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완 전북대 교수, ‘전통발효식품의 현대의학적 중요성’ 강조

▲ 채수완 전북대학교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 교수는 “전통발효식품에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영양분과 다양한 기능성 성분 및 다양한 미생물들이 존재하여 NCD 등의 관리에 좋은 대안이 되리라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장류기술연구회, ‘장(醬)류와 장(臟)건강’ 미니포럼 개최

1970년대 이전까지 질병에 의한 주요 사망원인은 감염질환, 기생충 감염 및 폐병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 암과 심혈관계 질환 등 비감염성 질환(Non-communicable disease ; NCD)으로 급격하게 변화되었다. 불과 50년 만에 이렇게 급격히 사인이 바뀌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NCD의 적극적인 치료법은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통한 식이치료로서, 전통발효식품이 질병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채수완 전북대학교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 교수는 “인류의 역사와 진화과정에 비해 식생활과 생활습관 환경의 급변화가 주된 원인이며, 급작스런 식생활 변동에 유전자가 진화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며, “전통발효식품에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영양분과 다양한 기능성 성분 및 다양한 미생물들이 존재하여 NCD 등의 관리에 좋은 대안이 되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채수완 전북대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 교수
채 교수는 지난 22일 aT센터에서 한국장류기술연구회(화장 신동화)가 ‘장(醬)류와 장(臟)건강’을 주제로 개최한 미니포럼에서 전통발효식품의 의학적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채 교수는 “세계적으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도 질병 및 의료비 증가로 인한 쓰나미에 직면해 있다”며, “질병 감소를 위해 우수한 의료진과 연구진 투입, 연구개발 및 사업비가 투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암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으며, 지난 수십 년간 암 생존율이 수개월밖에 증가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질환은 1970년대 이전까지 감염질환, 기생충 감염 및 폐병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로는 선진국의 주 사인인 암과 심혈관계 질환 등 비감염성 질환으로 급격하게 변화했다.

채 교수는 “불과 50년 만에 이렇게 급격히 사인이 바뀌는 것은 인류의 역사와 진화과정에 비해 식생활과 생활습관 환경의 급변화가 주된 원인이며, 급작스런 식생활 변동에 유전자가 진화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또한 질병치료를 위한 현대 의학적 접근은 질병의 정의 및 분류에 치중하고 증세에 대한 임시방편적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어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NCD 질환들은 기존 치료 방법으로는 한계점에 직면했고, 생활습관 개선 등 식이치료가 우선시 되어 예방 및 관리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식생활 바꾸면 NCD는 예방, 치료될 수 있는가?
몇 십 년 사이에 사람의 유전자가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많아진 NCD 발생은 다시 식생활을 바꾸면 좋아질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채 교수는 “NCD가 급증한 이유는 식생활의 변동 때문일 것”이라며, “과거 선조들의 식생활은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한 전곡류와 채소류 등 채식 위주의 식생활로서 저칼로리, 고섬유소식의 영양밀도가 높은 식사였으나, 현대인들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동물성식품과 정제곡류 소비가 급증한 반면 칼로리는 높고 섬유소 섭취는 낮아진 영양밀도가 낮은 식사유형으로 변화해 그 결과 인류의 질병양상도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채소나 계란, 육류들이 과거에 먹었던 것과 과연 질적인 차이는 없는 것일까? NCD의 적극적인 치료법은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통한 식이치료로써 전통발효식품이 질병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왜 이 시대에 발효식품이어야만 하는가?
채 교수는 “발효식품은 오랫동안 인간의 삶 속에 식품을 저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맛의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런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술, 식초, 젓갈, 청국장, 장류, 김치 및 유제품 등이 나타난 것이라고 판단된다. 전통발효식품은 생명체가 진화하는 동안, 상당 종류가 인간 이전부터 자연에 의해 만들어졌고, 생명체들이 먹어왔기 때문에 진화과정에 충분히 작용하여 우리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건강치료식이라는 근거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이었던 물질도 진화과정에서 생명체에 필요한 물질로 전환
즉, 예전에 독이었던 물질도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생명물질(NO, CO, H2S, O2)로 이용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 혐기성균들은 20억 년 전 갑자기 생성되기 시작한 산소독을 피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진화하여 동물의 장내로 들어가 정착하게 되고 기생, 공생의 길로 들어가 살아남게 되어 지금도 장내미생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또 “인체에 존재하는 100조개의 미생물은 대부분 장내에 서식하고, 장내미생물(microbiome)은 여러 방식으로 두뇌활동 성장 및 수면과 스트레스 반응, 면역조절, 감염 및 대사성질환 예방 등 질병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왜 미생물의 다양성이 중요한가?
미생물의 다양성은 인류의 진화과정 동안 발효식품 섭취로 인해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토양 내 다양한 미생물이 공생환경 속에 재배된 농작물을 동물과 인간이 섭취함으로써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였고, 생태순환구조의 상호영향을 주는 관계였다.

채 교수는 “우리 몸의 건강상태는 장내미생물 종의 다양성과 연관되어 있으며, 최근 식단조절을 통한 인체 내 장내미생물종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종의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어 사람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이 낮을수록 비만과 천식 가능성이 커지고 대사질환 위험성이 높아진다. 반면 장내미생물 다양성이 낮아도 식단을 조절하면 종의 다양성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는 5천종 이상의 발효식품, 우리는 전통장류(고추장 등)가 있다
발효식품은 다양한 미생물을 후손에게 전달하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발효식품 종류는 5000종 이상이 소비되고 있다.

채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장류인 고추장을 예로 들어 “발효숙성 기간이 길수록, 산업용 고추장보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된 고추장이 건강기능적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보고된 고추장의 기능성은 혈액순환 원활, 항비만 및 항당뇨 효과, 항종양, 면역조절 및 스트레스 조절 기능에 관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채 교수는 “앞으로 급속한 식생활 변동과 수명연장으로 인한 비만, 당뇨, 암, 혈관질환 및 관절질환 등 NCD에 의한 사회ㆍ경제적 부담은 더욱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같은 질병 증가의 원인 중 하나는 우리의 유전자가 급격한 외부변화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음에 있다”며, “전통발효식품들은 생명유지에 필요한 영양분과 다양한 기능성 성분 및 다양한 미생물들이 존재하여 NCD 등 관리에 좋은 대안이 되리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 한국장류기술연구회(화장 신동화)는 22일 aT센터에서 ‘장(醬)류와 장(臟)건강’을 주제로 미니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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