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관식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우관식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밥물에 10% 발효주정 첨가하면 식감 개선
가정에서는 2인 기준 밥물에 소주 한 두 잔 첨가

콩, 팥, 옥수수, 수수, 기장, 조 등 다양한 곡류는 영양과 기능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난소화성 전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 잡곡은 소화흡수를 늦춰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기 때문에 비만과 당뇨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잡곡은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뿐만 아니라,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조는 소화흡수율이 높으며, 다른 곡류에 비해 수용성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각종 생활습관병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다량의 칼슘이 들어있어 성장이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장은 단백질, 지방질, 비타민A 등이 풍부하고, 특히 단백질 함량은 쌀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수수는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고지혈증을 예방하며, 혈당 상승을 유발하는 효소 작용을 억제해 혈당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검정콩은 지질,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E 등이 들어있고, 모발 성장에 필수적인 시스테인도 함유하고 있어 탈모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보리는 미네랄, 식이섬유,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사포나린과 혈관 질환 개선 기능이 있는 폴리코사놀,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가바 등 기능성 물질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잡곡의 우수한 영양에도 불구하고, 거친 식감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잡곡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보리, 검정콩과 수수, 기장, 조 등의 잡곡을 섞은 쌀에 약간의 발효주정을 넣고 밥을 지을 경우 식감이 개선되고, 동시에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기능성 성분과 항산화 활성이 높아짐을 확인했다. 즉, 쌀에 보리, 검정콩과 수수, 기장, 조 등을 넣어 밥물에 10% 발효주정을 첨가하여 밥을 지으면 물만 넣어 지은 잡곡밥에 비해 거친 식감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잡곡밥의 항산화 활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밥물의 10%를 발효주정으로 첨가해 지은 잡곡밥은 주정 냄새가 나지 않아 밥맛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잡곡밥의 풍미가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 가정에서는 2인 기준으로 밥물에 소주 한두 잔을 첨가해 잡곡밥을 지으면 식감이 부드럽고, 항산화 성분 함량과 항산화 활성이 높은 잡곡밥을 지을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잡곡밥을 지으면 밥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노화도 늦출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잡곡밥 짓는 법을 이용하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잡곡밥을 지을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적극 이용할 수 있어 국내 쌀과 잡곡 재배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