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약 3000만 종 이상의 화합물질이 존재하고 이것의 대부분은 식물이 만든 것이다. 인간도 매년 무언가 새로운 화학물질을 합성하지만 그만큼 안 쓰는 것도 생긴다. 그래서 인간은 경제성이 있는 품목만 다량 생산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화학물질은 식물이 합성한 것이다. 식물이 가장 위대한 화학자(화학공장)인 셈이다.

식물이 만든 냄새물질도 수 만 가지 이상이다. 하지만 각자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만들지 대량 생산하는 식물은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알려진 것만 30만 종인 식물 모두에서 향기물질을 얻지는 않는다. 대략 60과, 약 1500종의 식물로부터 얻으며, 사용량의 90% 이상은 20종 이하의 품종에서 얻어진다.

그리고 냄새물질들은 우연히 또는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산화와 환원, 가수분해, 이성화 등 복잡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효소이다. 각각의 단계마다 독자적인 효소가 필요하기에 이들 유전정보를 코딩하는 식물의 유전자 수는 동물보다 많고 당연히 우리 인간보다도 많다. 감자와 벼의 유전자 수가 그것을 먹는 우리 인간의 유전자보다 많은 것이다. 발효과정을 통해 향을 만드는 미생물도 실제 그 일을 하는 것은 효소이다. 향을 알려면 효소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효소는 생물체가 만든 촉매작용을 하는 고분자 단백질로 분자량이 1만~수백만이다. 기질이 되는 유기물보다 훨씬 큰 분자이다. 대부분의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은 효소에 의해 촉진된다. 효소는 단백질이므로 강산, 알칼리, 열 등 다양한 원인으로 구조가 손상되고, 구조가 손상되면 활성을 잃는다. 현재 알려진 효소는 2500여 종 이상이다. 효소의 종류에 따라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조효소나 미네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림. 효소작용의 실제적인 작동 모식도

 

효소의 종류


효소는 효율이 대단히 좋은 촉매이다. 기질과 결합해 효소-기질 복합체를 형성함으로써 반응의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반응속도가 100만 배 이상 높아진다(초당 백만 번 이상 작용).

효소는 매우 특이적이다. 한 가지 반응에 특정한 한 개의 효소만이 작용 가능하다. 하나의 효소는 하나의 화학반응에 작용하며, 부반응이나 부산물은 없다.(작용 특이성) 효소의 반응부위와 기질은 상보적으로 결합한다.(기질 특이성) 입체이성체가 있으면 어느 한 쪽에만 작용한다.(입체 특이성) 광학이성체 중에 D-형과 L-형의 어느 한 쪽에서만 작용한다.(광학 특이성)

효소는 단백질이라 공업용 촉매와 달리 환경에 민감하다. 온도, pH, 염 농도 등에 따라 활성이 크게 바뀐다.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

 
최낙언 시아스 이사
최낙언 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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