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1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쌀 수급 동향과 정책 과제’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김태훈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곡물실장은 △쌀 수급동향과 재고 동향 △2016년산 쌀 생산 및 쌀 가격 동향 △쌀 가격 안정방안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설명자료를 게재한다.

1. 쌀 수급 및 재고 동향
쌀 수급은 2000년대 이후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

쌀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감소 추세이지만 소비 감소가 생산 감소보다 빨라 재고는 누증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최근 10년(2006~2015년) 연평균 변화율을 보면 쌀 생산량은 -1.3%, 재배면적은 -2.0%, 식용소비량은 -1.9%, 1인당 소비량은 -2.5%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연도별 초과공급물량을 산출한 결과, 매년 공급과잉인 것으로 나타나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이다. 기준(당해단수, 평년단수)에 따라 초과공급물량은 연평균 28만~32만 톤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도별 쌀 공급량과 수요량 변화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양정자료

쌀 재고, 주기적으로 과잉문제 발생
국내 쌀 재고는 8~10년 주기로 증감이 반복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증감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다. 2016양곡연도 말 예상 쌀 재고량은 170만 톤 내외로 예상된다. 연이은 풍작에 의한 시장격리 등으로 정부재고가 많아졌고, 과거와 달리 대북 지원 등이 시행되지 않아 재고처리에 한계가 있다.
※ 쌀 단수(㎏/10a)는 2013년산 508, 2014년산 520, 2015년산 542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연간 40만 톤의 국내산 쌀 지원이 이루어졌으며(2004년은 10만 톤), 지금까지 총 180만 5천 톤의 국내산 쌀이 북한에 지원됐다.

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계절 진폭 발생 빈도 잦아져
최근 5년간 4번의 역계절 진폭이 발생했다(2012년 –2.5% → 2014년 –4.5% → 2015년 –4.5% → 2016년 -8.1%)
※ 역계절 진폭은 단경기(7~9월) 쌀값이 수확기(전년 10~12월)보다 하락하는 경우

역계절 진폭 발생으로 농협, RPC 등 산지유통업체의 손실이 발생하여 수확기 원료곡 구매에 소극적인 반면, 농가는 원료곡 판매를 확대하고자 함에 따라 유통경색이 나타나 산지 쌀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

쌀 재고량과 재고율 추이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양정자료

쌀 역계절 진폭 추이(양곡연도 기준)

 

자료 : 통계청

2. 2016년산 쌀 생산 및 쌀 가격 동향
2016년산 쌀 예상 생산량 420만 2천 톤

2016년 벼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77만 9천ha로 통계청이 발표(10.7)한 예상단수 540㎏/10a를 적용하면 금년 쌀 생산량은 전년대비 12만 5천 톤(2.9%) 감소한 420만 2천 톤으로 예상된다.

2016년산 쌀 예상 생산량

구분

2015년산(A)

2016년산(B)

B-A

B/A(%)

면적(천 ha)

799

779

-21

-2.6

단수(㎏/10a)

542

540

-2

-0.4

생산량(천 톤)

4,327

4,202

-125

-2.9

자료 : 통계청

2016년산 산지 쌀 가격(10.5) 전년보다 큰 폭 하락
2016년산 10월 5일자 산지 쌀 가격은 80㎏당 13만 4,076원으로 전년대비 17.9% 하락했다. 연이은 풍작, 단경기 가격 전년 대비 12.5% 하락, 역계절 진폭 발생 등이 신곡가격 형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쌀 가격과 수급에 대한 불안감으로 산지거래가 위축됐다. 금년 구곡(9.25) 대비 신곡(10.5) 가격 상승률은 0.5%로 최근 10년간 신구곡 전환 시 가격 상승률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산별 구곡 대비 신곡 가격 상승률

구분

07/06

08/07

09/08

10/09

11/10

12/11

13/12

14/13

15/14

16/15

상승률(%)

1.7

2.4

1.5

7.7

9.5

9.2

4.8

7.0

2.6

0.5

주 : 연산기준으로 구곡 9월 25일자 산지 쌀 가격과 신곡 10월 5일자 산지 쌀 가격의 상승률을 의미

정부대책(10.6)을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불안감이 얼마나 해소되느냐가 관건이다.

3. 쌀 수급 안정방안
1) 단기 대응 : 정부,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 발표(16.10.6)
수확기 쌀 시장 조기 안정을위해 예년보다 빨리 확정‧발표

금년 생산량 중 신곡수요 초과 물량은 정부가 연내에 시장에서 격리한다. 통계청 예상수확량 발표 시점(10월)에 잠정 격리물량 산정, 실수확량 발표 시점(11월)에 최종 물량을 확정할 계획이다. 쌀 수급이 불안해지거나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한 시장 방출을 자제할 계획이다.
※ 군‧관수용(5.7만 톤), 복지용‧학교급식(11만 톤) 등 실수요량은 정상 판매한다.

