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왔던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월 식량가격지수는 육류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가격지수가 하락하면서 171.0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175.8포인트) 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군별로 보면, 곡물 가격지수는 충분한 곡물 공급과 양호한 생산 전망으로 2월(150.5포인트)보다 1.8% 하락한 147.8포인트를 기록했다. 국제 쌀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었으나 밀 가격은 주요 생산지의 기상조건 개선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은 최근 남미에서 수확량이 늘면서 하락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178.7포인트)보다 6.2% 하락한 167.6포인트를 기록했다. 식물성 유지류 가격의 하락은 주로 팜유와 대두유 가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팜유 가격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생산 증가 전망과 세계 수입수요 둔화에 기인해 전월보다 5.6% 하락하며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두유 가격은 남미의 생산 증가와 미국의 2017/18년도 재배면적 확대 전망으로 인해 전월보다 3.5% 하락하며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채씨유와 해바라기유는 당초 전망치보다 공급 물량이 늘면서 유지류 가격지수에 영향을 미쳤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2월(194.2포인트)보다 2.3% 하락한 189.8포인트를 기록했다. 유제품 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 하락했으나 작년 동월보다 46% 높은 수준이다. 이번 가격 하락은 북반구의 풍부한 우유 공급과 당초 예측치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세아니아의 우유 생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육류 가격지수는 2월(162.0포인트)보다 0.7% 상승한 163.2포인트로 나타났다. 소고기 가격은 오세아니아의 제한된 공급이 계속되고, 돼지고기 가격은 중국 등 아시아의 수입 수요 강세로 이어지면서 각각 소폭 상승했다. 가금류와 양고기 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설탕 가격지수는 2월(287.9포인트)보다 10.9% 하락한 256.6포인트를 기록했다. 설탕 가격은 전반적인 수입 수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브라질 내 생산 급증과 바이오 에탄올 생산용 사탕수수 소비 감소로 인해 브라질산 설탕이 세계 시장에 대거 유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하락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2008~2017년)

* FAO 식량가격지수 : 1090년 이후 23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73개)을 모니터링하여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로 매월 작성ㆍ발표(2002-2004년 평균=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