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 문제없다는 입장서 “심려 끼쳐 송구” 사과

 
▲ 한국맥도날드가 지난 7월 4살 어린이가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해피밀 불고기 버거 세트를 먹고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두 달여 만에 공식 사과했다.

‘햄버거병’에 이어 집단 장염 사태로 논란에 휩싸인 한국맥도날드가 사실상 고개를 숙였다. 조주연 대표가 9월 7일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 7월, 4살 어린이가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해피밀 불고기 버거 세트를 먹고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두 달여 만에 공식 사과한 셈이다.

조주연 대표는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최근 몇 달 동안 저희 매장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라며 최근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조 대표는 “정부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여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 및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식품안전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용혈성요독증후군(HUS)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고객에 대해서는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성심껏 고객과 가족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달 전 ‘햄버거병’과 관련해 처음 피해자 측 주장이 제기된 이후 최근까지만해도 맥도날드는 ‘식품안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8월 초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100/g 이하)의 3배 이상(340/g) 초과 검출됐다’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는 위생실태 조사결과 공표 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으로 맞서기도 했다.

그러나 햄버거병과 관련해 유사 증세를 보이는 피해 어린이들 측의 추가 고소가 이어지고, 지난 8월 말 전주 지역 맥도날드 매장을 이용한 초등학생 등 8명이 집단 장염에 걸렸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되는 등 맥도날드 사태는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종업계의 매출 하락은 물론 프랜차이즈업계에 대한 불신과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자 뒤늦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맥도날드의 입장 발표에 대한 대중 반응은 차가웠다. ‘진작에 사과했으면 될 일을’, ‘요새 장사 안 되니까 태세 전환인가’ 등 싸늘한 반응에 이어 ‘사장이 여자였냐. 자식 아프면 엄마 마음 더 아프고 피눈물 나는 거 알면서’라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맹비난마저 이어졌다.

맥도날드는 이전에 일어났던 사고에도 미흡한 대처로 지탄받은 바 있다. 지난 2008년에는 햄버거 패티에서 플라스틱 조각과 쇳조각이 연이어 발견됐고, 2010년에는 햄버거 세트를 먹은 20대 여성이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례가 보고됐다. 당시에도 이 사고에 대한 맥도날드의 대처법은 업체 측의 과실을 인정하기 보다는 숨기려는 데 더 급급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맥도날드 측은 당시 사고의 정확한 사후 대책에 대해 “오래 전 일이라 자료를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라는 것 외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맥도날드 측은 이번 햄버거병 문제는 “검찰로 넘어간 상태라 조사 결과에 따라 보상과 대책 등 입장을 밝힐 것”이며, 장염 문제는 “진행 중인 검사가 발표되면 그에 따라 대책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조사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수 있다며 최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햄버거 패티 속 O157 대장균이 문제가 된 것은 미국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1982년 미국에서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 뒤 출혈성 설사를 호소하는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고, 2000년 미국 위스콘신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시즐러(Sizzler) 프랜차이즈 매장에 다녀간 고객들이 집단으로 장염에 걸렸으며, 당시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판명된 4명 중 3세 어린이 1명은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위스콘신 보건부의 조사 결과 아메리칸푸드그룹(American Foods Group)에서 공급한 생고기가 조리과정에서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고, 사망자 유가족을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155억원의 합의금이 지급된 사례가 있다.

어쨋든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사과를 하고, 고통을 겪고 있는 고객을 성심껏 지원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제는 사태의 진실은 물론 맥도날드가 약속한 지원은 어떤 방법이 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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