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필름에 항생제, 살균제 등 처리하면 더 효율적으로 병원균 사멸 가능

김주성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주성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안전연구단 책임연구원

바쁜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글로벌화,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식품의 생산형태도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으며, 가공식품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 따라서 식품 가공라인이나 대형급식소 등에서 미생물학적인 위생상태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식중독 사고는 단순히 사회적,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해당 생산업체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식중독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위생관념이나 노력, 제도 등은 많이 발전했지만, 대형 식중독 사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왜일까?

물론 이러한 위생시스템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서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 이유 중 일부분은 분명 식중독균의 바이오필름 때문일 것이다. 바이오필름은 사실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바다, 강과 같은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집안 주방의 하수도에서도 흔하게 존재한다.

병원에서 병원균에 의한 바이오필름은 병원 내 감염의 큰 원인이 되며, 식품 원재료 공급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식품 생산라인에서 식품 접촉면에 부착하는 식중독균은 식품의 영양분을 먹고 바이오필름을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세균이 분비하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DNA 등이 단단한 막을 형성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형성된 단단한 막은 물리적인 세척에도 잘 떨어지지 않고, 살균제 및 소독제 침투가 쉽지 않아서 제거하기가 무척 힘들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식중독을 빈번하게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클로스트리디움퍼프린젠스 등이 모두 바이오필름을 생성할 수 있다. 이러한 바이오필름 상태의 식중독균은 다른 식품을 교차오염시킴으로써 식중독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바이오필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식품안전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바이오필름을 제어하는 방법으로는 살균소독제, 식품가공기기의 재질 및 디자인 개선, 가공공정 개선, 물리적 세척, 효소ㆍ박테리오 파지ㆍ박테리오신ㆍ쿼럼센싱 억제제 등의 사용 등이 있다.

그 중에서 효소의 사용은 바이오필름의 구조성분, 즉 단백질, 탄수화물, DNA 등을 분해해 제어하는 방법으로, 쉽게 말해 그 구조를 파괴하는 것이다. 덴마크 Aarhus University Rikke Louise Meyer 교수 연구팀이 ‘Current Opinion in Biotechnology’ 학술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DNase 처리를 통해 많은 종류의 바이오필름에 존재하는 ‘extracellular DNA’를 분해함으로써 이들 바이오필름을 제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파괴된 바이오필름에 항생제, 살균제 등을 처리하면 이들의 침투효과가 용이해져서 더 효율적으로 바이오필름 매트릭스에 존재하는 병원균을 사멸시킬 수 있다.

효소는 전반적으로 친환경적이며, 타깃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효율적으로 반응하기 위해서는 온도 등의 조건에 민감하고, 고가 등의 단점도 있다. 고가 등의 문제는 정제 정도가 떨어지는 효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식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러한 바이오필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의 발전이 많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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