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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구 박사의 마음산책] 여름날의 새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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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1  09: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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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구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여름날의 새벽 숲은 더욱 더 맑고 찬란하다. 나뭇잎과 풀 섶엔 이슬이 맺혀있기 때문이다. 새벽녘의 이슬을 머금은 풀잎 사이로 걸어 들어간다. 발등이 젖어 오지만 새벽녘의 숲속은 어둠을 서서히 걷어내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발등이 젖어오는 새벽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어머니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내 어릴 적 어머니는 새벽녘에 밭일을 하고 오셨다. 여름날의 새벽길은 새벽이슬로 발등이 젖기 마련이다. 무더운 여름날엔 새벽녘에 일을 마쳐야 한다.

나는 새벽 산책을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 새벽길은 새로운 하루를 열며 삶의 열정과 희망을 잉태하여 준다. 특히 여름날의 새벽길은 내 어머니를 생각나게 해 주기에 더욱 더 좋아한다. 어머니의 기일이 모레로 다가오는데 이십여 년 전 어머니가 가시던 해에도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날로 기억된다. 부지런 하셨던 어머니도 여름날의 새벽녘을 좋아하셨을까!

여우골 계곡을 돌아오는 길에 소백산 기슭에 귀촌하여 살고 있는 정수로부터 전화가 왔다. 소백산 기슭엔 도시보다 언제나 시원하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설명을 하였다. 그곳에도 무덥기는 마찬가지라 계곡에 힘차게 흘러가는 맑은 물에 발을 담그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나는 정수에게 소백산 기슭의 새벽녘을 물어보고 싶었다. 큰 산의 기슭과 계곡은 맑고 찬란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나도 여우골 계곡의 새벽녘을 설명하였다. 새벽녘의 숲과 길은 도시를 떠나온 섬처럼 맑고 조용하였다.

   
 

나는 여름날의 새벽길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아무도 밟은 흔적이 없는 새벽길엔
나뭇잎과 풀 섶에 맺힌 새벽이슬이
어머니의 모습으로 내 가슴에 밀려온다.
 
내 어머니가 찾았던 여름날의 새벽길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소개비 밭 자락에서 붉은 고추를 따시고
자줏빛 도라지 꽃밭의 김을 매시고
밭 둔덕의 애호박을 따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여우골 계곡의 새벽길을 걸으며
정들었던 어머니의 모습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나는 여름날의 새벽길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거기엔 언제나 어머니가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길을 가꾸며
어린 나를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 시인 김현구, 여름날의 새벽길 ---

나는 오늘 정수에게 ‘여름날의 새벽길’이란 시를 써서 보내 드렸다. 정수는 “나는 여름날의 새벽길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 거기엔 언제나 어머니가 /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길을 가꾸며 / 어린 나를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라는 3연 부분이 마음에 다가온다고 하였다. 나도 모레 어머니의 기일이 오면 너의 소백산 기슭의 삶을 어머니에게 알려드리고 싶다고 하였다.

여름날의 새벽 숲은 고독한 섬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길엔 언제나 어머니가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지난 1년 동안 어머니께선 새벽길을 지켜주셨다. 나는 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어머니를 찾아 새벽길을 찾아 갈 것이다. 거기엔 언제나 어머니의 따뜻한 손과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김현구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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