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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구 박사의 마음산책] 새 옷으로 갈아입은 산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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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1  10: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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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구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산과 들은 어느새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회색빛 마른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연둣빛 새 옷을 자랑하고 있다. 들녘에도 훌쩍 자란 풀잎이 바람에 따라 물결을 친다. 얼굴에 스치는 바람도 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린다. 오늘은 남녘의 섬, 통영의 비진도로 떠난다.

오늘 산행을 위하여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신록(新綠)이 눈을 시원하게 하여 준다. 연둣빛 잎새에 다가서면 꽃보다 진한 내음이 난다. 신록이란 새로운 초록이란 뜻이지만 연둣빛에 가까우며 이 시기는 너무 짧은 기간이다. 남녘으로 내려가면서 연둣빛은 짙어지면서 짙은 초록으로 변화되고 있었다. 우리 산악회 버스는 약 4시간을 달려서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통영항에서 비진도까지 뱃길로 약 1시간이 걸린다. 쪽빛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수많은 섬과 섬 사이를 돌아 비진도 내항에 도착하였다. 내항 마을회관과 비진분교를 거쳐 숲속으로 들어선다. 숲은 어느새 짙은 초록빛 숲으로 변화되었다. 수원보다 보름 정도 빠른 것 같다. 비가 지나간 후라 숲길엔 촉촉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풀잎도 한 뼘이나 두 뼘 정도 자라 바람이 불어오면 푸름이 물결을 친다. 숲속은 무거운 때를 벗겨내고 새 옷으로 단장을 하였다.

   
 

새로운 숲이 새 옷으로 갈아입듯이 우리는 새 옷을 사고 몸을 정결히 한다. 마음도 맑은 바람처럼 가벼워진다. 살아가면서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은 굵은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 힘들게 이마에 땀방울이 흘러내려야 우리 몸의 내면까지 정결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땀을 흘리며 비진도 해수욕장을 거쳐 선유봉(313m)에 올라섰다. 어느 쪽을 내려다보아도 쪽빛 바다에 작은 섬들이 점점이 박혀있다. 이곳은 한려수도(閑麗水道)의 시작점인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한국의 나폴리로 일컬어지고 있다.

선유봉 정상에서 이 섬의 둘레길을 따라 하산하였다. 수백 년은 됨직한 동백나무 군락지가 있고 밭엔 대부분 땅 두릅을 재배하고 있었다. 밭둑과 산기슭엔 대지의 촉촉함이 묻어나고 성큼 자란 풀잎이 바람에 따라 춤을 추고 있었다. 비진도는 안 섬과 바깥 섬으로 구분되고 이 두 섬을 이어주는 곳에 비진도 해수욕장이 펼쳐져있다. 비진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온통 푸름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비진도에서 나올 땐 외항선착장에서 승선하였다. 석양이 질 무렵 출발하였다. 배를 타고 나오면서 쪽빛 바다에 떨어지는 저녁노을이 다가왔다. 그 노을을 보며 누구는 슬픔을 느끼고 누구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나는 슬픔보단 아름다움을 보기로 하였다. 산우들과 한 잔의 맥주를 마시며 석양에 반짝이는 저녁노을이 새 옷으로 갈아입은 산과 들의 푸름처럼 싱그러웠다.

나는 신록인 연둣빛 잎새(grass-green new leaves)를 좋아한다. 이것들은 우리가 새 옷을 입는 것처럼 혹독한 겨울을 나며 한 계절 동안 새 옷을 준비하였다. 우리들의 새 옷도 요모조모 따지고 마음으로 준비한 새 옷을 입어야 아름다운 것이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산과 들처럼 내 마음도 새 옷으로 갈아입고 싶다.

김현구
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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