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기온이 낮아지면 식중독 사고가 줄어든다는 통상의 개념을 깨고 겨울철에도 학교급식 등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실내 기온이 높은 급식 장소는 노로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식중독 원인균이 증식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고 있다. 이들 식품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는 사후가 아니라 사전관리가 최선이다. 즉 사고가 나기 전에 원인 발생 가능성을 예견하여 예방조치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는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은 사고 발생에 따른 원인 규명, 향후 필요 조치 등 사후관리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으나 이런 현실을 넘어 이제 어렵기는 하지만 사전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고, 관리방법을 첨단화해야 한다. 사전관리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와 협력이 절실하다.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식품의 모든 원료는 땅이나 바다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들 원료를 생산ㆍ관리하는 부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이다. 이들 부서에서 안전한 원료를 생산ㆍ공급할 수 있도록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한 최종 가공제품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할 수는 없다. 즉 식중독이나 중금속 또는 농약이 오염되었을 경우 수확 후 처리과정에서 완전히 제거하기는 지극히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식품의 안전관리는 농장에서 시작하여 식탁에 이르기까지 총 망라해야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들 분야를 관장하는 정부 부처의 상호협력은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각 부처의 기능과 역점 분야가 서로 다르지만 소비자는 관장 부서와 상관없이 안전한 식품을 공급받아야 하며, 정부는 안전하게 관리해야할 책무가 있다.

1차로 식품가공업체가 완전무결한 가공제품을 생산해야 하지만, 식품가공업체가 아무리 정성들여 안전한 제품을 생산했다 할 지라도 저장ㆍ유통과정이 잘못되는 경우 그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즉 저온저장이나 냉동보관을 필수로 하는 제품의 경우 적정온도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제시한 유통기한은 무의미하다.

근래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신선과채류의 경우 원료의 생산 환경ㆍ세척ㆍ유통ㆍ포장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자칫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소비자도 냉장ㆍ냉동 제품의 보관 조건을 지키지 않았을 때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여러 조건이 다른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부처의 역할을 넘어 관련되는 모든 부처와 소비자까지 소통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요사이 제조업 및 서비스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즉 관련 분야 간 융합이 강조되고 있는데 식품안전 관리 분야에서도 적극 도입해야 할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다. 이제 식품안전관리 분야에 IT를 적용하여 관리방법을 선진화해야하며 이를 위하여 모든 관련정보와 사물 간 정보교환이 가능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을 도입하여 관련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원료생산 상태가 센서를 통하여 정보가 입력되고 수송 및 보관 시 온도가 실시간 전송되어 집적되고, 가공 공장에서는 HACCP에서 CCP가 현장에서 기록ㆍ분석ㆍ종합되어 컨트롤 타워로 전송되어야 한다. 매일 제조업체에서 생산량이 집계되고, 이 결과가 판매처와 연계되어 계획 생산이 되어야 유통기한 경과에 의한 사고를 막고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앞으로 원료가 생산되는 토양의 중금속이나 농약 분석 결과가 연계되어 위험성 있는 지역의 생산이 제한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나아가 식중독 미생물이나 오염화합물질을 현장에서 바로 감지할 수 있는 센서 개발도 서둘러야한다. 포장제품의 유통과정 중 변질 여부를 육안으로 감별하고 경고 할 수 있는 기법도 적용되면 식중독 사고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분야는 한 부처나 연구기관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수축산식품분야ㆍITㆍ센서 개발ㆍ생물ㆍ화학ㆍ환경ㆍ기계 등 연관되는 분야가 함께 참여하여 전문분야별 특화기술의 융합해야 목적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식품안전관리 선진화를 위하여 관련 과학 분야의 융합연구가 필수이며, 이를 위하여 모든 국내외 정보의 수집ㆍ관리ㆍ연결, 그리고 관여하는 사람과 사람ㆍ필요한 사물과 사람ㆍ사물과 사물이 서로 연계 가능한 사물인터넷 개념이 신속히 적용되어 플랫폼을 형성해 모두가 정보 공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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