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덕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최인덕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현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현미밥을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생각일 것이다. 실제로 현미의 미강층에는 다양한 기능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건강 증진 효과가 있고, 또한 다량 함유된 식이섬유로 인하여 체중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이 첫 번째 실천사항으로 백미밥을 현미밥으로 바꾸는 선택을 한다. 그러나 막상 현미밥을 먹어본 사람들은 현미밥의 독특한 식감 때문에 현미 섭취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미는 백미에 비하여 식이섬유 함량이 3~4배 높아서 현미밥을 먹으면 장운동이 활발해지고 배변량이 증가하여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식이섬유로 인하여 대장 내의 유용미생물이 활성화 되어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현미밥을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는 것도 식이섬유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미밥을 먹고 체중이 감소한 예를 주변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다. 현미는 리놀레산이라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다. 리놀레산은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있고, 노화 방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미, 식이섬유 함량 높아 변비 예방에 효과
‘백진주’로 지은 현미밥, 식감 부드럽고 찰기 적당

한편, 현미에는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도 많아 건강 유지에 필요한 미량영양소를 다량 공급할 수 있으나, 무기질의 일종인 피트산은 체내 칼슘과 결합하여 배출하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미를 흐르는 물에 3~4회 수세한 다음 물에 충분히 불린 후 밥을 지으면 60~70% 정도의 피트산을 제거할 수 있고, 현미를 발아시키면 피트산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발아현미에는 가바라는 성분이 발아과정에서 많이 생성되는데, 가바는 뇌 혈류를 증가시켜 산소 공급량을 많게 하여 뇌세포 대사기능을 활발하게 한다고 보고되었다.

현미밥을 먹으면 이렇게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실제로 현미밥의 독특한 식감 때문에 지속적으로 먹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흰쌀밥은 부드럽고 백미 특유의 맛이 있어서 계속 먹고 싶은 반면에, 현미밥은 일단 밥알이 단단하고 찰기가 적다. 현미밥을 지속적으로 먹는 소수의 사람들은 이런 현미밥 식감을 쫄깃하다고도 하고, 톡톡 터진다고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미밥은 맛이 없다”라고 말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현미밥에 적합한 품종인 ‘백진주’, ‘백진주1호’를 개발하였는데, 이 품종들은 아밀로스 함량이 11~12% 정도인 중간찰이며, 찹쌀과 같이 뽀얀 것이 특징이다. ‘백진주’로 취반한 현미밥은 식감이 부드럽고, 찰기가 적당하며, 곡립의 색이 다소 밝아서 취반 후 현미밥의 단점을 보완하여 “현미밥이 맛이 없다”라는 기존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현미쌀가루를 활용한 쌀 가공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쌀의 가공적성이 낮은 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현미쌀가루에 밀가루 및 콩가루 등의 곡분을 일정 비율 혼합하여 국수, 도너츠, 과자, 두부, 된장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시대 및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의 중요한 관심사이고, “어떤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좋을까”라는 주제로 매일 새로운 식품들이 신문지상의 건강 칼럼에 소개되고 있다. 이들 기능성식품에서 현미밥은 언제나 상위권에 있는 것을 보면, 현미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현재까지는 현미밥이 가정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인데, 식감에 대한 문제가 늘 풀기 어려운 아킬레스건이었다. 하지만, 굳이 현미밥만이 최선은 아닐 수 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추어 현미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제품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기호에 맞추어 선택하여 먹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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