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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막걸리가 우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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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30  09: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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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연구팀

발효과정에서 미생물이 생성하는 기능성 성분 ‘다양’
고형분 함량 15% 내외, 영양성분 ‘풍부’

이은정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연구팀

대표적인 우리술 막걸리는 발효주의 일종으로 크게 발효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와 이를 살균한 막걸리로 나누어 시판되고 있다. 막걸리 제조 시에는 곡물(쌀, 밀)의 전분을 포도당의 형태로 분해(당화)하는 효소를 가진 곰팡이와 분해된 포도당을 알코올로 전환시키는 효모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전통적인 막걸리는 ‘누룩’이라는 복합적인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발효제를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곰팡이와 효모, 그리고 유산균을 포함한 균이 술의 발효에 관여하게 된다.

물론 발효제 내의 미생물의 종류나 분포도에 따라 약간의 시기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초반에는 곰팡이에 의한 당화가 주를 이루다가 중반에는 효모의 증식이 크게 늘어나며 알코올을 생성하게 되고 발효 말기에 이르면 pH가 떨어지고 알코올 도수도 상승하여 일반 세균의 증식은 억제되면서 유산균 등의 몇몇 내 산성을 가진 유익균의 증식이 증가하게 된다. 이 과정은 누룩 내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각기 다른 기작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발효과정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으나, 그만큼 다양한 주질(酒質)과 유익물질 생성의 원인임과 동시에 우리술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다양한 미생물에 의한 다채로운 향기성분의 생성은 막걸리 품질 향상에 도움을 주며, 특히 복합적인 발효과정에서 미생물이 생성하는 기능성 성분들이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또한 같은 발효주라 하더라도 특히, 막걸리는 고형분 함량이 15% 내외로, 수분이 95~99%를 차지하는 와인이나 사케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그만큼 풍부한 영양성분(단백질, 탄수화물, 필수아미노산,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이는 이 자체로도 알코올 대사가 원활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거나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고 고혈압을 억제시키는 등의 유익한 효능을 가짐과 동시에 미생물에 의한 다양한 대사체 생성의 밑거름이 된다. 막걸리 생성 시 미생물에 의한 대사체 표준 지표 데이터베이스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며, 최근에서야 구축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향후 몇 년 내로 생리활성이 우수한 막걸리 대사체 발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막걸리의 유익성은 생막걸리의 풍부한 유산균 함유이다. 막걸리 내에는 대략 ㎖당 105~109의 유산균이 들어있으며 이는 ㎖당 106~108의 유산균이 들어있는 요거트와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고, 오히려 섭취량을 비교했을 땐 훨씬 많은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프로바이오틱스로서 유산균 외에도 효모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효모를 다량 함유한 막걸리의 또 다른 유익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숙취 문제는 1970년대 이후 막걸리의 최대 과제 중 하나였다. 당시 조기 숙성을 위해 암암리에 사용하던 카바이드 같은 화학물질과 미생물에 의한 발효 조절 실패에 의해 생성되는 메탄올과 같은 물질들은 숙취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었으며, 이로 인해 막걸리는 마시면 숙취가 심한 술로 대중적으로 각인돼 있다.

현재 막걸리 생산공정은 철저한 발효조절과 더불어 여러 번의 담금 과정 등 느린 전통 우리술로서 가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예상 밖의 품질 저하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숙취의 원인물질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이 마당에 막걸리는 숙취가 전혀 없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다만, 혹시나 막걸리를 마시고 유난히 숙취가 심하다고 느끼는 분들은 저도수(5~6도)에 고형분이 많은 막걸리를 안주나 식사도 건너뛴 채로 취하는 줄 모르고 마시다가 과음을 하게 되지는 않았는지 한번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술은 정말 몸에 좋을까? 사실 술은 세계보건기구(WT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그 원인물질은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이 체내에서 분해돼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작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하루 한 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라’고 권고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인 추세도 동일하다. 한때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와 함께 하루 한 두 잔의 와인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던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럼에도 일본은 사케(일본식 청주)를 국주(國酒)로 지정해 전 세계적으로 ‘Sake’라는 이름으로 일본술을 널리 알리며 ‘일본 음식에는 일본술’이라는 문화적 브랜드를 잘 구축하고 있다. 풍부한 아미노산과 항산화물질, 혈액순환 개선 등의 기능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의 질적 저하를 막기 위해 국가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자국의 술 산업에 문화적 의미를 더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경제적 가치를 내는 선진국 주류산업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모든 ‘술’은 건강에 해롭다. 따라서 우리술 또한 건강에 무조건 이롭다고 할 수도 없다. 다만, 그럼에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 마셔야만 하는 사람, 가끔씩 기분전환을 위해 한 잔의 술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그나마 막걸리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래도 다른 술보다 우리술 막걸리는 이렇게 우수하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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