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향(Compound flavor)은 조향사가 만든다
천연에는 40만종의 냄새물질이 있고 커피 한 가지에만 1000여 종의 향기성분이 있다. 이 모든 성분을 그대로 사용하면 비용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법적으로 이들 성분 모두가 허용이 되지도 않았다. 창의적인 조향사에 의하여 재구성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합향료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원료(단품향료)는 대단히 강하거나, 무엇인가의 냄새를 닮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의 인상을 주지만, ‘좋은 냄새’라고 하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레몬이라든가 오렌지라고 하는 상쾌한 과일의 향기, 일부 꽃향기의 향료를 제외하면, 결코 상쾌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조합하여 과일 향, 향수 등의 향기가 되면 참으로 좋은 냄새가 난다. 그것이 조향사의 역할이다.

조향사는 분석된 결과 등을 참조하여 아래와 같이 향을 디자인하고, 원료를 구해서 적절한 균형을 잡기 위해 조합에 조합을 거듭한다.

바나나향 조성 디자인 예

향 설계

향기 물질 선택

Buttery

Buttery

Buttery

Diacetyl

Acetyl methyl carbinol

Candy

Candy

Maltol

Cheesy

Dried
Blue cheese

Blue cheese, fruity

2-Methyl butyric acid

Heptan-2-one

Pentan-2-one

Creamy

Creamy

delta-decalactone

Floral

Carnation

Violet

Violet, woody

Methyl iso-eugenol

alpha-ionone

beta-ionone

Fruity

Banana

Banana

Banana, rum

Banana, rum

Banana, Passion furit

Rum
Pear, banana

Isoamyl acetate

Isoamyl butylate

n- or Isopropyl acetate
n- or Isobutyl acetate

Isoamyl ocatanoate

Butyl acetate

Hexyl acetate

Green

Leaf

Unripe

Leaf, fruity

Apple

cis-3-Hexanol

Hexanal

cis-3-hexynyl acetate

trans-2-hexanal

Spicy

Clove

Eugenol

Sharp

Vinegary

Pungent

Fusel

Acetic acid

Acetaldehyde

iso-Amyl alcohol

Vanilla

Vanilla

Vanillin

자료 : flavor creation, John Wright

조향사는 과연 어떻게 향을 만들까?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향료를 만든다는 것은 일종의 연금술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작활동이다. 모든 조향사들은 그들이 새로운 향을 창조하는 단계가 되기 위해 견습생으로서 기초를 배우는데 몇 년의 시간을 보낸다. 좋은 선배 조향사를 만나 어느 정도 기초실력을 쌓을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더 이상 누가 도와줄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다. 그 단계를 극복해야 좋은 조향사가 될 수 있다.

조향의 접근법
핵심 성분으로부터의 접근법 : 가장 간단한 접근 방법은 분석 연구를 통해 핵심 성분을 찾아내고 가장 핵심적인 성분부터 차례로 제품에 적합한 비율을 찾아 맞추어나가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실제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먼저 핵심적인 2가지 또는 몇 가지로 간단한 특징을 맞출 수 있는데 여기에 좀 더 미세한 풍미를 조정하기 위해 성분을 추가하면 앞에 배합의 특징에 새로 추가한 성분의 효과만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앞에 맞추어 놓은 배합이 추가된 성분의 영향을 받아 그 특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실 향기 성분은 3가지 정도만 섞어도 원래 어떤 성분을 가지고 섞었는지 모를 정도로 상호작용이 심하다. 성분을 하나 추가할 때마다 앞서 맞추어 놓은 배합의 최적 비율이 바뀌게 되고, 또다시 전체적인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면 계속 재조정을 해야 해서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

Mixology 방식 : 기존의 향료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해 보하는 것이다. 기존에 개성 있고 특징적이며 소비자의 기호에도 적합한 향들이 충분히 있다면 시도해볼 만한 방식인데 대부분 무난한 향들이 많아서 섞는다고 원하는 특징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제품을 섞어서 만들면 나중에 생산 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존 향의 변형 : 기존의 향을 수정하는 방법은 간편해 보이지만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기존의 향이 원하는 제품의 특성과 유사하다면 수정하는 것이 용이하지만 유사한 향이 없다면 단순히 한두 가지 성분의 추가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 방법이 용이하여 이런 방식으로 개발되는 향이 많다. 더구나 이미 원형이 되는 향을 개발해본 조향사라면 훨씬 수월하게 기존의 향을 변경하여 원하는 특성의 향을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도 이상적인 방식은 아니고 조향사의 실력 향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방식을 주로 사용하면 정말 좋은 향을 개발하기도 힘들고 좋은 조향사가 되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단계적 접근법
성공적인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감각보다는 뛰어난 사고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향료의 근본구조를 알고 논리적으로 진행할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능력 있는 조향사들은 향기성분의 개별적인 특징도 알고 복잡한 혼합 속에서 구성 성분들이 어떤 특징을 낼지도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최종제품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어떤 성분이 도움이 될지 그들의 직관력과 창조력으로 그 이미지를 구현해 나가는 것이다. 성공적인 조향사들은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훈련이 잘 되고 여기에 창조적인 영감을 잘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다

분석 : 조향의 가장 좋은 참고자료는 항상 천연물이다. 목적이 천연물을 정확히 재연하는 것이든 아니든, 항상 가장 먼저 천연물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천연물의 분석 자료 없이도 향을 조향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전에는 모두 그렇게 향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분석적 기술이 너무 훌륭하고 다양해졌기 때문에 그것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은 분석이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분석에 나온 모든 성분을 사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분석의 자료는 단순히 참고의 자료이지만 그것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고 충분히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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