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넘어 쿡방, 스타셰프 열풍 언제까지…식품업계 ‘세련된 마케팅’ 고민할 때

식품저널 주최,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식품산업 국제경쟁력 제고방안’ 세미나 성료

▲ 식품저널은 19일 코엑스에서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식품산업 국제경쟁력 제고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먹방을 넘어 쿡방, 스타셰프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요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방송으로 시작된 이 열기는 간편식품과 주방용품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스타셰프·맛집과 협업한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먹방의 인기가 오래 가지 못했듯 쿡방을 지겨워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식품업계가 쿡방을 이을 다음 트렌드를 주도하려면 무엇보다 과거의 일차원적인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쿡방 열풍으로 인해 몇 년동안 정체된 식품산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식품산업 시장에서 보면 미미한 수준에 가깝다는 업계 우려도 있다. 세계적으로 식품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점에서 국내 식품업체들 역시 한계가 있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식품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업 예산 확대와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쿡방에서 한류까지, 글로벌 식품 트렌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식품저널은 18일 코엑스에서 ‘글로벌 식품 트렌드와 식품산업 국제경쟁력 제고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푸드위크코리아 10주년 특별 컨퍼런스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날 세미나에는 식품업계 관계자 180여 명이 참석해 국내 현황과 세계 식품 트렌드, 정책 방향을 분석하고 의견을 나눴다.

‘글로벌 식품 소비자 트렌드 : 글로벌 메가트렌드의 국내 시장 영향’

공주대 류기형 교수가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Food Business Lab 교수의 발표로 시작됐다.

문 교수는 △쿡방 열풍 △라이프스타일을 포위하는 거대 기업들의 등장 △까다로워진 소비 트렌드 △외식업계와 콜레버레이션 한 간편식품(HMR) △미신을 깬 합리적인 소비 경향을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소비자 트렌드로 꼽았다.

문 교수는 “최근 쿡방 열풍으로 인해 식품과 주방용품 업계가 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는 식품기업과 주방 가전 기업의 전략적 산출물인데, 향후 쿡방을 이을 새로운 콘텐츠와 트렌드를 생각해야 할 때”라며, “소비자들의 취향은 갈수록 다양하고 까다로워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과거의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세련된 마케팅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새로운 콘텐츠들은 브라운관이 아닌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방송보다 제약이 적고 자유롭다는 점에서 온라인 매체는 마케팅을 펼치기 좋은 환경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개성이 강한 요즘의 소비자들이 맥주와 커피에 집중했다면 이 다음은 또 어떤 아이템이 이들을 사로 잡을지 식품업계 차원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유명 맛집과 콜레보레이션 한 HMR식품이 나오고 있는데, 이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며,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먹더라도 황후같은 만찬을 즐기고 싶어하는 욕구가 점차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HMR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 세계에 확대되는 뷰티 신제품 시장 - ‘Beauty Inside & Out’

김보라 MINTEL 대표는 ‘Beauty Inside & Out’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식음료업계의 뷰티 신제품 시장을 전망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미(美)의 기준이 본연의 아름다움, 건강함으로 옮겨가면서 건강한 식품, 건강보조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고 해외 사례들을 조사해 식품, 음료, nutraceutical 등 뷰티 신제품의 트렌드를 이해하면, 향후 뷰티 식음료 제품 개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러한 트렌드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어 해외 성공사례뿐만 아니라 실패사례도 알아보고 기회 요인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품산업과 수출을 통해 농업의 미래 성장을 열자’

김진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장은 농업과 식품, 수출 사업의 연결점과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생산유발계수는 23억1000만원으로 상당히 높다. 차별화된 한국의 농식품을 수출해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때”라며, “정부는 신 식품정책을 통해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외식산업과 할랄 식품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식품산업은 벅차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전통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규제를 완화하고, 전통주 통신판매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식품산업 R&D 지원과 대중화, 국내 식품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예산 지원 계획 등을 설명했다.

세미나 좌장을 맡은 류기형 공주대 교수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한 식품산업의 글로벌화’

김지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연구개발팀장은 2016년 완공을 앞둔 ‘국가식품클러스터(FOODPOLIS)’에 대해 소개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기업지원시설은 기능성평가지원센터, 품질안전센터, 패키징센터, 파일럿플랜트, 식품벤처센터를 갖추고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국내외 식품 관련 대학ㆍ연구소들과 강력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건강기능성 식품, 편의식품, 맞춤형 식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식품기계ㆍ포장ㆍ용기 등 전후방 연관산업 발전을 촉진시킬 예정”이라며, “국내 농업의 고부가가치화 및 식품산업의 글로벌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토론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진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장, 김보라 MINTEL 대표, 김지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연구개발팀장, 고학수 한국식품산업협회 전무, 이정성 대상 상무,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

[토론]

고학수 한국식품산업협회 전무
고학수 한국식품산업협회 전무 =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등 거대 식품산업 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수출이 상당히 어렵다. 기존의 중소 전통식품 사업에서 새로운 글로벌 식품 개발의 화두를 던져야 할 때다. 네슬레같은 큰 기업은 연 매출액이 107조원에 달하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식품업체 매출액을 합쳐도 77조원밖에 되지 않는다. 앞으로 글로벌 식품기업을 육성해서 국내 농업과 중소기업을 견인해 갈 수 있는 상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 자체도 몸집을 키워야 하며, 각종 협동조합 등은 농식품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기업이 주도적으로 수출 전략 상품과 자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 외의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수출 인프라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전통식품 위주의 식품산업에서 벗어나 가공식품도 새로운 전략 상품이 되도록 개발하길 바란다. 국제경쟁력 제고를 저해하는 많은 국내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관련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두부에 적합업종 제도를 도입한 결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수익이 감소했다고 한다. 취지는 중소기업 보호 차원이었다지만 식품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정성 대상 상무
이정성 대상 상무 = 지난해 파리에서 국제 식품 박람회가 열렸다. 그곳에서 미래의 소비자는 맛있는 음식을 포만감 있게 먹으면서 날씬해지고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는 내용이 언급됐다. 최근 쿡방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몇 년 동안 정체된 식품산업 시장에 또 다른 활기가 생긴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 맥락에서 농식품부에서 강조한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매우 공감한다. 앞으로 외식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의 고추장 바비큐 성공사례를 보니 셰프 입장이 아닌 일반인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추장을 접목시킨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미국 가정에선 ‘스리라차’라는 고추장 같은 소스가 보편적으로 쓰인다고 하는데, 편의성과 사용법을 잘 알린다면 고추장도 충분한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한류의 시작은 IT와 대중문화였지만, 그 완성은 식품의 정착이라고 본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 =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싶을 땐 시민단체의 발표를 본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까다로운 소비자는 곧 국가경쟁력이다. 식품산업계가 국내 소비자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다면 해외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뷰티 보조제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니 광고나 마케팅이 자유로울 것 같다. 하지만 그걸 먹었을 때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소비자들이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뷰티 보조제가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올지에 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식품산업을 글로벌화 하려면 국내 소비자와 수출 시장 두 가지 길로 가야 한다. 할랄 기준에 맞춘 식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전통식품을 기반으로 한 현대화된 것들을 수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중국문화가 우리나라로 넘어오며 전통문화가 흔들리고 있듯 그런 부분도 배려했으면 하는 심정이다. 국내 식품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려면 안전과 품질, 제품 성분의 정확한 표시가 기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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