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당류, 트랜스지방이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인가(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간의 생명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영양성분인 나트륨과 당류 그리고 트랜스지방을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이라고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못 박고, 적정섭취 실천방법 교육과 홍보 등을 전담할 이른바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 관리 주관기관’ 설립 또는 지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0일 식품저널 인터넷식품신문>

식약처의 입법예고안을 보면서 궁극적인 정책 목적인 국민건강 증진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기도 어렵고, 실효성도 불투명한 정책을 위해 멀쩡한 영양성분을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이라고 낙인찍은 다음, 교육ㆍ홍보를 위한 기관을 만들거나 지정하여 혈세를 퍼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이번 식약처의 정책 발상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더구나 나트륨 저감화 정책은 그동안 정책목표를 조기달성 하는 등 잘 관리되고 있으며, 트랜스지방은 일반 국민보다는 식품기업의 관리가 중요한데 이미 트랜스지방 제로를 선언한 업체들이 많다.

실제로 식약처는 지난 2008년에 이미 과자류 중 트랜스지방은 제로로 표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으며, 실제로 잘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도 나트륨과 트랜스지방에 대해 새삼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이라며 혈세를 들여 또 다시 교육ㆍ홍보를 하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힘들다. 엄밀히 말하면 트랜스지방은 영양성분이 아니라 그 자체가 위해물질이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나트륨, 당류와 함께 영양성분도 아닌 진짜 위해물질인 트랜스지방에 대해서는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인 것처럼 오도하면서, 실제 영양성분인 지방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이미 한국의 식품산업은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는데, 또 다시 정책당국자의 의도에 따라 특정 영양성분을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이라 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교육ㆍ홍보를 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멀쩡한 식품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도할 수 있는 정책은 식품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고 이러한 정책을 펴는 식약처 역시 스스로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자초한다고 생각한다.

식약처의 정책이 정당하다면 지금이라도 왜 나트륨과 당류가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인지부터 식품영양 전문가들과 식품산업계에 납득이 가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과 산업계에서 수긍하지 못하는데, 식약처가 국민을 상대로 건강 위해가능 물질이라며 법적 근거를 만들어 특정 단체에 혈세를 퍼주는 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생각한다. 만약 식약처의 이번 정책이 올바른 방향이라면 먼저 식품영양학계, 산업계와 함께 공개토론부터 하길 주문한다. 그리고 식약처는 공정한 정책이라면, 많이 먹어도 위해가능하지 않은 영양성분도 밝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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