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아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안전연구단

우민아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유통연구본부 식품안전연구단

기존 검출방식 문제 인식에서 출발
문제 해결 위한 창의적ㆍ혁신적 아이디어 더해야

식품의 중금속 오염은 식품안전 문제를 이야기 할 때 빠질 수 없는 이슈 중 하나이다. 특별히 다량의 중금속이 함유된 식품에 장기간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인의 경우 식품 섭취를 통한 건강 위해는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중금속은 환경으로부터 유래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따라 식품 중 중금속 함유량이 변하기도 하고 사람의 연령, 주거지역, 식생활 등 다양한 변수가 노출량의 차이를 가져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중금속은 화학첨가물이나 잔류농약 등과 달리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아도 거의 모든 식품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식품군에 대한 광범위한 관리와 더불어 사회ㆍ환경 변화를 반영한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관리기술이 필요하다.

식품의 중금속 모니터링 기술은 중금속 오염실태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염된 식품이 소비자에게 유통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핵심기술이다. 현재 중금속 모니터링에 주로 활용되고 있는 분석법은 원자흡광광도법(Automic absorption spectrophotometry)과 유도결합플라즈마 질량분광법(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ry)이다. 이들은 중금속 성분을 수 ppt~ppb 수준까지 매우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고, 정성 및 정량 분석이 가능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분석장비가 크고 고가이며 시료 전처리부터 검출까지 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워 시험자의 숙련도를 요한다.

최근에는 기존의 검출법이 갖는 단점을 보완하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간편한 실험절차, 저렴한 분석비용, 고감도 신속 검출이 가능한 기술 개발이 늘고 있다. 특정 중금속을 선택적으로 검출하고 정량하기 위해서는 그 중금속이 존재할 경우에만 반응할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하다. 최근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소재 중에는 단백질로 이뤄진 항체와 핵산으로 이뤄진 압타머(Aptamer)가 있다. 이들은 특정 생물분자를 인식하여 결합하는 대표적인 수용물질로 잘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중금속과 같은 화학물질에도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항체나 압타머가 개발되고 있다.

중금속 검출에 있어서 수용물질뿐 아니라 신호물질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기술 중 하나이다. 신호물질이란 측정대상물질의 정보를 인식 가능한 신호로 변환시켜주는 수단이다. 즉, 특정 중금속의 존재여부를 광학적, 전기적, 물리적인 신호로 변환시켜주는 물질인 것이다. 꾸준히 각광받고 있는 신호물질인 금 나노입자, 퀀텀닷(Quantumdot), 그래핀(Graphene) 등이 중금속 검출 분야에서도 최근 비색, 형광, 전기화학적 검출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하여 올해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금 나노입자의 발색 촉매반응을 이용한 수은의 시각적 검출법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중금속 정보가 담긴 신호를 측정하는 장치는 기존의 대형 분석장비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아지고 작동방법 또한 단순해지고 있다. 중금속 오염여부를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측정장비의 소형화와 휴대용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기존에 식품시료를 수거해 전문검사소로 가져가 분석장비를 이용해 중금속 오염을 확인하는 데까지 드는 많은 인력과 시간을 줄이기 위함이다.

실제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검출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수용물질과 신호물질이 빠른 시간 내에 강한 신호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측정장치의 편리성이 고루 갖춰줘야 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특정 중금속에 대한 높은 선택성과 빠른 감지, 초고감도 검출을 위해 나노 및 반도체 기술을 융합하기도 하고, 측정 정보의 실시간 네트워킹을 위해 IT 기술을 융합하기도 한다. 아직은 원천기술 개발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런 다양한 기술의 융ㆍ복합은 앞으로 식품 내 중금속의 실시간 검출을 실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식품에 포함된 중금속은 미량이지만, 우리가 아무 것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중금속 오염문제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도록 식품표시와 잔류물질 관리를 강화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특히 효율적인 중금속 모니터링을 위한 검출기술 연구개발 및 보급에 힘써야 할 것이다. 기존 검출방식의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식품 중금속 검출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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