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은물산 공장 전경
칼슘의 보고라고 불리는 멸치는 우리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재료이다. 가정이나 외식업소에서 볶음이나 조림으로, 국물요리에 감칠맛을 내는 원료로 멸치만큼 유용하게 쓰이는 식재료도 드물다. 우리 식생활에서 너무 흔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여길법한 멸치에 한 평생을 걸고 최고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혼신을 쏟고 있는 건멸치 전문업체 주은물산을 찾았다.

이물 없는 멸치 생산으로 유통ㆍ단체급식 업체서 호평
X-ray 탐지기, 금속탐지기, 광학선별기까지 갖춰

주은물산(대표 박창옥)은 건멸치 전문업체로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와 아워홈 등 단체급식업체 등을 비롯한 식품 도소매점에 건멸치와 새우, 뱅어포 등 건어물을 공급하고 있다. “멸치만큼은 대한민국 최고 품질의 제품을 출하하고 있는 전문업체가 있으니 꼭 한 번 가보라”는 지인의 말을 듣고 지난 8월 5일 경기도 광주시 목동에 있는 주은물산 공장에 갔다.

멸치나 새우 등 건어물은 바다에서 어획해 건조시킨 다음 출하하는 단순한 상품일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으나 이 공장을 둘러본 후에는 생각이 확 달라졌다.

▲ 주은물산은 상품의 안전성과 업무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지난 5월에는 수억 원을 들여 광학선별기를 도입했다. 광학선별기는 건멸치 공급업체로서는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인데, 육안으로 일일이 이물을 선별하던 과정에서 벗어나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품질과 안전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것이다.
주은물산 공장은 2010년에 새로 지었는데, 우선 외관이 깨끗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생산설비가 현대화된 식품공장에서 갖추고 있는 시설을 다 볼 수 있었다. HACCP을 인증 받은 공장과 동일하게 손을 깨끗이 씻고, 위생복과 위생모ㆍ덧신을 갈아 신고, 먼지를 제거해야만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위생용품은 모두 UV 살균해 보관하고 있었다.

공장 안의 생산 설비는 건멸치의 이물을 제거하는데 필요한 △원물투입기 △송풍기 △집진기 △금속 제거용 자석봉 △선별라인 △조합식 계량기 △자동 포장기 △X-RAY 탐지기 △ 금속탐지기 △자동 중량 선별기 등을 다 갖추었다.

건멸치의 이물을 제거하는 작업은 바람을 쏘여 가벼운 먼지를 뽑아내고, 자석봉으로 금속을 제거한 다음 컨베이어를 통과하면서 사람의 육안으로 일일이 확인해 이물을 골라내고, X-RAY 탐지기를 통과시킨 다음 자동 중량 선별기를 통과해 포장해 출하한다.

광학선별기 도입…이물 없는 멸치 생산
상품의 안전성과 업무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지난 5월에는 수억 원을 들여 광학선별기를 도입했다. 광학선별기는 건멸치 공급업체로서는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인데, 육안으로 일일이 이물을 선별하던 과정에서 벗어나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품질과 안전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것이다. 광학선별기는 컬러와 모노 두 대의 카메라와 레이저가 장착되어 있는데, 모노카메라는 물체의 길이ㆍ 넓이ㆍ 굴곡 등을, 컬러 카메라는 물체의 색상을 인식해 이물을 가려내고, 레이저는 물체의 단단함과 무름을 인식해 이물을 판별해낸다.

주은물산 박창옥 대표는 “몇 년 전 한 소비자가 멸치를 먹고 이가 부러졌다며 몇 백 만원을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고, 멸치를 먹고 배탈이 났다며 많은 돈을 요구하는 등 악성 소비자로부터 어이없는 일을 당하면서 힘든 때가 많았다”며 “이제 공장에 광학선별기까지 갖추어 놓으니 이물로 인한 소비자 클레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거래처에서 믿어주니 자부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광학선별기까지 도입해 이물을 완벽하게 제거해 품질을 높였다고 해도 대형 유통업체에서 우리 회사 제품을 믿어주기는 하지만 납품가격을 더 받기는 어렵다”며 “제품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늘려야 하고, 더 나은 조건으로 원물을 확보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 ❶ 소비자용 제품을 포장지에 투입하고 있다. ❷❸ 완제품 창고 ❹ 원물 투입 과정
추석 전후에 잡은 품질 좋은 원물 확보
박 대표를 따라 건어물 원물을 보관하는 냉동창고를 둘러보니 박스에 담긴 건멸치가 차곡차곡 천정까지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추석 전후에 잡은 멸치가 품질이 가장 좋기 때문에 그 때 나온 원물을 사다가 비축해 놓고 1년 내내 사용한다”며 “비축을 해놓지 않으면 좋은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멸치ㆍ새우ㆍ다시마를 넣은 가정용 티백제품은 현재 수작업을 하는데 기대보다 잘 팔려서 자동포장기를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TIP 멸치
청어목 멸치과의 바닷물고기로 몸은 길고 횡단면은 타원형에 가까우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 색깔은 등 쪽이 암청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이며 옆줄은 없다. 연안 회유성 물고기로 대륙붕의 얕은 바다에 살며, 주 산란기는 4~7월이지만,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년 내내 산란한다. 한자로는 멸치(蔑致), 멸어(蔑魚), 멸치어(蔑致魚)로 불리는데, 물 밖으로 나오면‘금방 죽는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영어로는 anchovy, 일어로는 가다구치이와시(カタクチイワシ), 중국어로는 티위이다. 건멸치의 종류는 대멸건조품은 7.7cm 이상, 중멸건조품은 7.6~4.6cm, 소멸건조품은 4.5~3.1cm, 자멸건조품은 3.0~1.6cm, 세멸건조품은 1.5cm 이하를 말한다.

▲ ❶ 원물은 냉동실에 보관한다. ❷ 원물통 ❸❹ 이물 선별 과정

건멸치사업 외길 걸어온
박창옥 주은물산 대표이사
한 평생 건멸치 사업을 해오고, 건멸치 이물을 선별하는 공장까지 지은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하자 박 대표는 “멸치는 바다에서 잡아 건져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지푸라기나 머리카락ㆍ모래 등 이물이 생각보다 많이 섞여있다”며 “가락시장에서 건어물 중도매인을 하고, 소분공장을 운영해오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품질 좋고 깨끗한 제품을 원하기 때문에 하게 되었다. 건멸치사업으로 외길을 걸어온 것은 멸치는 산지의 수급이 일정하지 않고, 가격 등락이 심해 멸치 한 가지만으로도 제대로 잘 하기 어려운 품목이라서 다른 곳에 눈을 돌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주은물산은 홈플러스 브랜드로 건멸치 외에도 마른새우, 꼴뚜기, 뱅어포 등을 구색 상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판매는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 유명업체에 납품하고, 도소매납품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멸치에 대해서만큼은 최고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나는 멸치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바쁜 업무 중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aT 농식품유통교육원 농식품마케팅대학을 수료하기도 했다.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건넸더니 “aT 유통교육원에서 재미있는 것을 배웠다”며 명함관리 앱인 ‘리멤버’로 사진을 찍으면서 “다음 학기에는 공장에서 생산관리를 하면서 고생하고 있는 막내 동생을 농식품마케팅대학에 보낼 예정”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고향이 전남 신안군 자은면이라는 박 대표는“ 회사가 이만큼 순조롭게 성장해가는 것은 다 주님의 은혜”라며 “회사 이름도 주님의 은혜라는 뜻으로 주은물산으로 지었다”고 했다.

그의 책상에 놓인 커다란 성경책 그의 신앙심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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