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이상훈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식품연구본부 특수목적식품연구단

“미용식품 성장 위해 효능ㆍ작용기전에 대한 융복합 연구와 신규 소재 발굴에 활용할 수 있는 임상시험 이전 효능검색 시스템 및 생물학적 지표에 대한 지속적 연구 필요”

한 인터넷 쇼핑몰의 ‘새해다짐’ 상품 소개 코너에서 가계부와 더불어 다이어트와 미용식품의 매출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새해를 맞아 새로운 계획과 다짐을 하면서 가장 큰 관심사로 건강과 미용을 생각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국내ㆍ외적으로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속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트렌드가 산업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항상 접하고 있는 식품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식품산업에서도 기본적인 영양적 기능 이외에 질병예방 및 생리기능 개선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단백질 등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성분을 보충하거나 질병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으로,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있는 홍삼, 오메가-3, 헛개나무추출물, 백수오, 비타민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영양보충과 질병예방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최근 미용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용식품이란 엄격히 말해 화장품은 아니지만 보습, 미백, 노화방지와 같은 효능을 가지는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 생명공학과 식품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비타민이나 미네랄, 단백질 등과 같은 식품 영양소가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먹는 화장품’이란 개념이 새롭게 탄생된 것이다.

미용식품은 아직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개념과 명확한 용어 정의가 없지만 cosmecuetical, nutricosmetic, beauty supplement 등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화장품과 같이 피부에 직접적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outer nutrition과 다르게 체내 영양밸런스를 유지하거나 피부대사를 활성화시키는 inner nutrition으로서 새로운 미용관련 분야로 여겨지게 되었다. 국내의 경우에도 먹는 화장품, 미용식품이라는 용어가 소비자에게 익숙해져 있으나 그 용어적 개념이 정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는데 이러한 이유는 현재 미용식품이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표현 중 하나인 ‘피부건강’으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미용식품 개발 방향은 피부, 모발, 손톱 등 외관을 구성하는 조직의 영양성분을 식품에 단순 첨가하는 개념에서 출발하였다. 평소 소비자들이 미용식품으로 쉽게 접하고 있는 콜라겐펩타이드, 엘라스틴, N-아세틸클루코사민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피부조직을 구성하는 영양성분 이외의 미용효능 소재의 경우 식품을 통하여 이를 섭취해도 인체에 소화ㆍ흡수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중간 대사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그 효능이 사라지거나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주장이 있었으나, 베타카로틴, 리코펜, 칸타크산틴 등이 자외선을 통한 피부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여 피부노화를 억제한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다양한 생물자원으로부터 피부주름 개선, 피부보습, 미백, 아토피 억제 등에 효능이 있는 소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용식품과 피부미용 효능 간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제시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비타민 A와 E는 상피조직의 분화조절에 관여하여 자외선에 의해 유도된 멜라닌 침착과 피부주름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카로테노이드류는 대사과정을 통하여 이러한 비타민A 합성에 필요한 전구체로 전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옥수수수염 추출물은 피부 멜라닌 생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티로시나제라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여 피부미백 효능을 나타내며, 히알루론산은 피부 속 콜라겐과 엘라스틴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 영양분을 공급하고 수분 증발을 막아 보습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 아토피는 Th1과 Th2라는 면역조절세포의 불균형으로 발생되는데 과채유래유산균(L.plantarum CJLP133)은 Th1과 Th2 분화를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조절하여 아토피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미용식품이 다양한 체내작용을 통하여 피부건강 효능을 나타낸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아직 미용식품의 정확한 체내대사와 작용기전이 완전하게 밝혀지진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 간기능, 면역기능, 골변화 등 건강상태에 의해서도 피부건강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식품과 피부미용의 관계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에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미용식품의 지속적인 개발과 성장을 위해서는 효능과 작용기전에 대한 융복합 연구와 더불어 신규 소재 발굴에 활용할 수 있는 임상시험 이전 효능검색 시스템과 생물학적 지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미용식품 시장은 2017년 미국에서만 4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유럽, 일본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BT, IT, NT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보다 적은 양으로 특정한 피부효능을 나타내는 미용식품 소재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소비자의 욕구 역시 증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용식품 시장의 경우 선진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초기단계이지만 풍부한 BT인력과 K뷰티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국내 미용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 볼 때 미용식품 분야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따라서 미용식품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연구와 제품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세계 미용식품 산업을 선도하는 또 하나의 K뷰티 신드롬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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