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학자들에 의하면 1인 기업, 1인 브랜드가 앞으로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하니 이러한 사회적 메가트렌드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점포는 결국엔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몇 달 전에 청국장이 맛 좋기로 이름난 강북의 한 음식점에 지인과 함께 간 적이 있었다. 둘이서 청국장 정식을 시켜 아주 맛있게 먹고 주인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까지 하고 기분 좋게 나섰다. 그 후 우연히 그 식당 주변을 지나가다가 혼자 식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 나는 주저 없이 그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들어서는 순간 종업원이 나를 제지하는 것이었다.

한명은 입장이 안 된다는 점포의 방침
한 사람은 식사를 할 수가 없으니 입장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어이가 없어 며칠 전에 지인과 함께 왔다가 아주 맛있게 먹고 간 기억이 있어 찾아왔는데 오늘은 혼자 식사해야 하는 상황이니 빨리 먹고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종업원은 2년 전부터 지켜 온 점포의 방침이니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점포 안에는 빈자리가 제법 많이 있었는데도 한 명은 입장이 안 된다는 그 방침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납득이 가질 않았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고객 입장에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공감해 주었으면 좋을 터인데 막무가내로 자신의 입장만 강변하는 종업원을 쳐다보면서 측은한 생각까지 들었다. 때마침 주인도 없는 상황이라 나는 씁쓸한 마음을 추스르며 하릴없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철저하게 회원만 출입할 수 있는 최고급 멤버쉽 레스토랑도 아니고 일반 한식 음식점이었는데 참으로 황당한 경험이었다.

점포 입장에서 보면,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은 당장은 불편하지만 길게 보면 우리의 약점을 지적해 주고 보완하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가장 무서운 고객은 불만을 제기하지도 않고 그냥 떠나버리는 고객이고 이들이 주변에 퍼뜨리는 악소문은 커다란 이미지 실추와 고객이탈을 가져 올 수도 있다. 물론 나는 그 점포의 이름을 주변에 얘기하지는 않았고 이런 사례가 있었다고만 페이스북에 올려 지인들의 위로와 공감을 받는 선에서 쿨하게 마무리했다. 그렇지만 다시는 그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고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점포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 이렇듯 고객 접점에 있는 종업원 한 사람의 태도가 그 점포의 이미지를 좌우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인 고객이 급증하는 사회 트렌드
10여 년 전 일본출장을 갔을 때 백화점 식품매장에 즐비하게 진열된 1인용 반찬들을 보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젠 우리나라가 그런 상황이 되었다.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고 카페에서 혼자 커피를 즐기는 일들이 더 이상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1인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최근 우리 사회의 커다란 트렌드 변화 중의 하나이다.

더구나 불경기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 고객들은 가격에 민감해지고 소위‘가성비’를 많이 따지는 상황이다. 이왕이면 같은 가격으로 성능이 좋은 상품을 구입하고 싶은 것이 소비자, 고객의 마음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는 본래 Value(가치)=Function(기능)/Cost(비용)이라는 가치공학(Value Engineering)에서 유래된 개념이다. 물론, 이 개념은 상품 구입뿐만 아니라 고객서비스와 관련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고객은 어느 정도의 서비스 수준을 기대하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인데, 기대보다 서비스가 못할 경우엔 고객 불만, 반대로 기대를 뛰어 넘는 서비스를 받게 되면 고객만족을 느끼게 되고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까지 받게 되면 고객감동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즉, C(고객가치) = F(고객이 받는 서비스) / C(고객이 지불한 비용)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여기서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려면 비용(C)은 최소로 줄이면서 서비스(F)를 최대화 하면 된다. 그런데 비용절감을 과도하게 하면 자칫 품질저하 또는 납기지연 등의 부작용을 가져 올 수 있어서 유의해야 하며, 서비스 향상도 비용증가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서비스 향상의 핵심은 사람
서비스 향상의 기본이자 핵심은 역시 사람이다. 특히,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식당 등의 식품서비스 매장에서 종업원의 매너와 서비스 역량은 결정적인 경쟁력의 요소가 된다. 서비스 매뉴얼이 얼마나 잘 되어 있고 이를 잘 준수하는가 하는 것이 물론 중요한 일이겠지만, 이에 앞서 종업원의 인성과 고객마인드가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은 항상 사소한 일에서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되고 이런 일들이 누적해서 쌓이게 되면 결국엔 커다란 고객 불만과 클레임으로 발전하게 된다. 점포와 종업원의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항상 판단하고 행동하는 습관을 실천해 가야만 한다.

그런데도 2인 이상이 아니면 주문조차 할 수 없는 메뉴를 자랑스럽게 써 놓고 영업하는 음식점들이 아직도 많다. 이야말로 전형적인 생산자 중심의 과거 원가 중심적 발상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2인 메뉴가 12,000원이라면 1인이 주문할 경우엔 7,000원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 양자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고객 중심의 마케팅적 발상이 아닐까?

그래도 최근에는 1, 2인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특별히 배치한 식당들이 제법 눈에 띄는 건 고무적인 일이며,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하는 1인 맞춤형 미용실도 등장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미래학자들에 의하면 1인 기업, 1인 브랜드가 앞으로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하니 이러한 사회적 메가트렌드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점포는 결국엔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1인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이야말로 고객서비스를 최대화하여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지름길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

손세근 식품안전상생협회 사무총장은 CJ제일제당에서 CS(고객만족)총괄임원을 역임했으며, 평생현역을 추구하는 AND의 의미로 ‘N칼럼니스트’란 퍼스널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현재 ctv소비자뉴스와 시니어포털 유어스테이지닷컴의 칼럼을 쓰고 있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steve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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