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보리 수매제 폐지 대응…역발상으로 6차산업화

▲ 영광군 보리 재배 현장

정부가 보리수매 제도를 폐지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을 지역을 꼽으라면 당연히 보리를 많이 재배하는 지역을 떠올릴 것이다. 전남 영광은 일찍부터 보리를 많이 재배하는 고장이어서 보리수매 폐지에 대해 처음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영광군은 역발상으로 보리 재배를 장려했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보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 보리 특구의 매출은 2012년 203억원에서 2014년 1004억원으로 급증했다.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사례이다. 정부 수매대상에서 제외된 보리를 블루오션산업으로 재탄생시킨 영광군의 보리산업을 들여다본다.

보리산업을 6차산업으로
전남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영광은 광활한 평야가 펼쳐져 있어 예로부터 ‘호불여영광(戶不如靈光)-호수(戶數)가 많기로는 영광만한 곳이 없다.’라고 지칭될 만큼 산수가 아름답고 어염시초(漁鹽柴草 물고기ㆍ소금ㆍ땔나무)가 풍부한 인심 좋은 고장이다. 특히 서해안시대가 도래하면서 대(對)중국 무역의 중심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새만금간척지 개발권과 목포 개발권, 광주 개발권의 영향을 쉽게 흡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앞으로 발전 잠재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영광도 여타 농업군처럼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피해갈 수 없는 위기감이 다가왔다. 그러나 영광은 최근 WTO 체제 하에서 농업ㆍ농촌의 어려움을 기존의 생산기반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2차와 3차 산업을 융복합한 6차산업으로 대안을 모색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 김준성 영광군수가 영광 특산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광보리 ‘위기를 기회로 전환’
영광의 보리는 500여년을 이어온 조선왕조실록에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의 군량미에 쓰였고, 옛날 보릿고개 등 배고프던 시절에 굶주림을 해결해 주었던 효자식량이었다. 조선시대 명의인 허준은 ‘동의보감’에 ‘보리를 오래 먹으면 풍기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기록했고, 심장과 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과 소화를 촉진하고 칼로리가 낮아 비만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곡물이다.

정부는 2008년 보리수매 물량을 줄이다가 2012년에 수매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자 대부분 지자체가 보리 재배를 포기했다. 그러나 영광군은 보리를 웰빙산업의 대표적인 작물로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2010년 보리산업특구로 지정받아 보리 재배면적을 늘리고, 보리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웠다. 보리가 건강에 좋은 식품이고, 추운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병해충에 강해 농약을 칠 필요가 없는 등 친환경재배가 가능해 ‘돈’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을 했다.

‘보리의 재발견, 블루오션산업으로 탄생’
최근 주식으로서 곡물을 섭취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가공 형태의 식품 섭취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영광군은 이에 맞춰 보리를 먹기 좋은 가공식품으로 개발하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따라 보리가공업체 13개가 설립됐다. 36개 청보리사업단을 구성해 260여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고, 군남농협을 원료곡인 보리 연관업체로 지정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으로 원료곡 저장시설을 확충하고, 전국 최초로 GAP 인증(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도)을 받은 보리전문 도정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영광보리 제분공장은 HACCP기준(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보릿가루를 생산해 전국에 공급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이 결과, 지난해 3801㏊의 면적에 보리를 재배해 이중 1430㏊는 알곡을 생산하고, 2371㏊는 청보리(조사료)로 활용, 보리 재배로 농업인 소득은 총 250억원에 달했다. 2010년에 쌀보리 40㎏ 1포대에 3만원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4만5000원까지 올랐고, 앞으로 6000㏊까지 재배면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 영광보리산업특구는 지역특화발전 우수특구 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

영광보리산업특구, 지역특화발전 대한민국 ‘대상’ 수상
2010년 지정받은 영광보리산업특구가 지난해 만료됨에 따라 특구 연장을 신청해 2019년까지 5년간 연장이 승인됐으며, 특구지정 면적도 109㏊로 확대되어 10개 읍면 모두 특구로 지정받는 등 영광군은 보리산업의 선두주자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영광군은 전국 유일의 보리산업특구 지정과 지리적표시제 등록, 찰보리 제분공장 및 보리가공 생산시설 확충 등 향토산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다양한 고품질 보리제품을 개발ㆍ유통하는 등 산ㆍ학ㆍ연ㆍ관의 네트워킹을 구축해 미래 웰빙 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2015년도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한 지역산업특구 평가는 전국 166개 지역특구가 추진한 사업을 대상으로 추진되었고, 직년 9월 9일 지역희망박람회에서 영광보리산업특구가 지역특화발전 대한민국 ‘대상’을 수상, 포상금 2억원과 함께 명실 공히 보리산업의 메카로 인정받고, 6만여 영광군민의 자긍심 고취와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영광보리산업특구는 특구지정 이후 보리생산 증가, 지역축제 등 매출액 증가와 규제 특례로 폐교를 보리보관소로 사용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 보리 생산량(톤) 2012년 5만2536 → 2014년 5만7798
* 특구 매출액(억원) 2012년 203 → 2014년 1004

▲ 보리 캐는 모습

농촌 융복합 6차산업을 꿈꾸며
영광 찰보리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모사업으로 지난해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전국 10개소에서만 추진되는 30억 원 규모의 6차산업화 지구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농업인, 생산자 단체, 제조ㆍ가공업체, 체험관광마을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영광찰보리 6차산업화추진단을 구성해 최근 부각되고 있는 농촌융복합 6차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보리로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고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영광 찰보리문화축제도 개최하고 있다. 영광군 보리산업특구의 중심지인 군남면 지내들 옹기ㆍ돌탑공원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매년 4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보리가공식품과 찰보리 생활요리 등을 선보이고, 맥간공예ㆍ여치집 만들기 등 보리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도 전국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축제를 찾는 관광객 수도 해마다 늘어 영광의 보리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군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영광’ 건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역발상으로 보리를 미래 웰빙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영광군에는 보리를 이용한 기능성제품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친환경농업을 육성하는 한편, 보리산업의 6차산업화를 통해 생산-가공-판매-체험관광 등 융복합화 된 특화마을 육성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영광 보리 가공업체

업체명

대표

품목

(유)대마주조

정덕진

보리향탁주ㆍ톡한잔소주 생산, 농업회사법인㈜보리올 운영

㈜새암푸드먼트

노희봉

보리식혜ㆍ보리엿기름 생산

옥당골다원

김행보

보리순차 생산ㆍ가공

서영광농협

임한진

찰보리쌀ㆍ보릿가루 생산

옥당골장류

김일진

찰보리 된장ㆍ고추장 생산, 찰보리맛집 운영

두리담

정정범

찰보리빵ㆍ찰보리찜떡 생산

보리향

정용옥

찰보리빵 생산

순예담

김경순

찰보리쿠키 생산

어울림농장

유영도

보리달걀 생산

㈜새뜸원

김광석

새싹보리가루ㆍ새싹보리환 생산

㈜하나식품

원상희

찰보리팬케익ㆍ초코파이 등 생산

청보리한우

박삼열

청보리한우 판매

보리올포크

한융석

보리올포크 생산

미르목장

김용철

보리요구르트 제조ㆍ판매ㆍ체험

유레카목장

김수영

보리우유 제조ㆍ판매ㆍ체험

㈜부경식품

이광문

찰보리치즈 생산

찰보리작목반

김영선

보리 재배 농가

찰보리판매장

홍선애

찰보리제품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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