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장

“쌀 소비 확대를 위한 다양한 가공기술 개발과 쌀 중심 식생활의 우수성 구명, 토착 발효 종균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우리 농산물의 신수요 창출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 및 비만 예방 농식품 소재 발굴 연구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 2월 28일 김행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장은 작년에 농진청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기술 이전한 전체 건수 중 농식품자원부가 농진청 전체 부서에서 1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김 부장으로부터 올해 농진청 농식품자원부의 업무계획을 들어본다.

김행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장

농촌진흥청 TOP 5 융복합 프로젝트에 쌀 가공산업 활성화사업이 있는데, 농식품자원부의 과제는?
쌀 소비량이 감소함에 따라 소비를 다양화시킬 수 있는 가공기술 개발과 쌀 중심 식생활의 효과 평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백설기ㆍ절편ㆍ발효죽ㆍ흑미영양바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한식 섭취가 미국인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쌀 중심 한식의 장점을 홍보했다.

쌀 소비는 감소하지만 가공용 쌀 소비는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건식쌀가루를 이용한 가공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쌀의 종류에 따른 기술적ㆍ조리과학적 특성을 구명하고, 떡 종류별 최적 가공조건을 설정하는 연구이다. 쌀의 새로운 용도를 찾기 위해 무가당 쌀발효음료, 라이스볼, 건조 쌀 고기 개발 및 실용화 연구를 할 계획이다. 쌀은 비만의 주범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발효식품을 우리 식생활의 강점으로 꼽지만 막걸리 종균 등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발효자원 연구 계획은?
국내 종균 생산업체의 규모가 영세하고, 인프라가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고체종균 수입액이 2000년 1477만 달러에서 2013년 2305만 달러로 1.6배나 늘었다.

국내 종균산업은 빵 효모 및 유산균 제제를 중심으로 초기단계이다. 발효종균의 원천기술 개발로 수입을 줄이고, 전통식품의 기술 수준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올해는 발효식품용 유용 미생물 발굴 및 선발 5종, 생물자원 등록 2종, 종균 개발 1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착종균을 이용한 농가형 발효제 제조 및 현장 실용화, 한국형 청주ㆍ증류식 소주용 효모 제형화 및 보급 등도 주요 과제이다. 곰팡이ㆍ효모 등 토착 발효종균의 산업용 대량 생산 기술과 과일을 이용한 발효식초의 수출 상품화 기술 개발도 주요 과제이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발효식품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천연발효식초 품질인증제 도입과 품평회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 기능성소재 개발 사업은 어떻게 추진하나?
그동안 식품자원 유래 대사체(기능성분) DB를 구축했다. 플라보노이드 성분표는 소비자용(식품의 플라보노이드 함량), 연구자용(플라보노이드 라이브러리), 산업체용(크로마토그램, 질량분석 정보) 등 3종을 만들었다.

올해는 한국인 다빈도 식품 섭취에 대한 식이 생체지표(dietary biomarkers)를 탐색하고, 심혈관 질환 예방 식품 효능 평가 사업을 할 계획이다. 우리 농산물의 기능성 식품소재 개발사업으로 △생활습관형 질환개선 식품소재 개발(보검선인장, 쑥부쟁이 등 3종) △지역특화 작목의 인체적용시험 및 지표성분 규격 설정 연구(고구마 잎자루, 도라지) △재배현장에서 소재 제조공정까지 전 단계의 표준화 △생강의 멀미 개선, 김치유 산균의 면역 개선, 저온숙성마늘의 피로 개선 기능 연구 등을 하고 있다.

쌀 가공기술 개발ㆍ국가표준식품성분 DB 확충
발효자원 활용으로 내수 소비 진작ㆍ수출 확대 촉진
비만 예방 농식품소재ㆍ지역특화작목 기능성소재 개발

비만 예방 농식품 소재 발굴과 식생활 연구를 한다고 들었는데…
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식품 개발 및 식생활 조절을 통한 연령별ㆍ성별ㆍ질환별 비만과 상관관계 등에 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농업과학원은 역학 데이터를 활용해 식습관과 비만의 연관성을 구명하고, 대체식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비만 억제 소재와 발효식품의 비만 억제 효과 구명 및 제품 개발 등의 과제를 하고 있다. 앞으로 비만 제어를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 및 질병예방 맞춤형 소재 개발, 한식 섭취에 의한 청소년의 비만 예방 평가 등을 구상하고 있다.

작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이전한 기술의 전체 건수가 농진청 전체 부서 중 농식품자원부가 최고를 기록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작년 농진청이 실용화재단에 기술이전한 전체 건수는 912건인데, 농진청 12개 부서 중 농식품자원부가 186건으로 전체 기술이전 건수의 20.4%를 차지했다. △굳지 않는 떡의 제조방법이 최고의 이전 건수를 기록했고 △농가형 천연양조식초 제조방법 △쌀조청의 제조방법 △혈전 용해능 및 항산화능을 갖는 검정콩 속성장 및 그 제조방법 △황기 및 표고버섯을 포함하는 간장 제조방법 △무독화 발효옻을 이용한 천연발효식초의 제조방법 △식품소재용 발효옻 추출물을 포함하는 장류 및 그 제조방법 △발효쌀가루 제조방법 등의 기술을 이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농업인 중에서도 어르신들은 농사만 생각하지만 젊은 사람들이나 귀농한 사람들은 산업적인 마인드가 있고, 가공에 대한 기술수요가 많다. 농진청 내에서도 농가의 새로운 트렌드에 부응하고, 6차 산업을 지원하는 데는 농식품자원부의 역할이 크다. 오는 3월 28일 aT에서 새로 개발한 최신 기술이전 설명회가 계획되어 있다. 많이 참가해주기 바란다.

농업인들이 농산물 생산 중심에서 소비와 직결되는 산업으로서 형태를 바꿔주는 데 우리부가 기여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농가에서 제조한 식초가 뜨고 있다고 하는데…
전국 각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천연발효식초는 유기산 등이 다양해 기호성이 높다. 농가들이 만든 식품으로 옛날에는 한과ㆍ장류ㆍ즙이 매출 상위 품목이었으나, 최근에는 즙이 빠지고 식초가 들어갔다. 그만큼 식초 생산량이 많아졌다.

농업과학원장님께서도 농가들이 만든 천연발효식초를 이탈리아 발사믹 식초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초로 키우자고 하셨다. 국산농산물 소비도 늘리고, 6차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농가들이 소규모로 식초를 생산하다 보니 제품이 균일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기술 이전을 해서 균주도 컨트롤되고 품질도 좋아졌다.

농식품자원부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나?
농식품자원부는 2008년 10월에 생겼다. 근무경력 5년 미만인 연구원이 50%이다. 다른 부서보다 젊은 연구원이 많다보니 미래지향적이고 적극적이며, 조직에 생동감이 넘친다.

사진 = 강봉조 기자 kbj@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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