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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식쌀가루를 이용한 벼의 신부가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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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9  1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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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웅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정지웅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사

건식쌀가루 생산, 우리나라에서만 시도되는 ‘창의적 도전’
농진청, 가공적성·수량성 겸비 신품종 육성에 최선

가구구조 개편과 편의성 추구 등 쌀 소비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가공용 쌀 수요는 2000년 18만 톤에서 2015년 61만 톤으로 증가했고, 주정용을 제외한 약 40만 톤의 가공용 쌀 중 28만 톤이 쌀가루 형태로 이용되었다. 그런데 쌀가루 형태로 이용되는 28만 톤 중 22.4만 톤이 가공업체 개별 ‘자가제분ㆍ제품생산’형태로 소비되고 가루 형태로 유통되는 규모는 5.6만 톤에 불과하여 가공식품 생산의 중간재인 쌀가루 제분산업의 정착이 미흡한 실정이다.

쌀은 물에 불린 후 분쇄하는 습식제분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건식제분에 비해 제분비용이 높을 뿐 아니라 그 공정이 복잡하여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 구축에도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 쌀의 단단한 물성 때문에 전통적으로 이용해오고 있는 습식제분으로 인하여 현재 우리나라 쌀 산업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ㆍ사회적 부담이 상당하다.

첫째, 소비환경 변화에 다양하고 품질 좋은 쌀 가공품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습식제분의 특성상 대부분의 가공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쌀가루를 생산하여 제품생산에 사용하기 때문에 동일 제품군 내에서도 업체 간 품질 차이가 심할 뿐 아니라, 쌀가루 시장 형성이 원활치 않아 잠재적 제품 개발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오히려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쌀 가공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쌀 가공업체수는 1만7000개나 되지만 연매출 평균은 2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높은 습식제분 비용은 영세업체들의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 여력을 더욱 악화시켜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2~3년간 보관해온 값싼 묵은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존형’ 쌀가루 산업의 모순을 심화시키고 있다.

셋째, 쌀 수급조절을 위해 쌀 가공산업을 활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남아도는 쌀’ 문제 해결의 가장 적극적인 수단은 햅쌀 소비이다. 그러나 높은 습식제분 비용때문에 가공업체들은 묵은쌀을 선호한다. 묵은쌀 역시 재고관리에 막대 한 국민세금이 투입된 것으로, 이를 이용한 쌀가루 산업 활성화는 국가경제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습식제분을 전제하는 기존 쌀가루 산업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쌀 가공산업을 쌀 수급 조절뿐만 아니라 21세기 우리나라 쌀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건식 제분에 적합한 쌀가루 전용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농산업 신가치 창조 및 지속 성장을 위해 ‘TOP 5 융복합 프로젝트’를 2016년 10월 출범시켰다. 그중 하나인 ‘밀가루 대체 쌀가루 산업 활성화’는 쌀 소비 확대를 위한 핵심방안으로 쌀가루에 주목하여 쌀가루 전용품종, 대량 유통을 위한 가공기술 및 제분기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쌀가루 전용품종들은 기존의 쌀과 달리 쉽게 분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설갱(2003 품종등록)과 한가루(수원594호, 2017 품종출원)는 연질미로써 쌀로 도정한 후 기류식 제분기를 이용하여 쌀가루를 생산한다. 분질미인 수원542호(2012 식물특허)는 기존 밀(小麥) 제분 설비에 현미를 투입하여 쌀가루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대규모 제분을 위한 별도의 설비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 수원542호는 분질특성이 벼 염색체 5번에 위치한 열성유전자(flo7)에 의해 지배됨을 밝혀 건식 쌀가루 전용품종 육성을 위한 육종 소재로 확립하였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9개 산ㆍ학을 통해 건식쌀가루를 이용한 총 21종의 다양한 가공시제품을 제작ㆍ평가하였다. 주요 쌀 가공제품 생산시 습식과 건식제분 전용품종 간의 차이는 크게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가공적성은 현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죽에 첨가하는 물량은 다소 늘어났으나, 습식쌀가루를 적용한 레시피를 큰 변화 없이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건식쌀가루 생산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시도되고 있는 창의적 도전이다. 건식제분으로 저렴하게 생산된 고품질 햅쌀 쌀가루는 다양한 쌀 가공제품 개발을 촉진하여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늘려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쌀 수급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지난해 265억 달러 규모인 세계 글루텐 프리 시장 개척에도 활용될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쌀가루 전용품종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가공적성뿐만 아 니라 수량성과 병해충저항성을 겸비한 신품종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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