생산자 및 중도매인 등 유통주체의 규모화와 전문화도 촉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단계에서는 전자식 샘플경매 단계로 조기 진입을 목표로 화훼산업의 기반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첫째 화훼류 공영도매시장(공판장)의 시설현대화로 거점시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2015년 건설된 음성 화훼유통센터를 제외한 6개 도매시장(공판장)이 시설규모가 협소하고 노후화돼 있어 시설현대화가 바람직하다. 둘째 공동선별 출하조직 육성으로 출하품의 신뢰 확보가 시급하다. 주력 품목의 출하조직도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장미 위주에서 절화류와 분화류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화훼류 생산ㆍ유통 주체의 규모화와 전문화 촉진과 함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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