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자연과 식품산업 현장 취재기 ①호숫가 숲 속의 별장 Lomamokkila

▲ 핀란드는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의 3배이며, 인구수는 550만명으로 우리나라의 10분의 1수준이다. 국토의 75%가 산림이고, 10%정도가 호수와 강인데, 초여름에 남쪽지방은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지만, 북쪽 지방은 스키를 탈 수 있을 만큼 기후가 다양하다. 숲과 호수, 다도해가 독특한 자연 환경을 만들어 70만명이 낚시를, 30만명이 사냥을 즐긴다고 한다. 사진은  Savonlinna 호숫가의 자작나무 숲.

핀란드하면 산타클로스의 나라, 공기가 깨끗한 나라, 삶의 질이 높은 나라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휘바 휘바 hyväähyvää~” 하는 자일리톨껌 광고 덕분에 핀란드어 ‘휘바’가 우리말로 ‘좋아요’라는 뜻도 기억하고 있다. 식품업계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핀란드를 ‘자일리톨의 나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핀란드의 청정 자연에서 채취한 야생베리류와 식육제품, 곡류가 건강한 식품 소재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핀란드의 자연환경과 식품산업, 핀란드인의 라이프 스타일, 식품매장 등을 둘러봤다. 현장 취재기를 12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호숫가 숲 속의 별장 Lomamokkila

숲 속에서 자라는 버섯과 베리는
사유림에서도 누구나 딸 수 있는 ‘만인의 권리’

▲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300여km 떨어진 곳에 있는 Savonlinna에 있는 호숫가 숲에 있는 별장 Lomamokkila.

Lomamokkila는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300여km 떨어진 곳에 있는 Savonlinna 지역 호숫가에 자리잡은 숲 속의 별장이다. 별장에는 여기저기에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나무 테이블과 의자, 나무 그네 등이 있어 평온함이 느껴졌다. 깨끗하게 잘 깎은 잔디와 해당화ㆍ접시꽃ㆍ페튜니아ㆍ팬지 등으로 잘 가꾸어 놓은 화단과 주홍빛 열매가 졸랑졸랑 열린 마가목은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우리 취재단 일행은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주인 Kalle씨를 따라 숲을 향했다. 버섯을 따러 가는 길에는 부인 Laura와 어린 두 딸도 동행했다.

▲ Loamokkila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아로니아.
▲ Lomamokkila의 주인 Kalle씨의 두 딸. 숲 속에서 딴 베리를 담기 위해 조그만 바구니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숲이라고 하면 높아서 힘들게 걸어 올라가는 것을 연상하지만 이곳은 넓고 평평한 밭과 같은 땅에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는 점이 달랐다. 숲에는 자작나무와 낙엽송이 하늘을 향해 쭉쭉 벋으면서 곧게 자라고 있었다. 휘어진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워 물어보니, 이곳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기 때문에 나무가 곧게 자란다고 한다. 숲은 지피식물이 두껍게 땅바닥을 덮고 있어 흙이 보이지 않았다. 숲을 걸으니 두꺼운 스펀지를 밟는 것보다 더 푹신푹신하고 탄력이 있었다.

여기 저기 버섯이 눈에 많이 띠었는데, Kalle씨는 딸들이 채취한 버섯이 먹을 수 있는 것인지, 먹으면 안되는 것인지 계속해서 설명해 주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핀란드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숲 속에서 버섯을 채취하는 방법과 식용과 비식용을 구분하는 방법을 교육시키고, 자연적으로 자라는 버섯이나 베리는 사유림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채취할 수 있도록 ‘만인의 권리’를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숲에서 빌베리와 레드베리가 눈에 띠기는 했지만 많지는 않았다. 물어보니 “8월 중순은 제철이 지났기 때문인데, 2주 전에 왔으면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Kalle씨는 말했다.

▲ Lomamokkila에서는 우유를 얻기 위해 젖소를 기르고 있다.

핀란드에는 전국에 300만 개의 사우나가 있다고 한다. 인구가 550만 명인데, 사우나가 300만 개라고 하니 인구 2명당 1개인 셈이다. Kalle씨의 숲에도 목조 사우나가 있었다. 하우스의 문을 열어보니 훈연하는 냄새가 났다. Kalle씨는 사우나를 하기 원하면 저녁식사 후에 차로 이곳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우리 일행은 4명이었는데, 두 명은 사우나를 했고, 두 명은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사우나를 한 두 명의 얼굴빛이 반짝반짝 윤이 났다. 피곤이 확 풀렸다고 자랑까지 했다.

여기서는 사우나 외에도 보트를 즐기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Lomamokkila는 가족 단위 휴양객들이 인원수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숙박 시설과 거의 모든 편의 시설이 다 갖춰져 있다. 주방기구까지 갖춰진 시설도 있어 이용자가 식재료를 준비해 와서 직접 음식을 마련해서 먹을 수도 있다. 우리 일행은 주인 부부가 마련해 준 핀란드 가정식을 먹었다.

▲ Lomamokkila의 손님들이 식사하는 곳.

현지에서 채취한 식재료로 만든 가정식 요리에
사우나와 보트 즐기며, 자연과 하나 되어 힐링

하우스맥주와 소규모 생산 업체에서 만든 와인, 주인 내외가 숲에서 채취한 베리를 담가서 만든 빛깔이 고운 음료와 귀리로 만든 시리얼, 호밀로 만든 빵, 생선요리, 감자요리, 샐러드, 고기 요리를 등 많은 음식으로 내놓았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을 배려한 메뉴까지 서비스했다.

안주인은 “가능한 한 우리 숲에서 채취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구할 수 없는 식재료만 가까운 곳에 구입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 사람들이 청정지역인 자기나라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Lomamokkila 목장에는 젖소 20여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요구르트와 치즈 등 유제품도 여기서 원료를 얻는다. 뒷뜰 아로니아 나무에 검붉은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자두 크기 정도로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아침 식탁에 올라온 조그만 사과를 여기서 땄나 보다.

▲ Lomamokkila에서 제공한 아침식사. 대부분의 식재료는 농장에서 직접 기르거나 인근 호숫가에서 낚시한 것, 근거리에서 조달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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