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영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심은영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막걸리는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술로 빛깔이 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알코올 성분이 6~7도로 낮다. 막걸리는 상당량의 단백질, 라이신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 당질, 소량의 비타민, 미량의 생리활성물질 등이 들어있어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 뿐만 아니라 생 효모가 들어 있기 때문에 다른 주류와 비교할 수 없는 특이한 맛을 가진다.

발효를 위해 사용되는 누룩의 원료로는 밀이 주로 사용되고 지방에 따라 쌀이나 보리, 녹두 등을 넣기도 한다. 지금까지 멥쌀, 찹쌀, 보리쌀, 볶은 쌀, 팽화미분, 율피가루, 밀 등 다양한 원료를 이용하여 막걸리를 만들었다. 실제 시중에 판매 중인 대다수의 막걸리는 쌀, 밀, 쌀과 밀의 혼합, 그 외 보리 등 기타작물을 혼합하여 생산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우리 밀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막걸리 제조에 이용되는 거의 모든 밀은 수입산이다.

밀(Triticum aestivum L.)은 벼과의 한해살이풀로 키는 1m 내외이며 소맥이라고도 한다. 옥수수에 이어 세계 곡물 생산량 2위를 차지하며, 보통 낟알을 빻아 밀가루를 만들어 빵ㆍ과자ㆍ국수 등을 만들어 섭취한다. 밀은 당질ㆍ단백질ㆍ비타민 E와 B 등이 풍부하며, 신라ㆍ백제시대 유적 등에서 그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작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소비되는 밀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쌀은 오래 전에 자급을 이룬 것에 비해, 밀 자급률은 0.7%에 불과하다. 현재 국산 밀을 활용한 가공품에 대한 연구는 국수 및 파스타와 같은 제면에 관한 것이 대부분으로, 국산 밀 자급률 증대와 소비 촉진을 위한 새로운 가공 이용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육성한 대표 밀 품종에는‘금강밀’, ‘백중밀’, ‘조경밀’이 있다. ‘금강밀’은 조숙, 다수성인 백립계 밀로 다목적용 밀가루로 적합하다. 제분율이 72%로 높고, 천립중이 44gㆍ단백질 11%ㆍ회분 0.41%의 함량을 보이며, mixograph 특성을 분석한 결과, 반죽의 안정성이 다른 품종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백중밀’은 백립계 밀로 도복에 강하고 재배형질이 우수하며 제분율이 72.4%로 높고, 밀가루 색이 밝으며, 국수적성이 우수해 생면용 밀가루로 적합하다. 천립중이 39.8g, 단백질 8.8%, 회분 0.41%의 특성을 보인다. ‘조경밀’도 백립계 밀로 제분율이 높고 경질밀로서 제빵용으로 적합하다. 제분율 72%, 천립중 44.6g, 회분 0.46%, 단백질 12.3%의 특성을 보인다. 탄수화물은 금강밀, 백중밀이 78.4%, 78.2%로 높았다.

양질의 국산 밀로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막걸리를 생산하여 국산 밀 소비 확대에 기여하고자 금강밀, 백중밀, 조경밀 3가지를 이용하여 70%, 85%, 100%로 제분한 원료를 이용, 막걸리를 제조하여 품질 특성을 조사하였다. 밀 품종 및 제분율에 따른 막걸리의 품질 특성을 검정한 결과, 가용성 고형분 함량 10.94~12.33°Brix, 환원당 2.89~4.71%, 알코올 14~15.97%를 나타냈으며, 이들 중 백중밀이 제분율 70%, 알코올 15.97%, 환원당 4.71%로 가장 높은 함량을 나타냈다.

밀 막걸리의 글루코스 함량은 159.4~560.7㎎%의 범위를 보이며, 원료 밀 대비 상당량 증가했고 그 외 마니톨과 아라비노오스도 존재했다. 밀 막걸리의 유기산 분석에서 유산균에 의한 대사산물인 락트산은 85.3~650.3㎎%의 분포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제분율 증가에 따라 그 함량도 증가했다. 제분율별 품종 비교에서는 조경밀이 가장 높았다.

밀 막걸리 품질관련 인자 상관성 분석에서 원료곡의 단백질 함량은 밀 막걸리의 총산, 환원당과 부의 상관을 보였고(p<0.001), 원료곡의 탄수화물 함량은 밀 막걸리의 총산, 환원당(p<0.001) 및 알코올 함량(p<0.05)과 정의 상관을 나타냈다. 가용성 고형물 함량은 알코올, 환원당 함량과 정의 상관을, pH와는 부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p<0.001). 밀 막걸리의 알코올 함량 비교 시 70%, 85% 제분율에서 품종과 제분율에 따른 차이가 없어 85% 밀가루도 막걸리용으로 이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품종과 제분율에 따라 함유하는 유리당과 유기산 등 여러 가지 품질특성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원료의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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