RPC 벼 매입자금 지원을 확대하여 민간의 원활한 벼 매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여기에 총 3조 원을 지원하고 향후 RPC별 매입량, 매입가격 사후 정산제 도입 여부 등을 고려하여 내년도 RPC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공공비축미(36만 톤)와 해외공여용 쌀(3만 톤) 매입을 연내 추진하는데, 우선지급금은 45천원/벼 40㎏을 잠정 지급하고, 실제 신곡가격 추이에 따라 10월 중 재산정할 방침이다.

수확기 산지 쌀값 동향 등을 고려하여 밥쌀용 수입쌀 방출량을 감축 또는 중단하고, 수입쌀 혼합유통 특별단속도 실시한다. 쌀값 동향을 고려하여 수입 밥쌀의 방출 물량과 횟수를 조절하고 혼합유통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10.1~11.20)한다. 사료용 쌀 추가 공급, 해외원조 등 특별 재고관리 대책도 추진한다.

식용 사용이 곤란한 묵은 쌀의 사료용 사용을 확대('16 : 101천톤 → '17 : 250천톤)하고, 복지용은 관계부처 협의 및 실태조사로 공급가격 할인폭 확대와 포장재 변경 등 수급권자의 수요 확대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해외원조는 단기적으로 실행 가능한 소규모(1천 톤 내외) 원조를 우선 추진하고 아울러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2) 중장기 대응방향
쌀 과잉생산에 대한 원인

풍작으로 산지 쌀값이 하락할 경우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장개입해 시장격리한다. 쌀을 제외한 농산물은 가격 하락에 대한 제도화된 정책이 없는 반면, 쌀은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하락분의 85%를 보전해주는 직불제를 실시하고 있는, 쌀에 편중된 농업정책에 원인이 있다. 중앙정부와 별개로 쌀 농가를 위한 정책 지원 프로그램이 많다. 2015년 기준 쌀 관련 지자체 예산은 전년대비 6.8% 증가한 약 7천억 원으로 이중 쌀 생산지원과 관련된 예산은 전체 예산에서 77%를 차지하고 있다.

쌀 관련 지자체 예산(2015년)

 

자료 : 각 도청 쌀 직불금 관련 내부자료(2015)

쌀 산업은 농가의 60세 이상 비율이 72.8%(2014년 기준)로 대부분이 고령화되어 있고, 쌀농사는 기계화율이 97.8%로 밭농사 기계화율 56.3% 보다 높다. 10a당 노동 투입시간도 벼농사는 11.8시간인 반면 참깨는 63.1시간, 고추는 160.7시간으로 고령농이 작물 전환하는데 한계가 있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생산 감축정책 도입 필요
논에 밥쌀로 공급되는 쌀의 재배를 줄이고 대신 사료용 쌀, 콩 등 타 작물을 재배하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생산조정제의 한시적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술 발달 및 소비 감소 등에 따라 사업대상면적이 늘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단기적으로 생산 감소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벼를 재배해야 지급되는 변동직불금을 벼를 재배하지 않고 타 작물을 재배하더라도 지급하는 것으로 지급조건을 변경(미국의 가격변동대응직접지불제(CCP)와 유사하게 변경)하는 등 지급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10만ha 정도는 변동직불금을 포기하고 타 작물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직불금 지급조건 변경 시 벼 재배면적 감소가 예상된다. 농가 조사결과에 따르면 약초, 호박, 과수, 오이, 대파, 블루베리 등의 다양한 작물로 전환하겠다고 응답(박동규 외, 2016)했다.

생산조정제와 변동직불금 지급요건 완화 정책을 동시 추진할 경우 중복지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생산조정제를 실시한 후 변동직불금 지급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생산과잉 물량에 대한 격리비용을 중앙정부가 모두 부담하였지만, 앞으로 생산과잉을 유도한 지방정부와 생산자단체도 일정부분 책임지고 비용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정책공조가 필요하다.

쌀 소비 촉진 및 수요 확대 방향
밀가루 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간편한 쌀 가공식품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 연구원의 소비자 패널 조사결과, 쌀밥 대체식품으로 쌀 가공식품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쌀밥을 먹지 않을 경우 대체식품으로는 빵과 패스트푸드류가 각각 33.6%, 21.3%로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쌀 가공식품을 섭취한다는 응답은 8.2%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27.2%가 아침밥을 먹지 않고 있으며 아침밥을 먹지 않는 이유는 쌀 이외 대체음식을 먹거나 아침에 식사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쌀밥 주요 대체식품

 

아침밥(쌀밥)을 섭취하지 않는 이유

 

자료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소비자 727명 조사결과(16.09.30~16.10.04)

쌀 가공식품의 신뢰 제고를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상생협력, 정부인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서 응답자의 79.8%가 쌀 가공식품 소비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조리나 섭취가 간편하지 않거나 가격, 제품에 대한 신뢰가 없어 소비 의향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영세한 쌀 가공업체의 안전한 제품과 대기업의 마케팅 능력 결합이 필요하다. 중소 쌀 가공업체의 안전한 제품을 정부가 인증하여 소비자 신뢰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쌀 가공식품 소비 의향 없는 이유

 

자료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소비자 727명 조사결과(16.09.3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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