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범규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검정색 곡물 함유 ‘안토시아닌’
항산화 활성, 콜레스테롤 저하, 혈관 보호 ‘효과’

강범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농업연구사

검정색 계열의 곡물에는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는 항산화 활성, 콜레스테롤 저하, 혈관 보호, 항암, 궤양 예방 효능이 탁월한 기능성 물질이다. 우리가 먹는 검정색 곡물은 검정쌀, 검정콩, 검정깨 등 다양하다.

흑미는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위, 간, 신장 등 장부활동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흑미는 일반 현미의 건강기능성을 그대로 가지면서 항산화 활성이 높은 검정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시아니딘-3-O-글루코사이드, C3G)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안토시아닌을 이용해 연구한 결과, 흑미의 주정 추출물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분비하는 위염을 일으키는 독소성분의 분비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불규칙한 식사, 음주, 각종 스트레스에서 유발되어 몸속의 정상세포를 공격해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활성이 우수하며, 특히 간 조직의 정상세포 보호, 피부조직의 노화방지 등 효능이 탁월하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하였다.

최근에 밝혀진 재미있는 사실은 흑미 추출물이 폐경기 여성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개선한다는 연구결과이다. 난소를 제거해 갱년기 질환 중 골다공증을 유발한 실험동물에 흑미 추출물을 꾸준히 섭취시킨 결과, 세포 독성이 없는 농도에서 조골세포의 생장을 돕고 골밀도를 향상시켰다는 연구결과도 눈여겨 볼만 하다.

콩은 단백질이 40%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전통 식생활에서 질 좋은 단백질을 공급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검정콩은 쌀과 혼합하여 콩밥으로 먹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 콩의 원형과 영양성분을 변형시키지 않고 이용하기 때문에 단백질 및 영양성분 섭취 효율이 높다. 콩에 들어있는 기능성분에 의한 효과는 암 예방과 치료, 항산화 및 노화 방지, 항당뇨, 항균, 콜레스테롤 저하, 다이어트 효과 등 무궁무진하다.

최근 이러한 콩의 기능성에 관여하는 이소플라본, 레시틴 등을 추출하여 의약품으로 시판하고 있다. 검정콩은 일반 콩과 같이 건강기능성 효과를 나타내는데, 검정색 껍질에 있는 물질인 안토시아닌은 콜라겐의 기능을 향상시켜 피부에 탄력과 생기를 넣어 주며, 노화 방지 효과가 매우 크다. 또,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폐경기 여성의 노화 방지와 갱년기 장애 극복에 효과가 크다.

그리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에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준다. 이와 함께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릴 수 있는 리놀산 등 식물성 지방질이 매우 풍부하고, 신체 각종 대사에 필요한 칼륨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 B1ㆍB2ㆍE도 풍부하여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밖에 중년기 이 후여성들의 체내 칼슘 이용률을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참깨의 섬유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리그난에는 세사민, 세사몰린, 세사미놀 등이 있으며, 이는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세사민은 악성콜레스테롤(LDL)을 억제하는데 뛰어난 효능이 있어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고, 세사미놀은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촉진시키며 기억력 손상 예방과 개선에 효능이 있다. 그 외 리그난의 콜레스테롤 대사 조절작용, 간 기능 증강 작용,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 등이 인정되고 있다.

올레산, 리놀레산 등 불포화지방산과 시스틴, 메티오닌 등 필수 아미노산 등이 많아 동맥경화 등 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보고되었으며, 검은깨(흑임자)에 풍부한 레시틴은 두뇌가 일을 하는데 필요한 포도당과 산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 밖에 비타민 B1ㆍB2ㆍE, 칼슘, 셀레늄 등 기능성 미량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B1ㆍB2 는 신진대사 활동에 관여하며, 희귀 원소인 셀레늄은 세포 노화를 방지하고, 칼슘은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있다.

이외에 이색 검정 곡물로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검정팥, 검정땅콩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성인병, 비만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콩, 잡곡 등의 기능성에 주목하여 식문화가 변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층으로 갈수록 우리 고유의 식문화에 대한 친숙도는 다소 떨어지며, 특히 어린 아이들은 혼식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품종들을 개발하여 보급 중이다. 앞으로도 우리 작물의 건강기능성 연구와 개발을 통하여 우수성을 입증하고, 생산과 소비를 증대시켜 국민 모두 건강한 사회를 이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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