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영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임미영 한국식품연구원 장내미생물연구단 선임연구원

개인 맞춤형 최적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지ㆍ관리기술 개발해야

인체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 개체 군집과 이들의 유전정보 전체를 일컫는 용어로 현재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이다.

최근 10년 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를 통해 소화, 대사, 면역 반응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상당히 진전되어 왔다.

많은 연구들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과 Clostridium difficile 감염증,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 비만, 당뇨, 류머티즘, 자폐증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성을 보고함에 따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 상태의 예측 변수이자 광범위한 질병의 치료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적절한 식습관, 항생제 또는 약물 복용, 독성물질에 노출 등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질병에서 관찰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의 예는 다음과 같다. C. difficile 감염증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의 감소와 Proteobacteria의 증가, Firmicutes와 Bacteroidetes의 감소가 관찰된다.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는 Faecalibacterium prausnitzii, Akkermansia muciniphila 와 같은 유익균의 감소가 관찰된다.

비만인 사람은 마른 사람에 비해 다양성이 낮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갖는다.

이러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진단 사업은 국외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2년에 설립된 미국의 uBiome은 작년 10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SmartGut™(the first sequencing-based clinical microbiome screening test)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SmartGut™은 분변 시료로부터 시퀀싱을 수행하여 배탈, 변비, 설사, 염증성 장질환, 과민성 대장 증후 군과 같은 일반적인 장 관계 증상들과 관련된 장내 미생물을 검출하며,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 등 다양한 지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영국에서도‘Map My Gut’라는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스크리닝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조절을 통한 균형 회복 및 질병 치료를 위한 연구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분변미생물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 등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조절을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예 : Lactobacillus, Bifidobacterium)을 뜻하며,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의 생장을 돕는 난소화성 성분을 일컫는다. 분변미생물 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환자에게 이식함으로써 단기간에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재발성 C. difficile 감염증의 경우 분변미생물이식에 의한 완치율이 90%에 이른다. 분변 자체를 이식하는 대신, 분변 유래 박테리아 33종을 혼합하여 재발성 C. difficile 감염증을 치료한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예로는 Seres Therapeutics를 들 수 있다. Seres Therapeutics는 재발성 C. difficile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분리한 박테리아 포자 혼합물인 SER-109를 개발하였다. 작년 7월에 발표된 phase-2 임상시험 결과는 재발성 C. difficile 감염증의 위험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SER-109의 새로운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에 대한 중대한 발견이 가능하게 되었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제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최적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지ㆍ관리 기술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인체 내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인에 적용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진들의 연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자체적인 원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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