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화(乳化) 향료는 과즙음료 등에 냄새와 안정한 혼탁을 부여해주는 목적으로 이용된다.

향의 역사는 결국 향기물질 확보의 역사이기도 하다. 조향사는 향기물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런 원료는 당연히 천연물에서 시작됐다. 꽃에서 정유를 채취한 것이 시작이고, 정유에서 다시 특정물질을 분리하는 것이 그 다음이고, 그 물질을 변형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그러다 전혀 다른 원료에서 합성하는 것이 가장 최근에 개발된 기술이다.

- 향기물질 합성의 발전 단계
향료 합성에 이용되는 반응은 산화, 환원, 가수반응, 가수분해, 축합반응, 에스테르화 등 유기화학 제품의 합성에 이용되는 반응과 특별하게 차이가 없다. 향료 합성에 이용되는 방법을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다. 즉, 전합성법, 반합성법, 생합성법이 있다.

제1단계 : 천연물에서의 분리(예 : 페퍼민트에서 멘톨, 정향에서 유제놀 분리)
제2단계 : 분리물에서 변형(예 : Geraniol에서 Geranyl Acetate, 유제놀에서 바닐린 합성)
제3단계 : 화학적 합성(예 : 이소프렌에서 터펜류 합성)
 
a) 반합성법 : 천연의 정유로부터 분리된 단리향료, 피넨, 리모넨 등 모노테르펜 화합물로부터의 합성법이 향료 합성에도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즉, β-pinene을 열분해하여 얻어지는 myrcene에 염화수소를 부가시켜 geranyl chloride와 neryl chloride 등 각각의 terpenchloride를 만들어 이것으로부터 geraniol, linalool, nerol 등 여러 에스테를 얻는 식이다.

b) 전합성법 : 단순한 원료로부터 전체를 합성하는 방식이다.
1) 로쉬공법 : 아세톤과 아세틸렌을 출발원료로 해 테르펜 유도체, 비타민, 향료물질들을 합성하는 방법
2) 이소프렌으로부터 테르펜 합성
3) 방향족 화합물로부터의 향료 합성
4) 대환상 머스크 화합물의 합성

- 합성향 원료의 종류 : 미국 향료제조자협회(FEMA)에서 관리되는 품목
업계 자율적으로 사용되던 것이 1961~1965년 대거 정리 등록된 이후 사용가능 품목이 늘고 있는데 천연물이나 합성은 품목이 적고 종류도 늘고 있지 않다. 주로 늘고 있는 품목은 Natural identical(GRAS) 물질이다. 향료물질은 2000여 종으로 종류는 많으나 주로 사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사용되는 향료물질 중 15가지 원료가 64.5%를 차지하고 나머지 모든 품목의 사용량을 합해야 35.5%다. 실제 각 회사에서 사용가능한 품목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 1980년 이전에 개발된 품목이 주로 사용된다. 어느 정도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만, 결국 향취가 비슷해져 시간이 지날수록 특별한 향료물질을 찾기 힘들어진다.

- 용도에 따라 향의 형태를 만든다
원료를 확보하면 조향사는 수많은 시행착오로 원하는 이미지의 향을 만들어낸다. 경험과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조향은 각각 톡톡 튀고 자극적인 성분이 완벽히 조화롭게 연결돼야 한다. 이렇게 향료 베이스가 완성되면 그대로는 냄새가 너무 강해 농도를 조정하고, 또 사용에 편리한 형태로 사용한다.

a) 수용성 향료 : 통상 에센스라고 부르고 향료 베이스를 함수 알코올로 추출 또는 용해한 것으로 물에 투명하게 용해된다. 휘발성이 강하고 내열성이 부족하다. 가볍고 신선하고 지극히 우아한 향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청량음료, 발효유, 유산균음료, 빙과 등에 넓게 이용된다.
b) 유용성(지용성) 향료 : 유용성 향료는 향료베이스를 그대로, 또는 식물유에 용해한 것과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의 용제에 용해시킨 것 등이 있다. 유성향료는 내열성이 강해 제조공정 중에 열이 가해지는 제품이나 향의 지속성이 좋아야 하는 제품에 사용된다.
c) 유화(乳化) 향료 : 물에 불용의 향료베이스를 유화안정제, 계면활성제를 써서 유화한 것으로 물에 분산하고 향기와 함께 특유의 탁도를 부여한다. 과즙음료 등에 냄새와 안정한 혼탁을 부여해주는 목적으로 이용된다.
d) 분말 향료 : 향료 베이스를 유화안정제, 계면활성제 등을 이용해 유화하고 부형제(Dextrine 등)를 가해 분무 건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향료 베이스가 고분자 물질로 코팅돼 있기 때문에 향기성분의 휘발, 산화 등이 억제돼 품질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 주 용도는 분말음료, 분말스프, 케이크믹스, 추잉검 등이다.

- 완성된 향은 제품에 적용실험을 한다
향은 각각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설계되고 제조되는 제품이다. 따라서 향료회사는 딸기 향 하나만 해도 수십 가지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최종 완성은 사용자가 제품에 적용해 원하는 향을 그대로 구현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

결국 향은 자연에 수십만 가지 냄새물질 중에서 10~30가지 물질로 상상하는 냄새를 창조하는 고난한 일이다. 그리고 향은 생각보다 정말 적은 양으로 작동하는 산업이다. 식품에 쓸 수 있는 향료물질은 2000여 가지이지만 일본 전체 향료업계에서 1년에 1㎏ 이상 사용하는 향기물질은 600종이 안되고 1톤 이상 사용하는 원료는 100개가 안 된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