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만성병 약으로 치료하는 것은 한계
육류 소비 절제ㆍ채식 위주 식단으로 건강수명 연장 범국가적 운동 전개해야 할 때

세계적으로 채식 붐이 일고 있다. 육식 대신에 다양한 채소류와 과실 그리고 곡류를 섭취하여 균형잡힌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채식 위주 식단이 건강하다는 것은 많은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으며, 채식 선호 경향은 육류 섭취가 많은 나라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독일의 경우 채식 인구는 전체 소비자의 9%에 달하는데, 특이한 것은 20~39세가 34%를 점하고 연간 10%씩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과도한 육류 섭취에 따른 필요량 이상의 동물성 지방은 심혈관계 질환, 콜레스테롤 증가, 비만 등 만성병의 원인이 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육류 소비 증가에 따른 또 다른 범세계적 문제는 식용동물 사육 증가에 따른 배설물에 의한 환경오염, 동물의 소화과정에서 방출되는 메탄 등 온실가스, 사육용 초지 확대에 따른 산림 파괴, 사람이 직접 먹을 수 있는 곡류 6~7㎏으로 단 1㎏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단백질 생산성이 매우 낮고, 지구에 살고 있는 같은 생명체로서 도축에 따른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에 발생하는 폐결핵 등 인수공통 전염성 질병은 동물로부터 시작된 것이 많다.

육류를 선호하는 보편화된 이유는 육류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맛과 향, 조직에서 오는 즐거움과 함께 동물성 단백질은 인체에 필요불가결한 9종의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알려진 결과로는 이들 필수아미노산은 동물성 단백질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물성 기원 단백질로도 공급할 수 있고 그 양도 충분하다. 즉 여러 종류의 두류, 현미, 조류, 견과류, 종실, 곤충 등에서도 양질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고 충분한 필수아미노산을 공급할 수 있다. 육류에서만 얻을 수 있는 기호적 특성도 근래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육류 유사품들은 실제 육류와 비교해도 기호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육류 소비량 증가에 따른 비만을 포함한 만성병 이병율의 증가는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육류 소비가 많은 선진국에서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식생활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에 의한 평균수명 연장은 여러 만성질환 발생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의 의료비는 2016년 25조로 6년 새 78%가 급증했다. 앞으로 노령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이에 따라 만성병 환자는 함께 증가할 것이다.

만성병은 약으로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의약계의 통설이다. 이제 육류 소비를 절제하면서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꿔 건강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범국가적 국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식생활 개선으로 만성병 예방과 수명이 연장된다는 것은 많은 실증시험으로 확인됐으며, 더 늦기 전에 우리 식단을 옛 방식으로 바꿔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장수지역민의 식단은 채식 중심이며, 불교 등 특정 종교인들은 완전한 채식을 하나 건강에 전연 이상이 없다.

채식 위주의 우리 전통 식사습관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보다도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데, 이 좋은 식단이 더 맛있는 것을 먹겠다는 생각으로 육류 소비가 많아지는 식사 형태로 바뀌는 것은 심히 우려할 일이다. 정착된 육류 선호 기호는 쉽게 바꿀 수 없겠으나 맛과 향, 그리고 조직이 거의 비슷한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들을 개발하여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건강을 지키면서 먹는 즐거움도 함께 선사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연구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채식 위주의 식생활 형태를 수천 년 간 이어왔던 우리 민족에게 30여년의 육류 지향적 식생활은 우리 인체의 유전인자가 적응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기간이다. 형성된 유전인자가 변하는 데는 수 천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제 우리 몸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통적인 채식 중심의 본래 우리 식단으로 돌아가 건강 장수, 100세 시대를 열 준비를 해야겠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