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상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축산업 R&D 역량 부족…가공적정 기술 DB 구축 필요
식품산업, 축산자원 활용 증대방안 모색해야

최윤상 박사
한국식품연구원 전략산업연구본부 식품가공기술연구센터

국민소득 증가 및 사회ㆍ문화적 환경 변화로 축산식품의 소비구조가 고급화ㆍ다양화ㆍ간편화 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구조 변화에 따라 식품 소비형태는 가공식품이나 외식 소비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미래에는‘식품전쟁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세계 식품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5년 식품산업 시장규모는 6조 달러로 정보통신기술(IT)이나 자동차 산업보다 규모가 크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주요 선진국은 자국의 식품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식품산업을 국가 주요 전략산업으로 채택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산업이 생산유발 효과가 큰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원료를 활용한 가공적성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산 원료를 대상으로 한 식품 가공적성 연구의 전방위적 확대가 필요하며, 이는 국내 식품자원의 활용 촉진을 기반으로 하는 효율적인 방안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ㆍAI)와 같은 가축전염병의 발생, 환경규제 강화,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대외 개방,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등에 의한 경영여건 불안정화와 같은 요소들이 국내 축산업의 양적 확대 및 발전에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경기불황 속에서 사료용 곡물의 가격 급등, 사육 두수 증가로 인한 축산물 가격 폭락, 선호ㆍ비선호 부위 간의 심각한 가격 편차로 야기되는 수입 축산물의 공급과잉, 비선호 부위 재고 적체 등으로 축산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는 다양한 축산 가공식품이 생산ㆍ판매되고 있는데 반하여 국내 축산업은 생산 인프라는 구축하였으나 가공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해 소수의 한정된 제품만이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원인은 10여 개 대규모 축산가공 업체가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산업구조에 기인한다. 국내 중소 축산가공 업체는 이러한 시장구조를 배경으로 대형 축산가공 업체와 경쟁할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중소ㆍ중견 축산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국내 축산업의 기반 조성과 소비 환경 조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과학기술과 인문학 등 모든 학문의 융합 현상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파급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중에서 IT, 생명공학기술(BT)을 융합한 신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1위로 온라인을 통하여 관련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축산업은 영세하여 자체 R&D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 못함에 따라 신제품 개발 및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이동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영세한 업체들에게 가공적성 연구 결과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가공적성 기술성과의 체계적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기존 DB로 축산업의 영세성 극복 및 상생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과학적 평가에 근거하여 최적의 가공적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제품들이 활용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공공 목표 설정 및 보편적 기반기술의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기반기술은 중소ㆍ중견기업 등의 산업체가 국산원료 구입에서부터 제품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효율적으로 절약할 수 있으며, 보편적인 가공적성 기술 개발로 산업체 현장의 애로 해소와 실용화 촉진의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축산자원의 가공적성 DB 구축으
로 식품소재를 발굴하거나 축산 관련 산업체에서 상품화를 위한 의사결정이 용이하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국내 식품산업과 축산자원의 연계 부족은 식품산업이 축산업을 효과적으로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식품업체에서 사용되는 전체 원료 중 국내산 원재료 비율은 약 29.7%에 불과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내산 축산자원을 대상으로 한 가공적성 연구의 전사적 확대를 통해 국내 축산자원의 활용 증대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축산자원의 가공적성 연구는 축산산업과 식품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R&D 기술 확보로 1ㆍ2ㆍ3차 산업 종사자의 상생체계 확립을 통한 국내 축산자원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을 슬기롭게 준비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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